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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회 카이스트 문학상] 소설 부문 심사평
[457호] 2019년 02월 12일 (화) 카이스트신문 kaisttimes@gmail.com

조윤정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이번 카이스트 문학상 소설 부문에는 총 14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다. 전체적으로 오랜 시간을 두고 다듬은 긴 분량의 소설이 많아 응모한 학생들의 노력과 열정이 느껴졌다. 죽음, 이별, 친구, 동성애, 매춘, 전쟁 등 작품 소재도 다양했다. 동시대 사회적 이슈를 담아 현대사회의 음울한 현실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았다. 처음에는 학생들의 소설에 담긴 우울한 기운이 크게 느껴져 여러모로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그것이 결국 글로써 전해진 것이고, 작품을 쓰고 다듬는 동안 학생들에게도 일종의 정화 작용이 일어났으리라 생각하니 오히려 이 글들은 필연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응모된 작품 가운데 김주환 학생의 소설 「인간의 죽음만큼이나 피할 수 없는 인류의 멸망이 닥쳐오기까지 하루도 채 남지 않았다」는 응모작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 SF 소설가의 꿈과 그 꿈을 현실화하려는 청년 과학도를 한 편의 작품에 담아내는 구성력, 창작과 독서에 대한 글쓴이 나름의 철학, 독자의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문장력 등을 고루 갖춘 작품이었다. 다만, 기당선자에게는 수상의 기회가 없다는 카이스트 문학상의 원칙에 따라 당선작에서 제외했다.

  유재혁 학생은 두 편의 작품을 응모했다. 그중 「실험」은 행성과 별을 두고 우주의 문명적 차이와 그 상호작용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그린 소설이다. 지구인을 이해하기 위해 감정을 연구하는 우주인, 라덴이라는 행성의 기술력을 전유하기 위해 수학을 연구하는 지구인 등 글쓴이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 다른 소설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생태계에 미친 영향이 미래의 시점으로 서사화되고, 사냥꾼과 과학자가 오버랩되는 장면이 그려진다. 두 편 모두 글쓴이가 지닌 상상력을 재치 있게 형상화하고 있으나, 사건의 개연성이나 구성력 면에서 아쉬움이 느껴졌다. 이야기의 세목들을 정돈하고 글쓴이의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방향에서 압축적으로 배치한다면 더 좋은 작품으로 발전할 것이다. 앞으로 더 정진하라는 의미에서 「실험」을 가작으로 선정했다.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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