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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지 마요
[456호] 2018년 11월 27일 (화) 노민우 새내기과정학부 18 kaisttimes@gmail.com

 필자는 하루를 총 6개의 화장품으로 얼굴과 목을 덮는 것으로 시작한다. 토너, 에센스, 수분크림, 선크림, 비비크림, 화이트닝 크림. 방학 중이나 바쁠 때, 혹은 귀찮을 때는 수분크림까지만 바르지만, 대부분의 날들은 위의 화장품으로 얼굴을 코팅한다.

 일단 필자는 남자다. 색조화장까지 하는 여자들에게는 위와 같은 것이 아주 기초적인 화장이겠지만, 필자의 친구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별난 행동이다. 친구들 사이에서만이 아니다. 필자가 고등학생일 때 필자의 친누나는 당신의 남동생이 비비크림과 화이트닝 크림을 바르는 것에 극도로 혐오감을 보였다. 이제는 그런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체념한 것인지 납득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때는 거부 반응을 보이던 누나다.

 필자의 피부에 대한 관심은 여드름에 얼굴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피부가 옥처럼 맑은 연예인들이 너무나 부러워서 그들과 같은 피부가 되기 위해 피부에 좋다고 하는 것은 다 찾아서 했다. 2개월 동안 매일 흑설탕을 깨끗이 정제해서 얼굴에 마사지 한 경험이 없다면 말도 하지 마시라. 그 당시 집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피부를 관리하고 있는 필자를 바라 보시던 아버지의 눈빛에는 아들에 대한 한심이 묻어있었다. 이때는 당연히 비비크림과 화이트닝 크림은 생각도 안하고 오직 여드름균의 박멸과 피부 보습이라는 두 가지 항목에만 집중을 했다. 여러가지 실패와 성공을 거쳐 여드름균을 대부분 박멸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쯤이었다. 

 이때부터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필자의 피부가 꽤 어둡다는 것이다. 특히 눈 주변의 다크서클이 피부의 칙칙함에 한 몫을 더한다. 이것을 깨달았을 때부터 필자는 얼굴을 밝게 할 수단으로 비비크림과 화이트닝 크림을 선택했다. 그런데 문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러한 행동에 의문을 갖는다는 것이었다. 얼굴을 하얗게 하자 친구들은 물음표를 드러내며 무슨 남자애가 화장을 하냐고 이의를 제기했다. 필자는 이것은 단지 얼굴에 활력을 불어넣는 행위라고 설명했지만, 뭐 친구들은 한동안 잘 이해하지 않는 눈빛이었다. 친구들이 이해를 못 해준다고 해서 기분이 나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친구들만이 아니었다. 이제는 멀디 먼 고등학생 시절 때이다. 아침마다 비비크림과 화이트닝 크림을 바르고 있는 필자를 보며 어머니께서는, ‘우리 아들은 그런 거 안 할 때 더 이뻐!’라며 얼굴에 활력을 불어넣는 행위를 그만하라 타이르셨고, 누나는, ‘너 또 그거 발랐지? 진짜 계집애냐?’라며  시비를 걸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그리 호락호락한 성격은 아니어서 계속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다 보니 현재는 둘 다 아무 말도 안 하신다. 

 사실 카이스트에 입학하고 나서도 필자의 이런 행동에 대해 의문을 가진 사람은 꽤 있었다. 특히 기숙사 생활을 하다보니 필자가 기초 화장을 하는 것을 룸메이트가 알게 되었다. 나중에 가서 룸메이트가  말해주었는데, 처음에 필자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필자가 양성애자인줄 알았다고 했다. 응? 사실 아직도 왜 그게 그렇게 연결 되는지는 의문이지만, 직접 말을 안해서 그렇지 룸메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꽤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노파심에 하는 말이지만, 필자는 양성애자는 아니다.

 그래도 최근에 느끼는 것은  거의 대부분의 남성 연예인들도 얼굴을 밝게 하는 톤업 메이크업을 하며, 깨끗하고 하얀 피부를 사람들이 점점 더 선호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일반인 남성이 위와같은 기초 화장을 하는 것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해를 못해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스스로는 밝은 피부가 너무 좋다고 말한다. 그걸로 끝이며 길게 설명하지도 기분 상하지도 않는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통해 18학번에 노민우라는 친구가 기초 화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가 좋아하며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지는 않는 일을 행하고 있다면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해도 당당해지라고 말하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대부분은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나 생각 때문에 누군가의 눈치를 받은 적이 있을 거라 본다. 그 행동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불쾌감을 주고 피해를 주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말다툼을 할 필요도 없다. 그냥 당당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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