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장 강도 높은 나일론으로 도전 입자 포함하는 필름 제작 … 도전 입자 위치 고정시켜 반도체 접합에서 전단 회로의 발생 방지해

▲ (a)이방성 전도 필름을 이용한 접합 과정의 모식도. (b)도전 입자를 함유한 나일론 필름의 제작 모식도. (ⓒ백경욱 교수 제공)

 신소재공학과 백경욱 교수 연구팀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회로에 적용할 수 있는 이방성 전도 필름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0월 <인터내셔널 트랜잭션스 온 컴포넌츠, 패키징, 앤 매뉴팩처링 테크놀로지(International Transactions on Components, Packaging, and Manufacturing Technology)>에 게재됐다.


미세 피치에 사용할 접합 기술 요구돼

 최근 디스플레이 제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디스플레이의 두께가 점점 얇아지고, 각각의 소자 또한 작아지는 추세이다. 특히 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같은 면적의 소자에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전달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더 촘촘한 회로를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회로의 전극 사이가 좁아질 경우, 디스플레이 소자와 반도체 칩의 회로를 서로 연결하는 데에 어려움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통상적으로 디스플레이 소자와 반도체 칩의 회로를 연결할 때에는 도전 입자가 균일하게 분포된 열경화성 레진을 두 소자 사이에 놓은 후, 열과 압력을 가해 도전 입자로 두 전극을 연결한다. 하지만 열경화성 레진은 특정 온도 이상에서 물처럼 흘러내린 후 딱딱하게 경화되는 성질이 있다. 이러한 레진의 흐름 특성이 발생할 때, 도전 입자가 인접한 전극 사이에 응집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회로가 정상적으로 연결될 경우 반도체 칩의 전기적 신호는 수직 방향의 디스플레이 소자에 전달되어야 하지만, 전극 사이에 도전 입자가 채워질 경우 신호가 주변 다른 전극에도 전달되어 전기적 단락 회로*가 발생한다. 피치**(Pitch)가 작을 경우엔 이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 작은 피치를 가지는 소자가 개발됨에 따라 미세 피치 회로 연결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요구되었다.


나일론 필름이 도전 입자 이동 방지해

 연구팀은 나일론 필름을 이용해 도전 입자를 고정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나일론 용액에 도전 입자를 섞은 후, 일정 간격으로 떨어진 두 롤러 사이에 용액을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필름을 제작했다. 나일론은 인장강도가 높아 레진의 흐름 특성이 발생해도 도전 입자의 위치를 고정할 수 있어, 도전 입자가 전극 사이로 흘러 들어가지 않고 제자리를 유지한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도전 입자의 개수를 줄여 전단 회로가 발생할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낮출 수 있다. 기존에는 압력을 가한 후 최종적으로 전극 사이에 있는 도전 입자가 압력을 가하기 전의 3분의 1 수준이어서, 레진 속 도전 입자의 개수를 줄이기 어려웠다. 그러나 연구팀이 개발한 이방성 전도 필름은 압력을 가하더라도 전극 사이의 도전 입자 수가 거의 변하지 않아, 기존의 3분의 1 정도의 도전 입자만을 전도 필름에 사용하면 된다.


 이번에 개발한 전도 필름은 디스플레이 회로의 발전에 기여할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 소자 개발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의의가 있다. 연구에 제1 저자로 참여한 윤달진 박사 과정은 “현재는 롤러를 통과한 필름에서 도전 입자가 완전히 나일론으로 감싸져, 도전 입자 표면의 나일론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하다”며, “추후 추가 공정 없이도 도전 입자 표면이 드러나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적 단락 회로*

두 지점이 전기 저항이 매우 작은 도체로 연결된 회로.

피치**

전극 사이의 간격인 스페이스(Space)와 전극 폭의 합. 피치가 25㎛보다 작은 경우를 미세 피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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