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언론의 보도에서 우리학교의 이름이 오르내릴 때가 일 년에 보통 서너번은 있다. 뭔가 좋은 일로 보도가 되면 좋겠지만 보통은 어떤 사건이 있었다거나 학교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보도가 대부분이다. 특히, 국정감사 시기가 되면 우리 학교는 유난히 많은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받으며 학교 운영과 관련하여 지적받는 사항도 많다. 이는 실제로 국고보조금을 받는 비율이 높아서라기보다는, 우리 학교가 국립대학이 아니라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의 정체성과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사실 국고보조금으로만 따진다면, 법인회계 예산에서 수입의 26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어 전국의 다른 사립대학과 크게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법인회계상의 국고보조금 이외에도 산학협력단 회계 정부 지원금을 합하여 정부 보조의 규모를 산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계산했을 때에는 훨씬 더 큰 규모의 정부 예산이 카이스트에 제공된다는 시각이다. 이는 표면상으로 일리가 있는 주장처럼 보이지만, 다른 학교와 비교했을 때에는 굳이 우리학교만을 지목하여 비판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서울에 있는 모 국립대학의 경우, 정부출연금 수입이 전체 법인 회계의 55퍼센트에 달하는 4,400억원 정도이며, 이외에도 매년 3,000억원 내외의 산학협력단 회계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 물론, 우리학교보다 규모가 큰 종합대학이기 때문에 같은 수준에서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법과 원칙대로 운영되지 않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동일한 잣대로 지적과 비판을 받고, 잘못된 점은 바로잡아야 마땅할 것이다. 

 직계자녀를 논문의 공저자로 올린 사례들이 최근에 문제가 되었다. 이런 일들이 이루어진 맥락과 경위에 대해서는 검증과 조사가 따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유사한 사례 14건에 대하여 지적을 받고도 1년이 넘도록 6건에 대해서는 자체조사 결과도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은, 위에 언급한 모 국립대학에 대해서는 초중고생이 공저자로 들어간 사례들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보도가 없다는 사실이다. 잘잘못의 경중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똑같이 원칙이 어긋난 일이라면 동등하게 지적되고 검토되거나 비판받아야 할 일들이, 외부 언론에서는 학교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보도되고 있음을 짚고자 한다. 

 지난 달에 있었던 몇 건의 보도에서 느꼈던 또 하나의 답답함은 카이스트에서 있었던 일이나 소식을 외부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학교 구성원들이 내부적인 공고나 알림을 통해 소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분명히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물론 카이스트신문이 있고, 우리학교 안의 알림과 소통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교내 언론의 역할을 하는 신문은 외부 언론 보도에 대해 일일이 공식적인 대응을 할 수는 없다. 외부 언론 보도에 대한 설명이나 학교의 공식적 입장은 구성원들에게 직접적인 방식으로 제공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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