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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샤프, 이 시대에 던지는 익살스러운 비판
[454호] 2018년 10월 30일 (화) 오현창 기자 hyunchang@kaist.ac.kr

 미래는 바뀔 현재이다. 몇몇은 세계 평화나 기술의 발전을 이룩한 내일을 기대한다. 다른 이들은 현대의 문제들이 심화하여 파멸에 이를 아포칼립스를 그린다. 미래를 향한 시선이 서로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시선들이 지금 당면한 문제를 재조명하고, 희망과 절망을 번갈아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케니 샤프는 60년대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눈에 비친 2차 대전 이후 평화와 호황 속의 미국은 희망이 있는 사회였다. 1969년 인류는 달 착륙에 성공했고, 빠른 기술 발전을 보며 밝은 미래를 그렸다. 그러나 21세기는 그들의 상상과 다르다. 언제든 전쟁에 대비해야 하며, 사회 문제는 불어나고 있다. 70년대, 케니 샤프는 60년대의 만화 캐릭터들을 변형시켰다. 캐릭터들은 여전히 희망찬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핵무기나 플라스틱 쓰레기 같은 이질적인 사물에 둘러싸였다. 케니 샤프가 그린 두 얼굴의 미래를 살펴보자.


과거와 미래 사이 어딘가

 구석기 시대 배경의 플린스톤 가족(the Flintstones)과 그 배경을 우주 시대로 옮겨놓은 제슨 가족(the Jetsons)은 모두 60년대 흥행했던 애니메이션이다. 케니 샤프는 두 만화를 혼합하여 젯스톤 가족(the Jetstones)이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젯스톤 가족은 70년대 떠오르는 비관과 케니에게 남은 오랜 희망 사이의 대립과 공존을 표현한다.

 점차 달아오르는 냉전과 1979년 스리마일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는 핵전쟁과 환경 파괴에 대한 두려움을 사회 곳곳에 흩뿌린다. 케니는 기독교와 불교 등 여러 종교의 상징을 젯스톤 가족과 융합하여 사회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 <Jetsonism is Nirvana>와 <Message from a Molecular Messiah>에서는 삼중수소 분자를 신에 비유하며, 섣부르게 신을 흉내 내는 인간의 핵무기 개발은 파멸을 부를 것이라 경고한다.


이 도넛은 먹지 마세요

 우주 공간을 떠다니는 커다란 도넛과 핫도그는 케니 샤프의 상징 중 하나이다. 먹음직스럽게 반짝이는 도넛은 그 자체로 화려한 현대 자본주의와 소비주의를 나타낸다. 하지만 행성처럼 거대하게 표현된 도넛은 기괴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는 소비와 떨어질 수 없는 우리의 행성과 닮았다. 케니는 자신과 자본주의의 관계를 애증의 관계로 설명한다. 자본주의가 만든 화려한 이미지는 사랑하지만 동시에 그가 만든 많은 문제가 지구와 우리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한다. 케니가 자주 인용하는 우주가 도넛처럼 생겼다는 ‘도넛 이론’처럼 도넛은 케니가 세상을 바라보는 모델이다.

 케니의 오랜 친구 키스 해링은 그의 첫인상을 ‘맨해튼의 쓰레기를 다 끌고 다니는 것 같았다’고 묘사했다. 케니는 작업 초기부터 버려진 물건들을 커스터마이징해 작품으로 재탄생시키곤 했다. 온갖 물건이 순식간에 소비되고 쓰레기로 전락하는 현대 소비사회의 폐허가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80년대 초반, 그는 본인이 사용하던 청소기에 그림을 그려 동네에서 강아지처럼 끌고 다녔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LG 로봇 청소기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 사회에서 수집한 여러 물품을 직접 커스터마이징했다. 동시에 전시장 한쪽에서 환경을 아끼겠다는 관람객들의 다짐을 받아내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그는 예술을 전시장 밖으로 내보내려 노력하고 있다.


다시 그 시절 속 미래로

 70년대 미국은 그들이 60년대에 꿈꿨던 것처럼 밝은 세상이 아니었다. 이제 갓 성인이 된 케니 샤프와 같은 젊은 예술가들은 익숙하지 않은 사회의 불안으로부터 피난처를 찾기 위해 뉴욕 이스트 빌리지로 모여든다. 케니 샤프는 이곳에서 ‘내일이 없는 듯 신나게 놀 수 있는’ 우주로 통하는 공간, 코스믹 캐번(Cosmic Cavern)을 창조한다.

 본 전시의 캐번은 한국 관람객 50명이 기증한 폐장난감을 함께 사용해 제작되었는데, 우리의 소비가 얼마나 빨리 순환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신상품’ 스티커를 온 곳에 붙여놓았다. 우주 시대의 두근거리는 미래 속에서 우리는 즐거움과 환상을 경험함과 동시에, 우리가 만든 쓰레기로 둘러싸이게 된다. 케니 샤프의 코스믹 캐번은 지구 종말 이후 유토피아로 향하는 통로를 상징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그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로 제시된다.


 케니 샤프는 희망찬 시대에 태어나 많은 꿈을 꾸었다. 사람들은 기술을 통해 세상을 멋진 곳으로 바꿔나갔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꿈을 스스로 부숴버렸다. 케니 샤프는 사회의 밝고 어두운 면을 모두 조명하되, 항상 밝은 시선에서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우리 모두 더 잘 해낼 수 있다고, 케니 샤프의 작품들은 말하고 있다.


장소 | 롯데뮤지엄

기간 | 2018.10.03.~2019.03.03.

요금 | 13,000원

시간 | 10:30 ~ 20:00

문의 | 1544-7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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