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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453호] 2018년 10월 02일 (화) 류제승 기자 kaisttimes@gmail.com

 밤을 새워가며 무언가를 하다 보면, 문득 오래된 사람들이 떠오르곤 한다. 일어나면 보겠지, 하는 생각으로 메시지를 남긴다. 아마 그때는 내가 자고 있겠지만 그런 건 서로 신경 쓰지 않는다. 몇 시간 간격으로 띄엄띄엄 이어지는 대화가, 무엇보다도 편안하게 느껴진다.

 바쁜 일상은 나에게서 많은 친구를 앗아간다. 어느새 사람보다 일이 우선이 되어버린 나는 친구들에게 연락하는 것도 종종 잊어버린다. 별다른 일이 없으면 먼저 연락하지 않는 습관은 몸이 멀어져 서로를 볼 수 없게 되자 몇몇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학창시절 그저 같이 다니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친구들은 이제 각자의 삶을 살기 바쁘다. 잊어버린 답장과 기약 없는 약속이 반복되면서, 하나둘 멀어진다. 만약 만나게 된다면 우리는 분명 반갑게 인사하겠지만,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것 같다.

 어릴 적 친했던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 알게 된 지 10년이 넘어가는 오랜 친구들. 서로의 집에 놀러 가면 언제나 만날 수 있었던 세 명은 서로 다른 곳에서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언젠가부터는 본가를 찾아도 친구들을 만나기가 어려워졌다. 가끔 시간을 내 만나 술 한잔 기울이고 있노라면, 서로를 만나기 위해 돈과 시간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나오는 말이라곤 바쁘다, 힘들다, 투정뿐이지만 얼굴에서는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나는 내가 아직도 사람에 서툴다고 생각한다.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은 어렵고,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더 어렵다. 어쩌면 일이 바쁘다, 공부가 바쁘다 하는 것도 핑계일지도 모르겠다. 고마움과 미안함은 항상 바로바로 표현하고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서로 아무것도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친구들과 있고 싶어 하는 것도 그래서일까.

 나는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분명 몇몇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 감정을 숨기고 먼저 연락하는 것을 꺼리는 소극적인 성격이 원망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절대 잃고 싶지 않은 친구들이 있다. 항상 고맙고 또 미안한, 언제까지나 그대로 있어 주었으면 하는. 그런 소중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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