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액전단법에 사용되는 전단판의 재료 바꾸고 마이크로 구조 배치함으로써 결정 크기 증가 및 3차원 용액전단법 기술 발전 이끌어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교수 연구팀이 유기반도체 결정의 크기를 기존보다 10배 증가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결정 생성 기술은 유기반도체 결정을 정밀하고 균일하게 제어할 수도 있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지난 7월 16일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표면장력과 증발로 결정 성장 제어해

 특정 분자로 이루어진 박막을 제조할 때에는 해당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용액을 증발시켜 결정을 얻는 용액 공정이 주로 사용된다. 용액 공정에는 전단판을 이용해 기판 위에서 용매의 증발을 유도하는 용액전단법(Solution Shearing), 생산하고자 하는 모양대로 용액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잉크젯(Inkjet) 등의 방식이 있다.

 이 중 연구팀이 사용한 용액전단법은 기판과 수십 마이크로미터의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진 얇은 전단판(Blade)을 이용해 용액을 기판 위에 얇게 폄과 동시에 기판에 열을 가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때, 표면장력에 의해 용액이 기판과 전단판 사이에 곡선 형태로 자리 잡으며 용액이 가장 얇은 부분부터 증발이 일어난다. 증발이 먼저 발생하는 부분은 메니스커스 라인(Meniscus Line)이라 불리며, 이곳에서 결정의 성장이 제어된다.


전단판 구조 조정으로 결정 크기 커져

 연구팀은 용액전단법에 사용되는 전단판의 구조를 조정함으로써 용액이 증발하는 위치를 선택적으로 조절했다. 전단판의 끝이 일자가 아니라면 전단판의 각 부분에 용액이 맺히는 모양이 달라지며, 바닥과 맞닿는 부분의 곡률*이 큰 곳부터 증발이 일어난다. 또한, 구조물의 길이를 늘임으로써 생성되는 결정핵**의 수를 줄일 수도 있다.

 결정핵의 수가 줄어들면 결정핵을 기반으로 결정의 성장을 유도할 수 있으며, 기존보다 생성되는 결정의 크기가 증가한다. 연구팀은 전단판 끝에 수십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사각 구조물을 균일하게 배치해 기판에 용액이 균일하게 맺히도록 했고 기존보다 10배 커진 결정 생성에 성공했다.


휘지 않는 기존 전단판의 한계 극복해

 이번 연구는 3차원 용액전단법 기술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실리콘 기판으로 전단판을 제작했지만, 실리콘은 유연하지 않아 평면 형태의 전단판만 제작 가능해 2차원 용액전단법에만 사용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무기 고분자의 일종인 AHPCS (Allylhybridpolycarbosilane) 용액을 떨어뜨린 후, 제작하고자 하는 구조의 형판으로 모양을 조절하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 방식을 사용했다. 그 결과, 기존 실리콘 날이 가지던 한계를 극복하고 표면이 휘어진 기판에도 사용 가능한 전단판을 제작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 구조의 전단판을 이용해 결정 크기를 증가시키고, 전단판 제작에 사용되는 재료를 바꿔 3차원 용액전단법 기술을 이끌었다는 의의가 있다. 연구에 제1 저자로 참여한 이정찬 석사 과정은 “이번 연구에서는 유기반도체를 사용했지만, 결정 생성에 사용하는 재료를 바꾼다면 다양한 기술에 응용이 가능하다”며, “박막이 사용되는 태양전지 및 기타 센서의 제조 등 반도체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곡률*

곡선 또는 곡면이 휜 정도를 나타내는 변화율. 호의 곡률은 반지름의 역수이며, 반지름이 짧을수록 곡률이 큼.

결정핵**

결정이 생성될 때 결정 성장의 중심이 되는 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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