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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팩토리, 제조의 혁신을 이끌다
[452호] 2018년 09월 18일 (화) 곽지호 기자 jim9611@kaist.ac.kr

 사용자가 증강현실을 이용해 제품을 입체 영상으로 살펴보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제품을 개인화한 후 주문한다. 이 정보는 공장에 전달되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곧바로 만들어진다. 공장에서 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은 없지만, 제품은 자동으로 생산을 완료하고 포장까지 마친다. 마치 영화 속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 같지만 이러한 스마트팩토리의 모습은 우리에게 그리 머지않은 미래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팩토리가 무엇이고,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자.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팩토리의 등장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는 4차 산업혁명과 밀접한 개념이다. 스마트팩토리의 등장을 이해하기 위해선 앞서 발생한 산업혁명들과 이들이 이끌어온 변화를 살펴보아야 한다. 우선,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말  방적기와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1차 산업혁명은 면직물공업의 급격한 성장과 기존 가내수공업이 대부분이었던 생산 방식을 공장을 이용한 대량 생산으로 바꿔놓았다. 19세기 말 발생한 2차 산업혁명은 전기에너지와 컨베이어 벨트의 사용으로 대표된다. 전기의 사용이 보편화되며 인류는 엄청난 기술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고, 컨베이어 벨트로 물건을 전달하며 노동자들이 같은 위치에서 반복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은 생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정보혁명이라고도 불리는 3차 산업혁명은 1970년대 이후 전자기술과 IT 기술을 생산 현장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진행되었다. 그 결과 기계를 이용한 공장 자동화가 가능해졌으며 생산효율이 매우 증가하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21세기 산업 현장에서도 변화가 계속해서 요구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변화되며 제품 수명 주기가 줄어들고 맞춤형 생산이 필요해지고 있지만,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경제 구조가 IT와 서비스업을 기반으로 변화하며 제조업에도 혁신이 요구되기 시작하였다. 자동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변화하는 환경을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제조의 능동화 개념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2013년 4차 산업혁명을 내포하는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를 발표하였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2025년까지 110조 원의 경제효과와 1.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기 간 통신으로 최적 생산 가능해져

 스마트팩토리란, 사람이 직접 제조에 참여하거나 기계를 조작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운영되는 공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개념은 현재 상용화된 공장 자동화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스마트팩토리가 기존 공장 자동화와 차별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대부분의 제조 현장에서 각각의 단위 공정은 자동화가 이루어져 있지만, 공정과 공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지는 않다. 이는 어느 정도 공장 자동화가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공정 사이에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개별 공정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더라도 그 활용도가 매우 낮다. 반면, 스마트팩토리는 제조 현장에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정 간의 협업 운영을 이루어나간다. 스마트팩토리에서는 모든 설비와 장치가 통신으로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고 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한다. 그 결과, 사람의 개입 없이도 운영되는 최적의 생산 환경이 만들어진다. 또한, 사람이 만든 규칙에만 의존하지 않고 변화하는 상황을 감지하여 능동적으로 판단하는 특성도 스마트팩토리의 핵심이다.


스마트팩토리, IT 기술의 활용이 관건

 스마트팩토리에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이 핵심적이다. 공장에 적용된 IoT는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 간을 연결해준다. IoT를 이용하면 기계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공정을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다. 인공지능의 활용은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 CPS)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사이버는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IT 기술, 물리는 공장과 같은 실제 산업 현장을 의미한다. CPS에서 인공지능은 공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조공정을 테스트하고, 가장 효율적인 생산방법을 만들어낸다. 인공지능은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정을 지시한다. 이는 생산 기기에 부착한 센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이처럼 스마트팩토리는 작업의 최적화, 실시간 작업성 향상, 공장 간 생산 정보의 공유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품질관리능력의 수준 향상, 원자재 수율 향상, 설비보전 비용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외 스마트팩토리의 운영 현황은

 독일 암베르크에 위치한 지멘스 AG 공장은 스마트팩토리의 대표 격이다. 지멘스 AG 공장에서는 다른 공장에서 사용될 자동화 기계를 생산하는데, 이 과정 또한 완전히 자동화된 기계를 사용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곳에서는 1,000여 개 이상의 기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어 모든 제조 공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며, 기기에 이상이 생기면 자동으로 생산설비를 멈추고 부품을 교환할 수 있게 한다. 지멘스 AG는 20여 년 전 불량품의 비율이 제품 100만 개당 50개였지만, 예전보다 인력을 적게 사용하고 있는 현재 100만 개당 10개로 불량품의 비율이 크게 줄어들었으며 생산량도 약 8배 증가하였다.

 한국의 스마트팩토리로는 포스코의 광양 제철소가 가장 대표적이다. 포스코 광양 제철소에는 모든 시설과 운영이 포함된 데이터 통합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자동차 강재에 아연을 도금하는 공정이 실시되는데,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도금된 아연의 중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이상을 검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 과정을 사람이 수행한다면 아연 소모량이 다소 증가하고, 아연층의 두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자동 제어를 이용하면 생산비용도 줄이고 제품의 품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광양 제철소에서는 불량품이 발생한 공정과 제품, 기계 및 설비의 이상 징후를 바로 잡아낼 수 있어 불량품이 다음 공정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조절하는 등 전체 공정 제어도 가능하다. 포스코가 스마트 기술 수준의 향상을 위해 다른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도 괄목할만하다. 현재 포스코는 POSTECH과 함께 인공지능 개발 인력을 양성하는 등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디지털 산업 기업인 GE와 협력해 스마트팩토리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현대 및 기아자동차에서 스마트 태그를 개발해 자동차 조립 공정을 자동 제어하고, 산업용 전기 및 자동화 관련 기업인 LS산전에서 부품가공, 조립, 포장과 같이 전 공정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공정을 실시간으로 제어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등 국내에서도 스마트팩토리의 도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인건비 절감으로 리쇼어링에도 영향

 스마트팩토리는 인건비 절감 등의 이유로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다시 자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 현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저렴한 인건비와 노동력이 풍부한 곳보다는 기술환경이 좋고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곳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추세이며, 현지 인건비 역시 증가하고 있어 생산 비용 절감과 공장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리쇼어링이 주목받고 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2017년, 인건비 절감을 위해 해외로 모든 생산 공장을 옮긴 독일의 스포츠용품 제조사 아디다스가 24년 만에 자국에 공장을 설립한 일이다. 아디다스가 독일 안스바흐에 설립한 공장은 정보기술과 로봇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신발을 제작하는 스마트팩토리이다. 이곳에서는 10명의 인원으로 연간 50만 켤레의 운동화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기존 같은 양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했던 인원의 20%조차 되지 않는다.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될 이 공장은 독일 정부가 추진하는 인더스트리 4.0의 모범 사례다.


 독일은 정부 주도로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하며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노리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스마트팩토리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소사이어티 5.0이라는 비전을 발표해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일상에 적용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 2월부터 중소벤처기업부의 주도하에 스마트팩토리를 보급하려 노력하고 있다. 공조 장비를 설계 및 제작하는 신성이엔지가 중소·중견 기업에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다. 신성이엔지는 태양광 발전과 자율주행 무인 운반차 등을 도입해 생산효율을 높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러한 사례를 확대하려 정부가 노력 중이다. 국가 차원의 투자와 지원이 활발히 이루어져 스마트팩토리 시장을 선도하기를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 <4차 산업혁명의 스마트팩토리>, 조현성·박남섭, 진샘미디어, <현장중심형 스마트팩토리>, 이호성, km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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