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카츠 展>,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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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 展>,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다
  • 류제승 기자
  • 승인 2018.06.01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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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은 사람을 사로잡는다. 화가는 세계를 창조하고 타인을 끌어들인다. 경험하지 않은 세상과 사람이 그림에서 나와 다가온다. 작품은 화가가 느낀 아름다움의 재탄생이다. 현대초상회화의 선구자, 알렉스 카츠(Alex Katz)는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모델의 개성이 강렬한 색채와 유려한 선, 거대한 화폭을 통해 카츠만의 방식으로 녹아든다. 카츠의 오랜 작품활동은 시대와 그에 따른 삶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아시아 최초로 열린 알렉스 카츠의 개인전은 그가 매료되었던 것의 연속이다.

카츠 스타일, 단순하고 강렬하다
  때로는 과감한 생략이 정밀한 묘사보다 큰 힘을 가진다. 카츠의 단순한 그림은 표현하는 대상이 아닌 의도를 전한다. 강한 색 대비와 날카로운 선이 모델을 두른다. 알렉스 카츠는 모델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기보다는 분위기를 재현한다. 대중매체를 통해 보는 듯한 클로즈업 방식으로 아름답게 움직이는 무용수의 순간을 담아낸다. 무용수의 춤이 아닌 얼굴과 손만이 표현되어 있지만, 우리는 그녀의 시선과 표정만으로 하나의 공연을 보는 듯한 체험에 빠져든다.
  강렬한 색채로 사로잡혔던 시선은 주변으로 퍼져나간다. 카츠는 대부분 작품에서 단색 배경을 사용했다. 어떤 경계도 존재하지 않는 배경은 보는 사람들이 공간을 가늠할 수 없게 한다. 그 속에서 모델은 우아한 춤을 추거나,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면, 그림 속 공간은 관객의 주변으로 확장한다. 긴 화폭을 따라 연속적으로 나열된 모델의 움직임은 공연을 보는 듯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카메라와 같은 클로즈업과 대형 캔버스로 대표되는 카츠 스타일이 벽면 가득히 펼쳐진다.

패션, 알렉스 카츠를 대표하는 가치
  알렉스 카츠는 패션 스타일을 주된 소재로 삼았다. 패션은 인물의 개성을 대변한다. 사람들은 스타일을 통해 자신의 삶과 감정을 외적인 아름다움으로 표현한다. 카츠는 인물의 내면과 심리 대신, 외적인 아름다움과 당시의 삶에 집중하고자 했다. 카츠의 작품에서 인물이 입고 있는 옷과 각종 패션 아이템은 작품에 동시대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모델의 개성을 확연히 드러낸다. 이 작품은 변화하는 뉴욕의 삶과 패션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알렉스 카츠를 매료시킨 두 스타일을 세계 최초로 만나볼 수 있다. 검은 속옷을 모델의 흰 피부와 대비시켜 매력적인 스타일을 연출한 <CK> 연작과 강렬한 붉은 배경 속 흰 수영복을 입은 모델의 선이 두드러지는 <코카콜라 걸> 연작이 그 작품들이다. 화가가 이들에게 매료된 계기는 거창하지 않다. 택시에서 스치듯 본 광고가, 우연히 본 포스터가 그를 사로잡았다. 그의 손에서 재탄생한 작품들은 그가 느꼈을 감동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한다. 패션과 예술의 경계에서, 스타일을 사랑한 카츠의 예술성이 빛을 발한다.

알렉스 카츠 - 초상회화 - 아다 카츠
  알렉스 카츠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카츠가 평생을 걸쳐 그린 유일한 뮤즈, 아내 아다 카츠(Ada Katz)이다. 그는 아다 카츠를 끊임없이 탐구해왔다.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250폭 이상의 초상화가 그려졌다. 그림에서 아다는 젊은 모습부터 나이 든 모습까지 폭넓게 등장하고, 한결같은 미소로 캔버스 너머 카츠를 바라보고 있다. 알렉스 카츠에게 아내는 항상 새로운 영감을 솟아나게 하는 뮤즈이자 언제까지나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다.
  카츠의 작품을 통해 아다의 아름다움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풍부한 제스처와 우아하고 편안한 미소를 가진 아다는 카츠의 예술 세계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카츠는 초상화, 평면 조각, 판화와 같은 수많은 방법으로 아다를 표현해왔다. 그녀의 스타일과 표정은 시대에 따라 변하면서 패션의 동시성과 개성을 중시한 카츠 스타일을 완성한다. 카츠에게 아다는 일생 사랑해온 사람이자, 그의 예술을 완성해주는 존재이다. 카츠는 자신의 평생을 바쳐 그녀를 그려내고 있다.
  대개 아름다움은 영속적이지 않다. 사람들은 그림으로, 또는 사진으로 이를 붙잡아두려 한다. 알렉스 카츠의 작품들도 그렇다. 자신을 매료시킨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묶어두려 하는 듯하다. 애틋함과 열망이 담긴 순간의 아름다움이, 지금도 그의 손끝에서 다시 탄생하고 있다.

▲ Ada, 2012 ⓒ Alex Katz, VAGA, New York

사진 | 롯데뮤지엄 제공
장소 | 롯데뮤지엄
기간 | 2018.04.25. ~ 2018.07.23.
요금 | 13,000원
시간 | 10:00 ~ 18:00
문의 | 1544-7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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