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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특별전>, 샤갈과 사랑에 빠지다
[448호] 2018년 05월 15일 (화) 김선규 기자 seongyukim@kaist.ac.kr

  아름다운 예술 작품은 빛을 낸다. 빛이 다가와 온몸에 부딪힌다. 강렬할지도, 은은할지도 모르는 이 빛의 향연에 인간은 완전히 도취된다.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아 양지를 벗어나 그늘로 향할 수 없다. 정신만이 홀로 남아 교감하고 대립하는 순간에 인간은 작품과 앞에 선 자신만을 느낀다. 허락하지 않는 시간에 끝내 빛을 등지고 인상이 흐릿해질 때가 되어서야 황홀한 경험을 옮긴 작가를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빛을 세상에서 직접 찾고 작품에 옮길 수 있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질문을 던지며, 제각기 다르지만 닮았던 빛을 이해하고 조금 달라진 느낌의 부딪힘을 다시 한번 경험한다. 지금 M컨템포러리에 전시된 마르크 샤갈의 그림은 이 값진 체험을 재현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가치를 발하고 있다.

   
▲ 샤갈특별전(영혼의정원展)_포스터

형체를 허물고 내면의 운율을 노래하다
  마르크 샤갈은 상상하게 만드는 화가이다. 그는 구상과 추상 사이에서 작업했다. 모든 형체를 현실에서 착안해 가져오지만, 환상적인 부분을 극대화해서 다시 그린다. 실제 존재와 외형상의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존재는 이전에는 보지 못한 특이한 성질로 가득 차 있다. 존재들은 자신이 원래 가진 것과 완전히 다른 색을 가진다. 혼자서 이상할 만치 굵은 혹은 가는 선에 둘러싸이기도 한다. 색다른 형질은 샤갈의 작품에 시선을 뺏기게 만들고 초점을 흐린다.
  이제는 낯설어진 존재들을 인식하면, 남성, 여성, 수탉, 당나귀, 집과 같이 대개 평범하다고 말하는 것들의 조합이다. 이 평범한 객체들은 새로움을 유지한 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다. 그림의 각 부분은 완전히 보존되지 않고 감정이 요동치는 것처럼 뒤섞인다. 샤갈의 그림에서 서정적인 운율은 감정을 노래하고 기억하는 수단이다.

상상을 그려내기 위한 끝없는 시도
  화가는 긴 생애 동안 수없이 많은 존재를 세상에 소개했다. 화려하면서 동시에 왜곡된 채색화로 세상에 알려졌지만, 그 틀에 갇히지 않았다. 보고 느껴 얻게 된 관념을 아름답게 재현할 수 있다면, 재료와 기법을 불문하고 실험에 앞장섰다. 에칭, 석판화로 시작해 구아슈, 템페라, 파스텔, 유채, 수채 등 다양한 재료로 이루어진 작품은 각 표현 기법의 특색을 살리며 감각을 자랑한다. 샤갈의 판화는 채색화처럼 화려하게 빛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등장하는 객체가 뿜어내는 감정은 더 뚜렷하고 섬세하다.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삽화는 7가지 죄악을 표현하고 있다. 자만, 탐욕, 성욕, 시기, 분노, 욕망, 나태를 각각 2점의 그림으로 옮겼다. 죄를 미리 생각하지 않아도 검은 선이 모여 원관념을 부른다. 뛰어난 표현은 보는 이를 상상하게 만들고 단어를 느끼게 한다.

사랑하다. 자유, 생각, 감정, 세상을.
  자유 위에 그려진 듯, 샤갈의 그림은 구속에서 철저히 떨어져 있다. 그림 속에서 각 형체는 그 자리에 뿌리를 두지 않고 흘러 다닌다. 배경과 섞이기도, 다른 형체와 겹치기도 하면서 서로를 침범하지만, 결코 무너지지는 않는다. 이 성질은 작품 <Two Blue Profiles and a Red Donkey>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푸른색, 초록색, 붉은색의 조화 속에 얼굴, 당나귀, 집, 사람들 등이 어지럽게 늘어섰다. 각자 의미와 동작, 그리고 자신의 색채를 발산하고 있지만, 전체는 음악이 흐르듯 평온한 느낌을 준다.
  작품 <Inspiration>은 푸른색과 붉은색의 대조 속에서 샤갈이라는 인물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화병을 그리며 감상에 젖은 샤갈은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멀리 보이는 에펠탑과 날아다니는 사람과 새는 모두 중앙에 그려진 샤갈의 감정 속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표현되어 있다. 굴레를 벗겨내고 중력, 인상, 감정마저 모두 떨쳐낸 형체들은 캔버스를 벗어날 듯 가볍다.
  샤갈은 사랑했다. 살았던 곳을, 자연스러운 감정을, 인간이 타고난 자유를, 만난 연인들을, 그리고 세상 전부를. 세상을 이토록 사랑하고 표현한 화가에게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 보라색 수탉 The Purple Rooster
   
▲ 두개의 파란 옆모습 이중초상과 빨간 당나귀Two Blue Profiles and a Red Donkey
   
▲ 영감 Inspiration

사진 | M컨템포러리 제공
장소 | M컨템포러리 1층
기간 | 2018.04.28.~2018.08.18.
요금 | 13,000원
시간 | 11:00 ~ 20:00
문의 | 02)3451-8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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