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제32대 학부 총학생회 <받침> 총학생회장단(이하 총학생회장단) 이재석, 안진웅 학우는 신성철 총장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관련기사 본지 447호, <Vision Week, 어떤 모습으로 치러졌나>) 공개 질의서에는 ▲융합기초학부 ▲동문 명예 입학사정관제 ▲이공계 장학금 환수제 ▲신 총장의 학생 출신 고교 관련 발언 ▲서남표 전 총장의 Vision Week 행사 참여에 대한 질문 등이 담겨 있었다. 질문에는 신 총장이 지난 3월 14일 조선일보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과 관련하여 불거진 논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지난달 4일, 신 총장이 총학생회장단에 답변서를 보냈으며, 이와 관련하여 총학생회장단은 지난달 17일 답변서에 대한 회답을 보냈다.
지난 3월 14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신성철 총장과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신 총장은 “올해 입학생 중 50명 정도는 4년간 학과 없이 공부하도록 하고 그 수를 늘려갈 것이다”라고 발언하였다. 이는 융합기초학부 설치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학부 총학생회의 입장과는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또한, 2019학년도 입시부터 동문 명예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겠다는 발언을 하였고, 이어 “제자 중 듬직한 아이들은 대부분 일반고등학교 출신이다”라며, “카이스트가 리더를 양성하려면 일반고등학교 학생을 뽑는 게 좋다고 본다”라고 말하였다. 인터뷰 내용이 알려진 이후 페이스북 페이지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 등에서는 신 총장의 발언과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
비슷한 시기, 서남표 전 총장의 Vision Week 행사 참여에 관련한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달 3월 20일, 서 전 총장은 Vision Week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Vision 2031 선포식’에 참가했다. 서 전 총장은 과거 본인을 둘러싼 여러가지 논란으로 2013년 자진사퇴한 바 있다. (관련기사 본지 370호 <서남표 총장, 내년 2월 23일 사퇴>)
이에 총학생회장단은 본 인터뷰에서 언급되었던 내용과, 서 전 총장의 Vision Week 행사 참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신 총장의 구체적인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보냈다. 신 총장은 답변서에서 각각의 질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먼저 융합기초학부 설립에 대해 신 총장은 “2019학년도부터 실시를 목표로 교과과정 설계, 교수 및 직원 확보, 공간 확보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교수, 학생은 물론 사회 및 기업과 공청회 ・포럼 및 의견수렴을 통하여 요구 ・개선한 내용도 융합기초학부 설립에 충분히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단은 신 총장에게 보내는 회답에서 “융합기초학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부 학생들과 소통하고 학생들의 신뢰를 얻는 단계가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활발하고 투명한 소통 과정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신 총장은 동문 명예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대해 “사회에서 필요한 경험이 많은 동문의 시각을 평가에 반영하고자 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인맥이 입시에 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관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총학생회장단은 이에 대해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고소득층의 자녀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학우들의 우려를 전했다. 이어 본 제도를 학우들에게 공개적으로 소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공계 장학금 환수에 대해 신 총장은 “이공계 학생이 의치학 또는 법학 대학원에 진학하여도 졸업 후 이공계 업종에 종사한다면 장학금을 환수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관계기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출신 고교 관련 발언에 대해, “일반고등학교 학생들이 KAIST에 지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도록 독려하려는 생각이었다”고 해명했다. 총학생회장단은 회답에서 발언의 맥락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는 의사를 표하면서도, “해당 발언이 고등교육기관의 수장으로서 부적절하지 않은지 재고해달라”고 밝혔다.
신 총장은 서 전 총장의 행사 참가와 관련해서는 “과거와의 단절보다는 과거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다만 서 전 총장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답변서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단은 “서 전 총장의 초청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며, 추후 서 전 총장이 초청된 행사에 불참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또한, 총학생회장단은 회답을 통해 ‘대 학우 간담회’ 개최를 신 총장에게 요청했다. 총학생회장단은 “학생 대표자의 의견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총장과 본인의 생각을 나누며 앞으로의 정책에 대해 논의할 기회를 마련해주기를 요청한다”고 회답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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