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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현수막에 대한 단상
[443호] 2018년 02월 13일 (화) 카이스트신문 kaisttimes@gmail.com
캠퍼스의 곳곳에 걸린 현수막을 보면 한 해의 계절이 어떻게 지나가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입시철에는 수험생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리고 전공 선택 시기가 다가오면 학과 설명회를 알린다. 학생들의 학업에 도움을 주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각종 특별 강연과 프로그램, 그리고 여러 가지 이벤트에 대한 안내도 현수막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현수막은 열린 공간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학교의 생동감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대자보나 포스터의 세세한 정보가 장점이라면, 현수막은 즉각적인 시인성과 전달력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재치 있는 몇 마디 말로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 표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매체가 현수막이다. 
작년 11월에 우리학교 총무팀에서 올해부터 인쇄현수막을 허용하지 않고 전자현수막만을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시에 학부 및 대학원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에 이를 공지했지만, 별다른 이의제기가 없었다고 한다. 새로 출범한 학부 총학생회가 뒤늦게 이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전자현수막 전면 시행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아쉬운 점은 이 설문조사가 1월에 진행되어 참가자의 숫자가 적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학부 총학 집행부의 교체와는 무관하게 다른 학생 기구와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제한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서 재논의한 결과, 전자현수막 시행 방안이 대폭 수정되었다. 올해에는 인쇄현수막과 전자현수막이 함께 운영되면서, 인쇄현수막에 대해서는 신고제를 실시한다고 한다. 그리고, 전자현수막의 표출 시간을 5초에서 10초로 연장하여 전달력을 높이고, 야간에는 조도를 조절하여 빛공해를 방지한다는 내용도 추가되었다. 또한, 인쇄현수막과 전자현수막 모두 포탈 예약 시스템을 통해 신고하거나 신청하여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뒤늦게라도 학생들의 의견 수렴과 논의를 통해 총무팀과 합의가 이루어진 점은 매우 반가운 일이며, 바람직한 과정을 통해 적절한 방향으로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자현수막은 정보가 담긴 물질적 실체가 화상에 남지 않기 때문에 가지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나중에 철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인쇄현수막도 한 가지 정보가 물체의 형태로 전달되기에 쉽게 무시할 수 없다는 장점을 가진다. 문제는, 시인성과 시의성을 가진 그 정보가 필요 없어지는 때가 오면 독립된 물체인 인쇄현수막은 쓰레기로 변한다는 것이다. 우리 캠퍼스에서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서 더 이상 소용이 없는 인쇄현수막, 홍보 포스터, 대자보 등의 홍보물을 자진철거하는 책임감 있는 홍보 문화를 조성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는 비단 우리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캠퍼스 밖으로 나가면 사람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는 전자현수막이나 인쇄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다. 올해에는 캠퍼스에 새로운 현수막 문화가 별다른 문제 없이 정착되기를 바라며, 우리학교 구성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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