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체 표지와 신호 증폭 효소가 필요했던 기존 검출법의 한계를 지-쿼드러플렉스 구조 형성하는 헤어핀 자기조립 반응으로 해결

  생명화학공학과 박현규 교수 연구팀이 RNA 분해 효소의 활성을 민감하게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1월 14일 <나노스케일(Nanoscale)>에 게재되었다.

형광체와 효소가 필요한 기존 검출법
  기존에도 RNA 분해 효소를 검출하는 기술은 존재했으나, 여러 한계점이 존재했다. 우선 기존의 검출 기술은 형광체 표지가 필요했다. 표지를 적게 사용할수록 비용면에서 큰 폭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전에도 형광체 표지가 필요 없는 검출 기술 개발과 관련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또한, 형광체를 넣은 후에도 추가적인 효소를 넣어 인위적으로 신호를 증폭해야 한다는 점도 RNA 분해 효소를 감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큰 문제점 중 하나였다. 즉, 기존 기술로 RNA 분해 효소를 인식하려면 추가 효소 없이는 그 민감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간혹 신호 증폭 없이도 민감도가 높은 경우도 존재했으나, 일반적으로 신호 증폭은 필수적인 과정이었다.

헤어핀 자기조립으로 한계점 극복해

  이번 연구는 기존에 존재했던 헤어핀 자기조립*이라는 반응을 RNA 분해 효소 검출에 새롭게 도입해 기존의 한계점을 극복했다. 헤어핀 자기조립 반응은 바이오 센서 분야에서는 이미 크게 주목 받는 기술로, 분해 효소 검출에 사용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헤어핀 자기조립 반응을 RNA 분해 효소 검출에 사용함으로써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형광체 표지와 추가적인 효소라는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했다.

T-DNA로 형성한 형광체 결합 구조
  이번 연구가 목표로 한 RNA 분해 효소는 다양한 RNA 분해 효소의 종류 중 하나인 RNase H이다. RNase H를 대상으로 한 헤어핀 자기조립 반응의 메커니즘은 크게 두 개의 헤어핀 구조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우선 B-RNA와 T-DNA가 결합한 이중나선 구조에 RNase H가 들어오게 되면, B-RNA로부터 T-DNA가 분리된다. T-DNA는 고정되어 있던 헤어핀 구조의 자가 조립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DNA로, 분리된 T-DNA는 여러 헤어핀 구조와 결합하고 분해하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하나의 T-DNA만 삽입해주면 연쇄적인 촉매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T-DNA는 헤어핀 구조와 상보적으로 결합해 고정되어 있던 헤어핀 구조를 자유롭게 움직이게 하고, 이 헤어핀들은 서로 상보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복합체인 지-쿼드러플렉스(G-quadruplex)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지-쿼드러플렉스 구조는 RNA 분해 효소에 쓰이는 형광물질인 NMM(N-Methyl mesoporphyrin IX)과 쉽게 결합해 스스로 신호를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다. 즉, 연구팀은 지-쿼드러플렉스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신호 증폭을 위한 추가적 효소 첨가를 대체했다.

HIV 역전사 바이러스 추적 가능해져
  이번 연구는 에이즈 치료에 있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예정이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역전사** 바이러스는 이번 연구가 대상으로 한 RNase H를 분해하기 때문에 RNase H의 활성을 분석하면 역으로 HIV 역전사 바이러스의 존재 여부를 쉽게 판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RNase H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RNase H 효소의 활성을 저해하는 물질, 즉 HIV 역전사 바이러스를 가려낸다는 데 그 의미가 깊다.

  논문에 제1 저자로 참여한 이창열 박사는 “이번 연구는 에이즈 치료제를 분석해낼 수 있는 연구이다”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자기조립*
분자 간 상호작용으로 일정한 틀의 구조가 저절로 형성되는 것.

역전사**
DNA를 주형으로 RNA를 합성하는 기존 전사 과정과 반대로 RNA를 주형으로 하여 DNA를 합성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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