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0일 기점으로 불거진 우리 학교 신성철 총장 발언 논란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논란의 시작부터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이하 학소위)와 학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의 성명서, 이어진 신 총장의 답변까지 본 기사에 정리해 보았다.
  지난해 11월 20일, 신성철 총장은 물리학과 콜로퀴움에서 행복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을 했다. 강연 중, 신 총장은 에티오피아 대사와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제가 검은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제 얼굴이 점점 검어지는 것 같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잠시 후에는 자살한 연예인들의 영정사진을 보여주며 “행복은 재산에서 오나요? 인기에서 오는가요? 인기에서 오다가 다 자살하잖아요”라고도 발언했다.
  이에 대해 학소위는 같은 달 22일, 성명서를 통해 신 총장의 발언을 규탄했다. 학소위는 “신 총장의 ‘나도 검어지는 것 같다’라며 흑인을 대상으로 희롱하는 발언은 그 자체로 흑인의 존재성과 정체성을 침해하고 무시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총장의 발언은 학내 인권 의제에 관한 총장의 무지를 보여준다”라며, “학내에서 유색인종이 백인보다 더 많은 차별을 받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채 총장은 오히려 차별을 종용했다”고 전했다.
  신 총장은 다음달인 지난해 12월 4일 학소위의 성명서에 대해 답변했다. 강의에서 있었던 인권 침해 발언에 대해서는 “그런 발언이 의도하지 않게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그렇게 오해한 학생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구성원 전체의 인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하며, 구성원들의 인권 보장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 총장은 “기관의 발전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구성원의 인권은 보장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신 총장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 적극 동의하고, 지원을 약속한다”고 답변했으며 적절치 못한 강연 자료 및 발언에 대해서는 “그 분야 최고의 자리에 올라간 분들을 상징적으로 포함시킨 것이지 각 개인에 대한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신 총장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서신에서 “학교에서는 인권 관련기구를 통해 인권의식을 강화하고 사전 예방 활동에 한층 더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학소위와 중운위는 지난해 12월 7일 본교 교양분관(N10), 학교 본관(E14) 등에 신 총장의 답변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대자보를 붙였다. 대자보에서 학소위 및 중운위는 신 총장의 답변 중 “기관의 발전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구성원의 인권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라고 명시한 것에 대해 인권은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존엄과 가치이기 때문에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작성했던 학소위의 성명서는 강연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이 아니며, “총장이 리더로서 우리 학교를 이끌려는 의지와 그 실천에 대해서는 존중과는 별개로 총장은 학생들의 시선에 대해서도 좀 더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학부 총학생회와 우리 학교 학생정책처장은 본관에 부착되어 있는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성명문을 철거하고 과학생회장단 및 중앙집행위원회 국장단들과의 총장 면담을 추진하는 것에 협의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