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KAIST 학부 총학생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ARA와 페이스북에 총학생회장단 선거 후보를 공고했다. 후보 등록은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진행되었다. 최종후보로 등록한 후보자는 ‘이재석, 안진웅 <받침> 선거운동본부’의 이재석 정후보(물리학과 15)와 안진웅 부후보(전기및전자공학부 14)이다. 선거는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 선거가 진행되기 전에 후보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았다. (본 기사는 후보자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였습니다.)

선거에 출마하게 된 동기는
이재석: 열린총장선출 특임위원회에 참가하면서 학우들의 목소리가 학교 운영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교 구성원으로서 학교의 대표자 선임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지만, 아무런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학생을 대변할 사람이 없다 생각했고, 학내에 민주주의가 있는지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었다. 이에 학내 민주화를 위해 선거에 출마했다.
안진웅: 말하고 싶은 의제가 있었다. 선거운동본부 이름인 ‘받침’ 역시 그런 의제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학우들에게 ‘행복’이라는 단어가 사치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정신없고 바쁘더라도 학우들이 행복이라는 것을 놓치지 않게끔 받쳐줄 수 있는 ‘받침’이 되고 싶어 출마하게 되었다.

학내 정치에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는지
이재석: 고등학교 때부터 KAIST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서남표 총장 퇴진 운동, 박항 부총학생회장이 총장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것 등을 듣고 학생들도 주도적으로 학사 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30대 KAIST 학부 총학생회 <K’loud>(이하 K’loud) 선거집행국에 들어가 학생회칙개정 특별위원회, 열린총장선출 특임위원회 등에 참여했고, 제31대 KAIST 학부 총학생회 <품>(이하 품) 복지국장으로서 어떤 정책이 학우들을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지 고민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학내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안진웅: 창의적 글로벌 리더 캠프에 참여했을 때 서남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보았다. 완벽한 학교라 생각했던 카이스트에 어떤 다른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입학 이후 작은 단위에서부터 학내 정치에 참여해보고 싶었고, 2학년 때 과대표를 맡으면서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에 중앙운영위원회 등에 참여하며 점점 관심이 커졌다.

이전 총학과의 차별성은
안진웅: 품과 직접 비교하고 싶은 것은 품에서 가장 대표적이었던 인권 이슈이다. 품은 인권에 대한 것을 대중에게 선언적으로 알린 총학생회이다. 인권에 대한 의제가 재생산되는 총학생회를 만들고 싶다. 품에서 발화된 이슈가 대중에게 조금 더 친숙히 다가가며 모든 구성원으로부터 의제가 재생산되기를 바라고 있다. 받침에서는 정신건강에 대한 것도 제시하였는데 인권 이슈와 같은 맥락으로 대중에게 공감받을 수 있는 이슈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모든 단위에서의 참여가 더욱 쉽도록 할 것이다. 총학생회가 한 명 한 명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집단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 총학생회는 민주집중제로 운영되며 의결기구에서 의제를 논의하고 수기한다. 이때 처음으로 의제가 나오는 과 학생회에서 제대로 의견이 수렴될 수 있는 제도적 도구를 만들 것이다. 민주집중제인 동시에 각 개인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창구 또한 열어두고 싶다. 열린 총학생회를 만들고 싶다.
이재석: 총장이 바뀐 만큼 이전 총학생회와는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신성철 총장 취임 이후 다양한 학사 정책이 만들어졌는데 정책이 알려지고 시행되는 시간이 짧아 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새로운 학사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기간이 짧았다. 총장 임기 2년 차는 자신의 중점적인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쳐나갈 시기인 만큼 학사정책에 대해 학우들의 목소리가 잘 대변되어야 한다. 학사 정책들이 학우들의 학습권을 잘 보장하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견제할 것이다. 품보다는 새로운 학사 정책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 신 총장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응을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소통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안진웅: 명백한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최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정책자료집에 소개된 방법이 주를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 잘 듣는 것, 잘 말하게끔 하는 것, 발화된 목소리에 잘 귀 기울이는 것, 내지 않았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 총학생회에서 얘기하는 것이 잘 전달되는 것 등 말이다. 몇 가지 방법을 통해 이전과는 차별을 두고 싶다. 먼저 각 사업을 실질적으로 진행하는 중앙집행국의 국장들을 중심으로 한 정기공청회를 열 것이다. 두 번째로 중앙운영위원회나 전학대회 등 의결기구의 안건이나 논제를 전달하는데 세심할 필요가 있다. 안건 공고를 좀 더 철저하게 할 것이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알리고 싶다. 또한, 전달하는 것에 있어 언론기구에 많은 협조를 부탁할 것이다.
담론, 서로가 서로를 설득하는 과정이 더 필요하다. 어떠한 결정에 누군가 만족을 못 하더라도 그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이 담론을 형성한다. 앞서 언급한 잘 듣는 것, 잘 말하게끔 하는 것이 잘된다면 담론이 더 잘될 것이다. 참여를 더 쉽게 할 수 있는 게 방법이라 생각한다.

단선에 임하는 각오는 무엇인가
이재석: 경선인 줄 알고 철저히 준비해왔다. 단선이면 당연히 되는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단선이 곧 당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다.
안진웅: 충남대학교에서 단선으로 출마한 후보자가 낙선했다. 표가 곧 심판이자 의견이며 목소리라 생각한다. 사실 이번 선거가 경선이라 생각하고 준비했었다. 그래서 정책자료집을 만들 때 우리가 상대 후보에 비해 부각되어야 하는 점을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조금 더 높은 완성도를 가질 수 있었다.

당선된다면 어떤 총학을 만들고 싶은지
이재석: 학우들과 총학생회간의 괴리가 없었으면 좋겠다. ‘저 단체는 나와 관련이 없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총학생회 간부들도 학생이자 친구인데 멀게 생각 않고 학우들이 관심을 갖게 하고 싶다.
안진웅: 의제를 다 같이 생각하고 다 같이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동시에 ‘받침’에는 기틀이라는 뜻도 있는데 학생사회의 기틀이 되어 미처 놓친 허점들을 보완해나가는 총학생회를 만들어가고 싶다. 간부들이 교체될 때마다 새로운 의제가 제시되는데 그동안 매년 다양한 의제가 제기되었다. 지금까지 제시된 의제들이 완벽하게는 수행되지 않았다고 느꼈기에 다시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총학 내에서 해결해야 할 것은
안진웅: 열린 총학생회의 실현이라 생각한다. 의제 하나하나가 중요하기 때문에 주요하게 다뤄졌다고 생각하지만, 근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총학생회의 나아감이 모든 학우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나아가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이재석: K’loud의 부총학생회장이었던 박항 학우는 현재 학생 사회에는 담론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지금도 이 문제는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담론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이야기할 주제와 이야기가 잘 통하는 매체가 있어야 한다. 카이스트는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ARA나 페이스북 페이지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 2’와 같은 창구가 충분히 잘 형성되어 있어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담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의제가 학우들에게 잘 제시되지 않는 것 같다. 의결기구나 집행기구, 자치기구에 학우들의 의견이 필요한데 이는 카이스트신문 등과 같은 언론기구에서도 도와준다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받침>의 대표 공약은

이재석: 대표적인 공약들은 정책자료집 앞쪽에 ‘중점공약 한눈에 보기’로 정리되어 있다. ▲정신건강 관련 캠페인 진행 및 인프라 구축 ▲지역과 함께하는 카이스트 ▲열린 총학생회, 참여하기 쉬운 의결기구 ▲4년 무학과 제도, EOZ 등의 신규 학사 정책에 대한 대응 ▲협동조합 개선이 있다.

공약 외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면
안진웅: 언론기구와 대화를 통해 시스템을 같이 만들어나가고 싶다. 언론기구에 대한 자치권은 신성시할 정도로 존중한다. 언론기구와 시스템적인 부분에서, 담론의 부분에서 같이 발전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약에는 없지만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재석: 학우와 총학생회 산하 기구를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언론기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언론기구와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인권주간 행사 등에 있어 프레스 같은 제도를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해 언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안진웅: 선거준비를 하면서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선거운동본부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학생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4천 학우 모두 같이 걸어 나갈 수 있는 총학생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재석: 강성모 총장 임기였던 지난 4년 동안 총학생회는 학사정책, 사회참여, 인권 등 많은 의제를 제시해왔다. 이제는 많은 의제를 빠르게 제시해온 만큼 되돌아볼 것이다. 새로운 정책도 있지만 조금 더 기반을 다지는 튼튼한 총학생회를 만드는 받침이 될 것이다. ‘받침’에는 학우들에게 앞으로의 더 튼튼한 총학생회를 바친다는 뜻도 있다. 항상 학우들보다 밑에서 학우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가까이하는 총학생회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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