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늙어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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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늙어가는 이유?
  • 강재승 기자
  • 승인 2010.03.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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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도 진화의 결과

부모님의 흰머리와 주름살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텔레비전을 보면 나이가 믿기지 않는 연예인이 즐비하고, 이들은 동안이라는 이유로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평생토록 늙지 않으면 좋을 텐데, 사람은 왜 늙어야만 하는 것일까?

노화 역시 신체의 다른 특성처럼 진화의 산물이라는 이론이 있다. 노화의 진화 이론(이하 노화 이론)에 의하면, 노화는 자연선택으로 이미 우리 유전자 안에 포함되어 있다. 피할 수 없는 늙음의 이유, 노화 이론에 대해 알아보자

늙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노화 이론은 노화를 진화의 결과로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노화 이론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노화를 정의해야 한다. ‘늙는다’는 개념을 생물학적으로는 어떻게 볼까. 노화 이론에서는 노화를 번식 능력, 재생 능력 등이 감소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서 힘이 약해지고 상처가 잘 낫지 않으며 신체가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거나 효율이 감소하는 것이 곧 노화이다.

얼핏 노화는 자연선택에 반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이가 들면 약해지는 생물과 그렇지 않은 생물이 경쟁한다면, 늙지 않는 생물이 생존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진화적으로 노화를 다시 생각해 보면, 노화는 오히려 자연선택에 부합하는 현상이다.

노화 이론의 두 조건
첫 번째로 소개할 노화 이론은 크게 두 가지 조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나는 늙지 않는 생물조차 영원히 살 수는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개체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나 자원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자연에서 생물은 수명을 다해서 죽기도 하지만, 많은 수가 포식자에게 먹히거나 사고 등으로 삶을 마친다. 따라서 늙지 않는 동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살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든다. 또한, 생물이 수행하는 모든 행동에는 에너지가 쓰인다. 개체 하나가 가지는 에너지, 혹은 자원은 유한하므로, 생물은 어떤 행동에 자원을 ‘투자’할지 선택해야 만 한다.

한정된 자원을 번식에 투자한다
이를 바탕으로 연어 등의 동물들이 알을 낳고 사망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연어는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매우 위험하고 살아남을 확률도 낮다. 연어가 한 번의 산란 후 살아남아 나중에 두 번째 산란을 시도한다면, 두 번 모두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을 것이다. 따라서 두 번째 산란을 대비해 에너지를 아끼는 것보다는 한 번의 산란에 모든 자원을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고, 이에 따라 자연선택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설명을 사람에게 적용하면, 나이가 적을 때 번식하는 데 에너지를 많이 투자하고, 이에 따라 노화가 촉진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노화, 젊을 때 얻는 유리함의 대가
두 번째 이론은 어떤 유전자가 번식에 어떤 유리함을 주는 대신 노화를 촉진한다면, 이 유전자가 자연선택되어 후대에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진화는 결국 후대에 유전자를 잘 전달하는 생물이 살아남는 과정이며, 나이가 많은 개체는 번식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즉, 진화는 유전자가 전달되는 데 유리하다면 개체가 늙어서 겪는 고통은 생각하지 않는다.

활성산소라는 말을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인간의 몸은 대사 과정에서 활성산소를 만들어낸다. 이는 흔히 노화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물질이 함유된 화장품이나 음료 등이 판매되고 있다. 활성산소는 자유라디칼의 일종으로, 전자쌍을 이루지 않는 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런 전자를 홑전자라고 하는데, 홑전자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많은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여러 세포가 손상을 입게 되고, 그 결과가 노화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우리 몸은 활성산소를 만들도록 진화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편이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서 활성산소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을 공격함으로써 면역 활동의 일부를 담당한다. 이는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유아기나 소년기의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 시기를 넘겨야만 번식을 할 수 있으므로, 활성산소는 유전자 전달 확률을 높인다. 앞에서도 말했듯, 진화는 개체가 늙어서 겪는 고통에는 무관심하다. 활성산소는 높은 생산성을 위한 대가, 혹은 부작용인 셈이다.

집단의 이익이 노화를 만든다
한 개체의 진화를 중점적으로 보는 위의 이론들과 달리, 집단의 기준으로 노화를 바라보는 이론도 있다. 노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나이가 많은 개체가 경험이나 지식을 바탕으로 젊은 개체를 경쟁에서 압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유전자가 번식에 계속 실패해 집단의 유전자가 획일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비슷한 유전자가 우세한 집단은 한 가지 질병이나 천적 등으로 전멸하기 쉽다. 반면, 노화하는 유전자를 가진 집단은 새로운 유전자를 가진 젊은 세대가 계속 번식해 다양한 유전자 풀(pool)을 형성했고, 그 때문에 질병 등에도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높다.

완벽한 노화 이론은 없다
위에서 설명한 노화 이론들은 각각 나름의 장점이 있고, 특정 현상을 잘 설명한다. 하지만, 어떤 이론도 완벽하게 노화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노화의 진화 이론 외에도 텔로미어나 세포 자살 등 노화의 원인에 대한 수많은 이론이 존재한다. 이는 여러 이론이 노화라는 큰 현상을 나누어서 해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이론이 존재하는 이유는 노화가 단일 현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몸이 약해지는 원인은 수도 없이 많고, 원인의 해석은 그 몇 배로 늘어날 수 있다. 이론이 늘어날수록 노화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며, 노화의 진화 이론은 그 창을 한층 더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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