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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439호] 2017년 09월 26일 (화) 서장범 학우 (신소재공학과 16) kaisttimes@gmail.com

 추석이 다가온다. 비록 여러 개의 퀴즈가 날 기다리지만, 집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렌다. 이게 얼마만의 집인지…… 서대전역까지 1시간, 무궁화호가 날 고향으로 데려가는데 3시간, 그리고 다시금 집에 가는 시간까지, 집이 너무 멀다. 집에 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모험을 거쳐야 하기에 지난주도, 그리고 지지난 주도 매번 나는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집에 가고 싶다.’
과제와 퀴즈에 치이고 사람에 치였을 때 문득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과제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퀴즈 속 내 생활은 수업이 없는 주말에도 나를 지치게 한다. 학교에 있으면 무기력함 속에서 잠을 청하고 정신없는 생활 속 나 자신을 잃어만 간다. 그랬기에 이번 연휴가 기다려진다. 주말이면 문을 닫는 교내식당들에 무얼 먹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스한 갓 지은 밥과 내 입맛에 딱 맞는 엄마의 손길이 들어간 반찬들을 먹을 수 있는 곳. 내가 힘들다고 했을 때 온전히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 늘어지게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기숙사의 적막과 학업의 무거운 짓누름이 아닌 엄마, 아빠, 그리고 가족들의 시끄러운 따스함이 나를 반기는 곳. (물론 일주일 이상 엄마의 잔소리를 듣게 된다면 그것대로 스트레스이겠지만, 이번 연휴에 나는 10일 채우지 않고 며칠만 집에 머무를 예정이다) 학교에서 보내는 주말과 별다를 것 없겠지만 마음만은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집으로 가는 길이 짧아졌으면 싶을 때도 있다. 집으로 내려가느라, 그리고 학교로 되돌아오느라 하루 반나절을 꼬박 소비할 때면 ‘왜 굳이 집에 가야 하는가’라는 생각도 많다. 하지만 주변의 충청도 친구들을 둘러 볼 때면, 어쩌면 집에 대한 애틋함은 집이 멀어서, 그리고 먼 길 오느라 수고한 나를 반겨주는 가족들이 있어서 더 커지는가 싶기도 하다.
추석 연휴를 맞이하고 집에서의 하루하루가 지나다 보면 어느덧 나는 다시 학교를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 형제들 간의 사소한 다툼, 나에 대한 애정 어린 간섭들을 받다 보면 분명 조용하고 적막했던 학교에 다시 오고 싶겠지. 그렇지만 수많은 퀴즈를 치른 후 이곳저곳 상처 입은 패잔병의 모습으로 터덜터덜 집에 내려갔을 때 나를 반길 따듯한 웃음과 꿀 같은 휴식, 가족들로부터 받게 될 위로를 생각한다면 형제들과 다툼 따위, 엄마의 애정 어린 잔소리 정도야 웃음으로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다음 주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각이면 나는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차려 주시는 맛 난 밥에 학교생활은 어떠냐는 아버지의 애정 어린 질문을 밑반찬 삼아 즐거운 저녁도 먹고 있겠지. 시간상으로 대략 5시간의 대장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덜컹거리는 무궁화호의 소리를 들으며 한 걸음, 두 걸음 고향으로 향하고 있을 다음 주가 어서 다가왔으면 싶다. 과제와 퀴즈에 지쳤던 내 삶을 위로하고 학교의 그 무엇으로부터라도 자유로울 집에서의 휴식. 추석이 지나고 학교에 되돌아오면 다시금 활기찬 학교생활을 시작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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