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나노 다공성 물질과 다르게 쉽게 구조가 붕괴되는 MOF의 기체 흡착도를 결정화 구조 시뮬레이션 통해 우회적으로 분석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연구팀이 나노 다공성 물질에 기체를 흡착시킬 때, 그 성능을 예측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7월 10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활용성 높은 나노 다공성 물질, MOF
연구팀은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나노 다공성 물질*(Nano porous material)을 이용했다. 나노 다공성 물질은 뚫려있는 공간을 특정 분자의 크기에 맞춰 원하는 분자를 선별해내거나, 넓은 표면적을 이용해 촉매로 이용할 수 있는 물질이다. 이번 연구는 대표적인 나노 다공성 물질인 금속-유기물 구조체(metal-organic framework, MOF)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MOF는 금속과 유기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두 상반된 부분 사이 결합도 용이해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유기 부분은 그대로 두고 금속 부분만 바꿔가며 촉매 활성도를 비교할 수 있다. 구조에 비해 합성 과정도 간단해 관련 데이터 베이스에 보고된 합성만 이미 2만개가 넘고, 시뮬레이션된 합성은 그보다 더 다양하다.

원자 범위 분석해 거시적 결과 얻어내
보통 나노 다공성 물질을 분석할 때는 시뮬레이션, 그 중에서도 분자 시뮬레이션을 사용한다. 원자 단위로 시뮬레이션을 돌린 뒤, 이를 통계역학**적 기법으로 분석하면 원자 범위의 움직임으로부터 거시적 범위의 결과값을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분자 시뮬레이션을 이용해서 반복되는 구조 정보를 분석하면 직접 물질을 합성해보지 않아도 어떤 구조가 어떤 기체에서 흡착 또는 분리에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지 선별이 가능하다.

붕괴된 구조에선 무의미한 시뮬레이션
MOF는 높은 가능성으로 주목을 받았음에도 앞서 언급한 분자 시뮬레이션을 적용하지 못한다. 분자 시뮬레이션을 적용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결함이 없는 결정화된 구조이다. 규격화된 구조가 있어야만 세부적인 원자 수준의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MOF는 다른 나노 다공성 물질들과 달리 공기 중 수분과 빠르게 결합하기 때문에 구조에 결함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붕괴되지 않은 MOF만 시뮬레이션에 적용할 수 있어 자유롭게 MOF를 분석하기는 어려웠다.

시뮬레이션 거치지 않고 MOF 분석해
연구팀은 이런 MOF의 단점을 역으로 활용했다. 연구팀은 교토대 임대운 교수 연구팀, 서울대 백명현 교수 연구팀 등과 유기적인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연구팀은 붕괴된 MOF와 결정화된 다른 구조들 간 온도에 따른 흡착 정도를 비교해 10,000개의 데이터 중 상호 관계가 높은 6,000개를 선별해냈다. 그 후 선별해낸 구조들이 온도, 그리고 흡착시키는 기체의 종류에 따라 어떤 경향성을 갖는지 연구 그룹에 실제 분석을 의뢰했다. 놀랍게도 의뢰 결과는 분자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경향성과 일치할 뿐만 아니라, 실제 붕괴된 MOF가 갖는 경향성과도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즉, MOF와 높은 상호 관계를 보인 결정화 구조의 흡착 정도를 실제로 분석한 것, 이를 분자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것, 그리고 MOF의 흡착 정도를 실제로 분석한 것, 세 가지가 한 가지 경향성을 공유한 것이다. 붕괴된 MOF의 흡착 정도를 다른 결정화된 물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우회적으로 알아낼 수 있음이 증명된 셈이다.
이번 논문에 제1 저자로 참여한 정우석 박사는 “분자 시뮬레이션이라는 떠오르는 트렌드를 다른 방식으로 응용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다공성 물질*
표면이나 내부에 작은 빈틈을 많이 가진 고체 상태의 물질. 일반적으로 가볍고 단열 효과가 큼.

통계역학**
미시적 세계의 역학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거시적 세계의 법칙을 이끌어내는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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