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샌드 - <서툰 감정>

누구나 가슴 한켠에 불편한 감정을 하나쯤 숨기고 살아가지만, 그 감정을 추스를 수 있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삶을 산다. 우리는 마음이 병들어 보이지 않게, 떳떳하지 않은 자아를 감추며 연기한다. 하지만 우리의 감정은 마냥 행복하고 만족한 상태에 머물 수는 없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받는 상처, 분노, 슬픔이 삶과 분리되지 않기 때문일지 모른다. <서툰 감정>은 감정이 외면당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감정의 이해와 치유를 우리 모두에게 제안한다.
감정은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원하지 않는 선물을 받았을 때, 행복을 느낄 수는 없다. 타인을 향한 분노와 질투도 결국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이다. 많은 이들이 감정을 지배하려 하지만, 결국 감정의 원인을 숨기는 과정에서 불행은 커지게 된다.
감정을 숨기는 대신, 원인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감정을 잘 안다는 생각을 지우고, 지금의 감정부터 제대로 느껴야 한다. 감정의 씨가 된 생각을 검토하고 몸이 하고 싶은 동작을 따라가며 몰랐던 자신을 발견해야 한다고 힘을 주어 얘기한다. 그러고 나면, 자신을 발견한 우리는 기본적인 감정의 실체를 다루는 방법을 조금은 알게 된다.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는 대부분 상처받기 쉬운 연약한 감정을 숨기고 있음을, 행복은 영원하지 않지만 소소한 것에서 찾을 수 있음을, 슬픔은 잃어버린 것을 보내주는 과정임을, 질투는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라 보여줘야 함을 몰랐기에 지금껏 우리의 감정은 병들었다고 진단한다.
감정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비로소 행복을 무조건 추구하고 이외의 감정을 무시하는 강박에서 자유로워진다.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표현하게 되며, 타인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 일자 샌드가 감정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 감정을 털어놓고 싶은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거나 원인을 분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아직도 우리의 민감하고 서툰 감정을 다루기 힘들어 하는 아이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