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7.9.16 토 22:16
시작페이지로 설정즐겨찾기 추가
 
> 뉴스 > 오피니언 | 기자수첩
     
일기
[436호] 2017년 08월 16일 (수) 노제일 일러스트부 기자 kaisttimes@gmail.com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나는 글을 잘 쓰고 싶었다. 기숙사 방을 같이 쓰던 형이 아무 글이라도 써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라며 일기도 괜찮다고 하셨다. 이왕 쓰는 김에 기억을 간직할 수 있는 글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쓰게 된 일기를, 지금까지 써 오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있던 일을 나열하듯 했다.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고민이 있었고 나는 무얼 했고 등을 단순히 적기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건의 기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무의미한 기록들일지도 모르겠다.
일기를 적으면 적을수록 사실을 넘어서 내게 들었던 감정, 느낌, 생각에 대해 사유하게 되었고 그걸 일기에 적었다. 열등감이라던가 가난, 갈등, 나 자신, 가치와 신념 그리고 꿈에 대해 사색하며 솔직하게 나와 대화하다 보면, 정말 어떤 때에는 일기 하나를 쓰는데 세 시간으로도 모자랄 정도로 펜을 굴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막상 펜을 놓을 때는 몰랐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얻은 파편들이 모여 내가 나를 더 잘 설명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게끔 해주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솔직하게 쓰인 글들에는 나 자신의 부끄럼도 수 없이 있었다. 하지만 나를 찾는 여행이 끝난 게 아니기에 앞으로도 일기를 쓸 것이다.
내 글쓰기 실력은 여전히 형편없다. 하지만 일기를 쓰면서 더 큰 것을 찾아가는 느낌이 든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소소히 글 쓰는 재미와 자신에 대한 솔직하고 깊은 통찰을 원한다면, 일기를 써보면서 나를 찾는 여정을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글이 어떻든 솔직하기만 한다면 어느 정도 이정표 역할을 해줄 것이다.

노제일 일러스트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카이스트신문(http://times.kaist.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대전 유성구 대학로 291 KAIST 교양분관 1층 카이스트신문사 | Tel 042-350-2243
발행인 신성철 | 주간 김동주 | 편집장 이상현
Copyright 2010-2016 카이스트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aisttime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