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카이스트 신문사에서의 내 마지막 연구 기사를 완성했다. 1년 반 동안 좋은 신문사 선배, 동기들을 만나 많은 것들을 배웠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년 반의 기간을 다 채우고 퇴직을 하고 싶었지만 결국 퇴직과 초성만 같은 탈주를 하게 되었다.
수습기자로 한 학기, 학술부 정기자로 두 학기를 신문사에서 보냈다. 학술부 생활을 하며 연구 기사를 쓰는 것이 내게는 의미 있는 일로 느껴졌고 항상 책임감을 갖고 기사를 써왔다. 카이스트라는 국내 최고의 연구 기관에서 연구하고 있는 것들을 직접 기록하고 글로 남기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보람 있는 일이다. 그래서 어떤 어려운 내용의 연구라도 틀린 내용이 없고 독자가 읽었을 때 막히는 부분이 없는 쉽고 정확한 연구 기사를 정해진 규칙에 따라 쓰려 노력해왔다.
하지만 1년의 학술부 생활을 하면서 내가 이렇게 쓴 기사를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내 책임감과 가치관을 이해해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이런 점들을 내가 직접 듣거나 느꼈을 때 기자로서 계속 일하기 정말 힘들고 1년 동안 의미 있게 해온 일들이 무너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됐다. 이런 스트레스와 두려움에 기자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심했다.
이제 이 문단을 끝으로 짧다면 짧았고 길다면 길었던 내 기자 생활을 마감한다. 나는 결국 책임감 없이 떠나지만 신문사에 남아있는, 또 앞으로 들어오실 다른 기자님들은 꼭 ‘원고료’나 ‘인간관계’ 유지가 아닌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부정당할 수 없는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 신문사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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