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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으로 일궈낸 기업의 신화
존 리 행콕 - <파운더>
[433호] 2017년 05월 02일 (화) 박재균 기자 hagsfdf@kaist.ac.kr

  1950년대의 당신이 미국에서 차를 타고 햄버거를 먹으러 간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당신은 햄버거집을 찾아 주문하고 롤러스케이트를 신은 여종업원이 햄버거를 가져다줄 때까지 20~30분을 기다려야 한다. 물론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과는 별 관련이 없는 얘기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따뜻한 햄버거를 길어야 5분 만에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 비약적인 시간 단축은 모든 패스트푸드점의 아버지인 맥도날드의 아이디어였다. 지금은 전세계의 모두에게 익숙한 맥도날드의 창업신화를 소개하는 영화, <파운더>이다.
  레이 크록(이하 레이)은 별 볼 일 없는 세일즈맨이다. 그가 파는 밀크셰이크 믹서는 그 어떤 요식업체의 주목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단 한 곳, 맥도날드에서 갑자기 8대의 주문이 들어왔다. 무언가에 홀린 듯이 레이는 먼 거리를 달려 맥도날드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딕과 맥 형제가 고안한 모든 동선이 최소화된 ‘스피디 시스템’을 보며 감탄한다. 영감을 얻은 레이는 그들을 설득하여 맥도날드 프랜차이즈를 내고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딕과 맥은 레이와 함께 사업을 벌여 성공한 음식점을 일궜지만, 사업 확장에 있어선 아주 보수적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겐 사소한 비용절감보단 가족으로 표상되는 맥도날드의 창업정신이 훨씬 중요했기 때문이다. 반면 레이는 세일즈맨으로서의 기질을 발휘해 사업을 확장하고 이를 성공시키려 해, 전투적이지 못한 딕과 맥 형제와 사사건건 부딪친다. 레이는 결국 아예 새로운 기업을 차리고 자기가 낸 프랜차이즈를 맥도날드 1호점이라 부르며 맥도날드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 한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자본을 거머쥔 레이를 시골의 두 형제가 막을 방법은 없었다. 한 발 먼저 맥도날드를 자신의 상표로 등록한 레이에게, 딕과 맥 형제는 맥도날드라는 이름을 빼앗겨야만 했다. 심지어 그들의 가게 바로 앞에 레이의 맥도날드가 개점돼, 사업이 완전히 망하게 된다. 자신들에게 전부였던 맥도날드를 잃은 딕과 맥 형제는 레이에게 왜 처음 만나서 가게를 소개해줬을 때 아이디어를 바로 베껴 새로운 음식점을 차리지 않았냐고 묻는다. 레이는 간단하게 대답한다. “맥도날드라는 그 아름다운 이름이 필요했다.”
  극 중에서 레이는 무엇보다도 맥도날드라는 이름과 m자 황금 아치의 조형물에 큰 집착을 보인다. 그는 맥도날드가 의미하는 바를 알고 있었다. 앞으로 미국의 철학을 이룰 자본에 관한 상징임을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을 돈으로 찍어 누르면서 큰 성공을 이뤄내고야 마는 레이의 황금 성공신화를 보면서 관객들의 모골이 송연해짐은, 그것이 단지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사회를 지배하는 자본논리에 대한 이야기임을 알아서일지도 모르겠다.

   
▲ (주)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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