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E11 창의학습관에서 진행된 신성철 제16대 총장 학생 간담회에서 학생 생활과 관련된 주요 이슈에 대한 신 총장과의 질의가 이루어졌다.

  대학원생 세션에서는 ▲대학원 국비장학생 등록금 ▲대학원 KAIST 장학생 지도교수 부담금 납부방법 개선 ▲연차초과자 최소 이수 학점과 등록금 개선 및 국비장학생 박사과정 4년 차 조교수당 ▲연구실 환경 개선 ▲인건비 통합관리의 다섯 분야에 대해 제45대 대학원 총학생회 <Focus-on>(이하 원총)의 질의가 있었다. 신 총장은 원총이 제기한 문제를 장기적으로 검토해 개선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공통 세션에서는 제31대 학부 총학생회 <품>(이하 총학)과 원총에서 ▲전문연구요원(이하 전문연) 제도 ▲인권 관련 정책 ▲학내 거버넌스에 대한 신 총장의 의견을 물었다. 신 총장은 전문연 제도에 대해서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으며 인권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다양한 계획을 밝혔다. 학내 거버넌스와 관련된 질의응답에서는 대학평의원회 설치에 대한 학생 측과 신 총장의 입장 차가 드러났다.
  학부 세션에서는 ▲외부인 출입 문제 ▲학교 기금 운영의 투명성 ▲4년 무학과 트랙 ▲글로벌 리더십 센터 ▲교양 과목 확대 ▲캠퍼스 국제화 ▲소통, 계도, 그리고 학생의 일곱 분야에 대해 질의가 이루어졌다. 신 총장은 4년 무학과 트랙, 글로벌 리더십 교육, 교양 과목 확대, 캠퍼스 국제화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를 밝히는 한편, 학생들과 소통을 계속할 것이며 다만 학생과 교수가 동등한 입장에서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에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원총과 총학 대표는 이번 간담회에서 총장에게 현재 문제점을 전달한다는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앞으로 학교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입장 차이를 좁혀갈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원총, 대학원생 생활에 관해 질의

  먼저 원총은 기성회비 폐지 이후 국비장학생과 KAIST 장학생의 수업료 불균형이 계속되는 점을 지적했다. 신 총장은 등록금 인하가 학교의 예산 운영 계획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총은 KAIST 장학생의 등록금 중 지도교수 부담금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부담금을 대부분 학생이 납입계좌로 입금한 후 학기 중에 지도교수에게 돌려받다 보니 학생들에게 재정적 부담이 생긴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신 총장은 장학생 선발 시 지도 교수 재정 상태를 고려하게 하며, 졸업 후 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이미 선발된 학생은 학교가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원총은 대학원생 연차초과자의 최소이수학점과 등록금 문제 및 국비장학생 박사과정 4년 차에 조교수당이 줄어드는 문제를 지적했다. 신 총장은 연차초과자 생계 문제에 대해 모니터링하겠다고 답변했으며 박사과정 4년 차 조교수당은 3년 차까지와 같은 45만 원을 받을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원총은 연구실 환경과 관련해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의 해결 방안을 물었다. 이에 신 총장은 학생들의 삶에 관해 관심을 가지는 멘토십을 갖춘 교수를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적으로 학생을 동원하는 일에 대해서는 학교 차원에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원총은 학생인건비 지급방식을 기관통합관리 방식으로 바꾸는 것에 대한 계획을 물었다. 신 총장은 기관통합관리 방식을 도입하려면 교수의 자율성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 원총에서 주장한 대로 수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한, 추가 질문에서는 ▲외국인 학생 인건비 문제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연구실 공간 부족 ▲교수 전용 주차공간 ▲카셰어링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신 총장은 이들 문제 대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수 전용 주차공간 문제에 대해서는 교수들에 대한 일정 수준의 예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연, 인권 문제 등 논의 이어져

  곧이어 공통 세션이 이어졌다. 먼저 신 총장은 국방부 장관, 대선 후보와의 협의를 진행하는 등 전문연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민감한 사안이기에 자세한 사항들을 섣불리 밝히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인권 문제에 관해, 신 총장은 학내 인권 침해 사안들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구의 유기적인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인권 관련 문제가 생기는 연구실에 대해서는 학교가 개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학내 거버넌스에 관해서는 학생 측과 신 총장의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신 총장은 대학평의원회를 설치한다는 방향성에 공감한다면서도 학교 운영을 이끄는 교직원과 학생이 대등하게 의견을 개진하도록 하는 것은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학생 대표와 의견 차이도 보여

  공통 질문 후에는 학부 세션이 진행되었다. 먼저 신 총장은 외부인 출입 문제에 대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학교 측은 벚꽃축제 기간에 중앙대로 라바콘 설치 등의 대응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입 차단 시스템에 관해서는 학교 측에서 검토해본 결과, 학내 구성원의 피해 또한 예상돼 아직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기금 운영의 투명성에 관해 박오옥 교학부총장은 “생활관 회계 및 의료상조회 등은 본회계와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어 목적에 맞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학과별 지원 예산은 과학생회장이 열람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한편, 일반회계 내 학생 지원 예산을 편성할 때 학생 대표가 참여하는 소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4년 무학과 트랙에 대해 신 총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생각해 오던 정책이며, 4차 산업 혁명에 맞는 적절한 교육 방식”이라고 밝혔다. 신 총장은 “그러나 강제적인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것이 아니며, 기존 트랙과 4년 무학과 트랙을 병행하는 시스템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4년 무학과 트랙 준비 과정에서 학생 대표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리더십 센터에 대해 신 총장은 “아직 리더십 과목 운영을 완전히 파악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리더십 교육에 알맞게 체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교양 과목 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타 과기원 강좌 및 K-MOOC, MOOC 등의 활용을 권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측은 캠퍼스 국제화에 관한 지속적인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영어 및 한국어 공용화를 위한 EOZ(English Only Zone)의 도입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학내 소통에 관해 신 총장은 “학내 의사 결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학생들이 보직 교수 혹은 총장과 동등한 의사 결정 권한을 가지게 할 수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학생 대표들의 평가는
  이번 간담회에 대해 원총 회장단은 “학내 문제를 지적하겠다는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한영훈 원총 회장은 “국비장학생 등록금 인하는 학교와 계속 협의할 것이며, KAIST 장학생 지도교수 부담금 문제는 학생에게 부담이 돌아가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보미 원총 부회장은 “연구 환경의 경우, 학생들이 불필요한 업무에서 벗어나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문연 제도에 대해서 회장단은 “학교 측의 얘기도 일리가 있고, 학교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의 방향도 인정한다”며 “전문연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총학 회장단은 간담회에 대해 “모든 제안들이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으나 대화의 장이 마련된 것은 긍정적이다”고 평했다. 조영득 총학생회장은 “학우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전문연 논의에 대해 어느 정도의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성진 총학생부회장은 “인권 문제는 학교와 학생회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한편, 학내 거버넌스에 대해 “학생이 미성숙한 존재여서 동등하게 발언할 수 없다는 생각은 구시대적이다”고 지적했다. 학교 기금 운영에 관해서는 “학생 대표가 예산 편성 및 검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밝히는 한편, 4년 무학과 제도에 관해서는 “신 총장이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의구심을 표명했다.

©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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