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수리과학과 정수론 개론(이하 정수론) 강의에서 수강생을 학부 15, 16학번으로 제한하고, 수강생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한 뒤 성적 하위 15인을 수강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해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방침에 논란이 이어지자, 해당 과목을 담당한 수리과학과 한상근 교수는 더 이상 수강 철회를 강제하지 않기로 했다.

  정수론 강의는 수리과학과의 전공선택 과정으로, 학부 2학년에게 권장되는 과목이다. 이번 학기에는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는 수업 방식인 Edu 3.0 강의로 진행된다. 수업을 맡은 한상근 교수는 수업 첫날인 지난달 28일, 학생들에게 ▲학부 15, 16학번 이외에는 수강을 철회하도록 하고 ▲남은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3월 6일 시험을 시행하여 성적 하위 15명의 수강을 철회하도록 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러한 수업 방침으로 많은 학생이 수강하지 못하게 되자 페이스북 페이지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2(이하 카대전2)’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일었다. 미리 공지되지 않은 채로 특정 학번 학생들을 수업에서 배제하고, 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수강 자격을 판별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본지가 한상근 교수에게 문의한 결과 한 교수는 ▲해당 강의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아니라는 점 ▲교실 규모상 다수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 ▲조교들의 수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방침을 공지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신동혁 수리과학과 학생회장은 “카대전2에 게시된 글들에 제보를 부탁하는 댓글을 달아 제보를 받았으며, 수리과학과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도 질문을 올려 당시 상황이 어떠한지 파악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신 학생회장은 한 교수에게 해당 사건에 대해 사실 정황을 묻는 메일을 발송했으며, 차후 필요하다면 면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교수는 신 학생회장에게 “방학 기간 여러 차례 15, 16학번을 제외한 수강 신청 학생들에게 수강 철회를 권유하는 메일을 발송했다”라고 전했다. 본지는 지난 6일 한 교수에게 시험을 통해 수강 인원을 조절하는 방침이 문제시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후 한 교수는 여러 학생들이 수강 철회를 하여 수강인원이 적정 규모가 된 상태이므로, 추가로 수강 철회를 강제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시험에 관해서는, 지난 6일 수강생을 대상으로 시험을 시행했지만 성적을 바탕으로 수강 철회를 하도록 하지 않겠다고 방침을 바꾸었다. 이로써 지난 6일까지 수강을 확정한 학생은 굳이 15, 16학번 학생이 아니더라도, 또 시험 성적과는 무관하게 계속해서 해당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정수론 강의는 원래 수강 전산 시스템에서 인원 제한이 없었지만, 수강 신청 기간이 지난 뒤 갑작스럽게 55명으로 인원이 제한되었다. 이에 대해 신 학생회장은 “한 교수의 요청으로 지난달 13일 전산 시스템에 수강 인원 제한이 설정된 것으로 파악했다”라고 전했다. 수강 신청 기간이 지난 다음에야 수강 인원의 제한이 생기면서 혼란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에 수리과학과 학생회 측은 “전산 시스템 상에서 수강 인원 제한이 필요한 경우 수강 신청 기간 전에 이를 설정할 것을 교수에게 부탁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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