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모 총장의 약속된 4년 임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본지는 강 총장이 4년 임기 동안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 학우들은 강 총장의 정책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었는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4일 동안 우리 학교 온라인 설문 시스템(vote.kaist.ac.kr)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학우 총 127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4년간 강 총장의 정책을 ▲행정 ▲교과 ▲복지로 나눠 각 부문에 해당하는 사업의 성과를 평가, 학우들의 의견을 물었다. 또한, 본지 405호에서 다뤘던 강성모 총장의 과제에 대해 현시점에서 학우들의 생각을 물었다. (관련 기사 본지 405호 <임기 3년 차 접어든 강 총장, 학우들의 목소리에 답하다>)

 

학생들의 목소리 들으려 노력해

 

강 총장은 지난 4년 동안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행정 정책을 시행했다. ▲핵심가치제정위원회 ▲브랜드위원회 ▲중장기발전위원회 ▲교육혁신위원회 ▲영어강의소위원회 등을 개최하고 각종 의사 결정 과정에 학생 대표를 참가시켰다. 또한, 총장 간담회, 심화전공 간담회 등 각종 간담회를 열어 학우들의 의견을 물었다.

 

강 총장이 의사 결정 과정에 학생 대표를 참가시킨 정책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약 70%가 ‘각종 위원회에 학생 대표를 참가시킨 것은 옳은 결정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좀 더 많은 학생 대표가 참가해야 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학우 약 28%가 ‘각종 위원회에 학생 대표를 참가시킨 것은 좋았지만, 더 많은 학생 대표가 참가해야 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강 총장의 간담회에 대한 의견은 크게 갈렸다. 강 총장이 여러 번 간담회를 열어 학우들의 의견을 물은 것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약 50%가 ‘강 총장 주최로 열린 각종 간담회는 취지는 좋았지만, 학우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답했고, 약 42%의 학우가 ‘강 총장 주최로 열린 각종 간담회로 학우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었다’라고 답했다. 잘 반영되었다고 답한 한 학우는 답변을 고른 이유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으려는 의지가 엿보였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학우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한 다른 학우는 “간담회는 학교 당국의 의지를 관철시키고 설득하려는데 그친 것 같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유일하게 ‘강 총장이 각종 간담회를 주최할 필요는 없었다’라고 답한 학우는 답변을 고른 이유에 대해 “학생들이 위원회에 직접 참가할 만큼 학교 운영방식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강 총장의 행정 정책에 대해 학우들은 평점 3.59라는 점수를 주었다.

 

 

크고 작은 이슈를 낳았던 교과 정책들

 

강 총장의 교과 정책은 임기 동안 크고 작은 이슈를 낳았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강 총장의 대표적인 교과 정책들인 ▲한국어 교양과목 정원 ▲기술경영학과 주전공 개설 ▲교과과정 개정 ▲계절학기 수강료 인하 ▲이공계 장학금 환수 등에 대해 학우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이번 학기 초 쟁점이 되었던 한국어 교양과목 정원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약 68%가 ‘한국어 교양과목 정원은 더 늘려야 한다’라고 답했다. 또한, 약 25%가 ‘한국어 교양과목 정원은 기존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학교의 정책대로 ‘한국어 교양과목 정원은 더 줄여야 한다’라고 답한 비율은 약 3%다. 한국어 교양과목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한 학우는 그 이유를 “근본적인 강의 의의와 취지에 비추어 볼 때, 한국어 강의가 주가 되는 것이 타당하고, 영어 강의는 부수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2016학년도에 입학한 학우들부터 적용되는 개정 교과과정에 대해서는 개정할 필요가 없었다는 학우들의 비율이 높았다. 약 58%가 ‘취지는 좋지만, 교과과정을 굳이 개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약 20%가 ‘교과과정 개정 내용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답했다. 교과과정 개정이 바람직하다고 답한 비율은 약 18%다. 교과과정 개정에 반대한 학우들은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교과과정 개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계절학기 수강료 인하에 대해서는 학우들의 의견이 양분되었다. 약 43%가 ‘계절학기 수강료는 충분히 인하되었다’라고 답했고, 약 48%가 ‘계절학기 수강료는 학점당 50,000원보다 더 인하되어야 한다’를 선택했다.

 

5개 과학기술특성화대학(KAIST, POSTECH, GIST, UNIST, DGIST) 간에 학점 교류가 가능해진 정책에 대해서는 약 73%가 ‘옳은 결정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실효성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비판적인 의견들도 있었다.

 

한때 논란이 됐던 이공계 장학금 환수(관련기사 본지 395호 <이공계 나오려는 당신, ‘환수 폭탄’ 맞는다>)에 대해서는 약 73%가 ‘비이공계 진출을 이유로 교비 장학금을 환수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답했다. 약 25%의 학우 또한 ‘비이공계 진출하는 졸업생의 장학금을 환수해야 한다’라고 답해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했다. 환수를 반대하는 학우들은 이공계를 위축시키는 결정이라며 비판했고, 환수를 지지하는 학우들은 이공계에서 활동할 학생들을 위한 제도이므로 환수는 옳다며 환수 제도에 동의했다.

 

기술경영학과 주전공 개설에 대해서는 약 58%가 ‘기술경영학과 주전공 개설은 옳은 결정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취지는 좋지만, 기술경영학과 주전공 개설은 필요하지 않은 결정이다’(19%), ‘기술경영학과 주전공 개설은 옳지 않은 결정이다’(8%)라는 답변도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했다.

 

우리 학교의 독자적인 수업 정책인 Education 3.0에 대해서는 약 32%의 학우가 ‘Education 3.0으로 수업의 집중도가 상승하고 강의 환경이 개선되었으며 학업 역량이 강화되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약 18%의 학우가 ‘Education 3.0 수업은 기존 수업과 다른 것이 없다’(18%)라고 답했고, 약 26%의 학우가 ‘Education 3.0 수업은 기존 수업보다 질이 낮다’를 선택했다. 강성모 총장의 교과 정책에 대해 학우들은 평점 3.51을 주었다.

 

 

크고 작은 공사 동반한 복지 정책들, 만족도 높아

 

강 총장의 복지 정책은 평점 3.59라는 점수를 받았다. ▲북측 학부생활관 엘리베이터 설치 ▲교내 이륜차 등록 의무화 ▲교내 화장실 비상벨 설치 등의 주요 복지 정책은 설문조사 결과 학우들의 많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측 학부생활관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정책에 대해 약 89%의 학우가 ‘옳은 결정이다’라고 답했다. 현재 북측 기숙사 중 아름관, 성실관, 진리관, 신뢰관, 지혜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있다. 학우들은 이사 기간에 편리해졌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내 이륜차 등록 의무화에 대해서는 ‘교내 이륜차 등록 의무화는 옳은 결정이다’(66%)라는 의견이 ‘교내 이륜차 등록 의무화는 규제가 과도하다’(21%)라는 의견보다 우세했다. 나머지는 ‘교내 이륜차 등록 의무화의 내용은 좋지만, 굳이 시행할 필요는 없었다’(12%), ‘아무런 의견이 없다’(2%)라고 답했다.

 

지난 여름방학부터 진행된 기계공학동 외관 타일 교체 및 리모델링 공사의 경우 약 73%가 ‘알맞은 공사를 진행했다’라고 답했다. 위와 같이 답한 학우 중에는 이미지 개선 효과가 크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어 지난 9월 모 대학교 연구원 성폭행 미수 사건 이후로 설치가 예정된 교내 화장실 비상벨에 대해서는 약 51%의 학우가 ‘비상벨 설치는 범죄 예방 조치로 적절하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약 34%의 학우는 ‘비상벨 설치만으로는 범죄 예방 조치가 부족하다’라고 답했고, 대부분 추가 의견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나머지 학우는 ‘취지는 좋지만, 비상벨은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12%), ‘옳지 않은 결정이다’(1%), ‘아무런 의견이 없다’(2%)라고 답했다.

 

 

강 총장의 과제, 현 시점에서는?

 

강 총장은 취임 이후 4년간 창업 문화 조성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펼쳤다. ‘Startup KAIST’ 등의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본원에 유치하기도 했다.

 

학우들은 강 총장의 공격적인 창업 지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약 45%가 ‘우리 학교의 창업 환경은 뛰어나다’라고 답했고, 약 30%는 ‘우리 학교의 창업 환경은 보통이다’라고 답했다. 우리 학교의 창업 환경이 보통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학우가 약 75%에 달했다. 우리 학교의 창업 환경이 열악하다고 답한 비율은 약 4%였으며, 나머지 21%는 아무 의견이 없다고 답했다.

 

강 총장 체제 아래서 영어 강의 비율에 대해서는 ‘적당하다’(60%)가 ‘너무 높다’(35%)보다 우세했다. 나머지는 ‘너무 낮다’(4%)라 답변했다. 너무 높다고 답변한 학우들은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다”라는 등 추가 의견을 제시했다.

 

영어 강의의 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약 36%가 40%~60%를 선택했다. 그 뒤를 60%~80%(32%), 20%~40%(16%), 0%~20%(8%), 80%~100%(8%)가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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