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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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을 돌아보며
  • 정은희 학우(새내기과정학부 16)
  • 승인 2016.11.22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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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17학년도 신입생을 맞이하기 위한 면접이 시작된다. 지난해 카이스트에 입학하기 위해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러왔던 생각이 난다. 대전에 살았던 나는 학교에 자주 와봐서 익숙한 풍경이었지만 그날은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면접을 잘 봤던 건지 카이스트에 합격하게 되었고 3월부터 새내기 생활이 시작되었다. 대학에 입학하니 모든 것들이 새로웠다. 처음엔 어른이 된 기분이었다. 중고등학생 때도 해왔던 새 학기, 새 친구 만드는 것조차도 새로웠다. 같은 새터반이 된 동기들에게 처음에 존댓말을 쓰는 것도 어색했고, 프락터라는 직책이 있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첫 술자리가 기억난다. 이전에 술을 마셔본 경험이 없으니 당연히 주량도 몰랐고, 그저 주는 대로 마시다가 다음날은 정말 힘들었다. 이제는 내 주량도 알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일도 많지 않고. 어느덧 1년이 끝나가고 동시에 새내기 생활도 끝이 보인다. 입학할 당시 나의 목표는 대학에 와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은 모두 도전해 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고 싶었던 동아리 두 곳에 지원하였고, 운이 좋게도 둘 다 활동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할 일이 많은 동아리 두 곳을 병행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내 입학 당시 다짐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동아리 활동을 했다. 첫 학기 때 학업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지만 생각보다 그럭저럭 잘 지나왔다. 첫 학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는 사실 뿌듯함보다는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 이번 학기에 내가 뭘 한 건지 스스로가 정리되지 않았다. 그냥 대학생활에 닥치는 대로 적응만 했지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연애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었고 한 것은 동아리 활동이 대부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고등학생 때 열심히 공부했던 것에 대한 보상으로 쉰 것으로 생각하고 방학을 맞이했다. 방학 때는 여전히 동아리 활동도 하고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여행들을 다니게 되었다. 사실 나는 내가 내향적인 사람이라 여행은 크게 잘 맞지 않을 것이라 짐작했었다. 그러나 실제로 해외여행을 다녀보니 내가 살던 곳과 다른 풍경, 다르게 생긴 사람들 그리고 다른 문화와 음식을 체험하며 세상을 보는 눈을 좀 더 넓힐 수 있었고 여행이 꽤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딱히 무엇을 느끼려고 가게 된 여행은 아니었지만 자연풍경도 보고, 쉬면서 나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어서 그런지 예전보다 나에게 관심을 두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방학은 대부분 나에 대해 생각해보고 학기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시 가을학기가 시작되었다. 지난 학기 말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 학기에는 학업에 좀 더 집중해보고 싶었다. 이제 학과를 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좀 더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러한 생각대로 수강신청기간에 20학점 2AU의 수업을 신청했으나 결과는 슬프게도 드랍이었다. 그래도 결국 17학점 2AU를 수강하며 지난 학기에 비해 매우 바쁘게 생활했다. 동아리들은 더 바빠졌고 내 생활은 점점 더 피곤해졌다. 학기 중반에 접어들 무렵 점점 스트레스에 짓눌렸고 다시 여러 잡생각이 들었다. 내가 심적으로 여유가 없으니 평소라면 잘 받아줄 만한 장난에도 상처받고 힘들었다. 인간관계마저 힘든 기분이었다. 과제에 치이고 인간관계에 치이니 삶이 너무 지쳐만 갔다. 중간고사마저 내 기준과는 너무 동떨어진 결과를 얻게 되어 모든 일이 잘 안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기만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모습을 돌아보니 너무 스스로 압박감만 줬던 것 같다. 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나니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고 같은 스트레스에도 덜 힘들 수 있었다. 1년 동안 대학생활에 적응해가며 많이 놀기도 하고, 열심히 공부도 해보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보며 1년 전의 나보다 많이 성장했음을 느낀다. 앞으로의 대학 생활도 최선을 다하면 힘든 일도 잘 견뎌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처럼 각자의 이야기가 있는 모든 고되고 힘든 KAISTian들에게 함께 힘내자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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