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 용매 사라지는 시간 단축해 유기 박막 생성 속도 높여 기존 공정의 산소 흡착 문제 해결하고 고효율 전지 생산 가능해

▲ 마랑고니 효과에 의해 유기 용액이 순간적으로 확산되는 과정

EEWS 대학원 이정용 교수 연구팀이 마랑고니 효과를 이용해 유기 태양전지의 핵심 요소인 광활성층을 물 표면에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8월 10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실용화 어려웠던 기존 유기 태양전지
기존의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는 딱딱하고 무거우며 가격이 비쌌다. 그에 반해 나노 기술로 만든 유기 태양전지는 매우 가볍고 반투명하며 쉽게 휘어져,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소자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유기 태양전지는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저렴한 인쇄 공정 기술이 없어 실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마랑고니 효과 이용해 박막 만들어
연구팀은 태양전지가 빛을 흡수해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 중요한 광활성층을 구성하는 유기 박막을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을 고안해냈다. 마랑고니 효과(Marangoni effect)*를 이용해 면적이 넓고 품질이 좋은 유기 박막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유기 물질이 녹아 있는 용액을 물에 떨어뜨리면 마랑고니 효과에 의해 순간적으로 물 표면을 따라 용액이 퍼진다. 그 후, 용액 속의 용매가 사라지면 물 표면에는 용질인 유기 물질만 남아 그 자리에 균일한 유기 박막이 생긴다. 기존에는 딱딱한 기판 위에 박막을 만들어 용매가 공기 중으로만 증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의 방식을 이용하면 용매가 증발하는 동시에 밑의 물에 용해되므로, 훨씬 빠르게 박막이 형성된다.
 
빠르게 형성되는 균일한 유기 박막
이 기술을 이용하면 종이와 곡면 유리같이 유기 박막을 균일하게 만들기 어려운 곳에도 균일한 박막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수 초 이내로 박막이 만들어져 박막에 산소가 흡착되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반응성이 큰 물질인 산소는 유기 물질의 특수한 유기 구조를 산화시켜 유기 태양전지의 효율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연구팀의 새로운 공정을 이용하면 산소가 존재하는 대기 중에서도 높은 품질의 박막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든 태양 전지는 산소가 제한된 환경에서 제작한 태양전지와 비슷한 효율을 가졌다.
 
대량 생산 공정에 신기술 접목시켜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산소와의 접촉에 취약하던 기존 기술의 한계를 깨고 공기 중에서도 고효율의 전지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제작 시간과 복잡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대량 생산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롤투롤(roll-to-roll) 공정에 적용했다. 롤투롤 공정은 롤러를 이용해 유연한 기판에 박막을 연속적으로 옮기는 공정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유기 태양전지 상용화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기존 롤투롤 공정에 쓰이던 코팅 기술은 공기 중의 공정에서 용매 건조 시간이 길어 산소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1m 길이의 단일 유기 박막을 만든 후, 롤투롤 공정을 이용해 이를 유연한 기판에 옮기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효율 유기 태양전지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제1저자로 연구에 참여한 노종현 학우는 “이번 연구는 자연 과학적 현상을 공학적으로 적용해서 신기술을 만들어냈으므로 의의가 크다”라고 밝혔다. 또한, “유기 박막 제작 기술을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OTFT(Organic Thin Film Transistor)** 등의 여러 유기 소자에도 적용해서 보편적인 기술로 만들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마랑고니 효과*
표면장력이 다른 두 용액이 접할 때, 표면장력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물질이 수송되는 현상.
 
OTFT**
채널층으로 무기질층 대신 유기 반도체층을 사용한 박막 트랜지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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