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과연 동물과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인가? 18세기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절대적 이성의 존재가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질문은 수없이 많은 의견과 주장에 둘러싸여 있는 질문이자, 아직도 꾸준한 논쟁과 새로운 시각이 제시되고 있는 주제다. 생물학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철학적, 인문학적인 고찰에서 벗어나 과학적인 시각에서 인간을 다른 생물 종과 구별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오래된 고민, 인간의 정의를 논하다

인간에 대한 고찰은 매우 오래전부터 이어져 내려왔으며, ‘인간’의 정의는 시대와 지식에 따라 끊임없이 변해왔다. 일례로, 고대 그리스인은 그리스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1550년에는 스페인 바야돌리드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정의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명 ‘바야돌리드 논쟁’이라 불리는 이 논쟁은 신대륙의 인디오들이 인간인가에 대해 논한 유럽 최초의 인권 관련 논쟁이었다.
 
바야돌리드 논쟁으로부터 500여 년이 지난 지금, 인디오가 인간이 아니라 여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정치적 동물이라 정의했다. 인간이란 털 없이 두 발로 걷는 동물이라는 플라톤의 주장에 털 뽑은 닭을 집어 던지며 “이것이 플라톤의 사람이다!”라고 외쳤다는, 플라톤과 디오게네스의 논쟁은 익히 알려진 일화다.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동물은 일종의 기계로,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로 구분했다. 이처럼 2000년 이상 많은 철학자와 인문학자가 인간을 규명하려 노력했으며, 최근에는 그 시도가 과학자를 통해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동물 분류
인간의 학명은 익히 알려져 있듯 지혜로운 사람을 뜻하는 호모 사피엔스다. 다른 동물과 비교했을 때 인간이 가진 정신적, 행동적인 특색을 부각하는 이름이다. 유인원 하목의 호모 속 호미니드 과 호미노이드 초과에 속하는 인간은 영장류 안에서 아콘타(archonta), 즉, 우두머리로 분류된다. 
 
인간을 처음으로 동물 일부로 분류한 사람은 자연 과학의 창시자라고도 불리는 카를 폰 린네다. 린네는 1758년 출간된 그의 저서 <자연의 체계> 10판에서 사람을 영장목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이 분류에서도 인간을 일반적인 동물이 아닌, 더욱 특별한 존재로 여기는 인식이 드러난다. 영장목(primates)이란 인간이 만물의 으뜸(premier)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동물계의 분류는 인간을 중심으로 확대되었다. 
 
인간이 처음 동물로 분류되던 때는 진화의 개념이 등장하지 않았던 때로, 종의 불변성이 진실로 여겨지던 시대였다. 하지만 종이 변화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전에는 유사하나 별개의 존재로 여겨지던 원숭이와 사람이 계통적으로 연관된 존재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는 이전까지 믿어왔던 인간의 특수성에 파문을 일으켰으며, 그 결과 18세기 이후 많은 자연 과학자가 대형 유인원과 인간 사이 차이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인간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었다. 두 발로 선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 에렉투스, 다른 영장류로부터 인간을 구별하기 위한 호칭인 이수류(二手類) 등은 분류 체계에서 인간만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다.
 
무엇이 인간을 특별한 동물로 만드나
하이데거와 피터 슬로다익은 그들의 저서 <인간 동물원 규칙>에서 “인간을 동물 가운데서 벗어나게 해 동물과 인간 사이 모든 존재론적 공통점을 없애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으로 다른 동물들도 감정, 의사소통 등 인간만의 속성이라 여겨졌던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인간을 정의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과학은 인간이 그저 생명 진화의 산물일 뿐이라 말한다. 이제 인간이 동물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남은 질문은 ‘무엇이 인간을 특별한 동물로 만드는가’라는 질문이다. 

두 발로 선 영장류, 인간의 해부학적 특징
영장류의 분류가 인간을 독보적인 위치에 두고 이루어진 것과 달리, 실제로 인간은 해부학, 생리학, 유전학적 측면에서 다른 유인원과의 차이가 미미하다. 특히 계통 관계를 비교해 보았을 때, 동부고릴라와 서부고릴라의 계통 관계보다 인간과 침팬지의 계통 관계가 더욱 가깝다. 인간과 침팬지의 DNA 서열은 약 99% 일치한다. 많은 학자는 이 1%의 차이 중 인지 능력에 기여하는 유전자가 있으리라 추측한다. 실제로 수억 년간 거의 변화가 없다가 호모 사피엔스와 침팬지가 갈라지며 변화한 DNA 서열 49개 정도가 발견되었는데 이 중 일부는 대뇌의 발달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이 지닌 고유한 해부학적 특징
인간과 다른 영장류를 비교했을 때 가장 뚜렷한 차이는 외양, 즉 해부학적 차이다. 인간은 다른 영장류에 비해 확연히 큰 두뇌와 상대적으로 작은 얼굴을 가졌으며, 피부를 덮은 털이 적고, 골반과 척추 등 이족 보행에 유리한 신체 구조를 지니고 있다. 도구 사용에 유리하며, 자유롭게 움직이는 엄지손가락을 가진 손 구조 역시 인간의 특징이다.
 
많은 학자가 이와 같은 해부학적 차이를 바탕으로 호모 속을 정의하려 했다. 고인류학자 윌프리드 르 그로스 클라크는 1947년 그의 저서 <화석, 인간, 진화의 증거>에서 호모 속을 평균 1100cc의 뇌 용량, 정지 상태와 직립보행에 적합한 운동 골격, 작고 뾰족한 송곳니, 규칙적인 포물선 형태를 띠는 치열궁 등을 이용해 정의했다. 두개골의 중심에 있는 척추 위 두개골 관절이나 종에 따라 크게 다르지만, 종종 눈구멍에서 두드러지게 돌출된 뼈 등도 그가 내린 호모 속의 특징이다. 이는 가장 최근의 사람에서 나타나는 진화 성향을 섞어 만든 것이다.
 
1964년에는 호모 하빌리스를 발견한 루이스 리키, 필립 토비아스, 존 네이피어가 호모 하빌리스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차이점을 이용해 호모 속을 정의하고자 했다. 두 종은 아래턱과 치열궁의 유무, 뇌의 부피, 치아의 크기, 두개골 측면의 모양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들은 이러한 차이가 두개골의 형태, 뇌의 발달, 얼굴의 축소 등 현생 인류의 특징으로 이어지는 진화가 시작되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밝혀지지 않은 최초의 인간을 찾아서
하지만 최초의 인간이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이 분분하다. 호모 하빌리스나 호모 루돌펜시스를 최초의 인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그 이후 시대에 나타난 것으로 알려진 호모 에르가스테르와 호모 에렉투스를 최초의 인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호모 에르가스테르는 해부학적 특징뿐만 아니라 환경 적응과 문화적 측면에서도 일반적으로 인간이라 여겨지는 특성을 갖추고 있다.
 
호모 에르가스테르는 이동 수단으로 직립보행을 활용했으며 나무 위 삶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은 최초의 호미니드(hominid)로, 불을 익숙하게 사용했다. 또한, 시체를 수집해 섭취했던 호모 하빌리스나 호모 루돌펜시스와 달리, 호모 에르가스테르는 진정한 의미의 사냥을 통해 식량을 얻었던 최초의 호모 속 동물이다. 호모 에르가스테르는 땀을 이용해 체온을 조절한 최초의 호미니드이기도 하다. 많은 학자는 호모 에르가스테르가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한 직계 조상이며, 호모 하빌리스와 호모 루돌펜시스는 진화 중에 갈라져 나온 종으로 현대 인류와는 계통적으로 관계없는 종이라 여긴다.
 
정의하기 어려운 인간과 동물의 차이
직립보행이 인간만의 특징이라는 주장 역시 힘을 잃는 추세다. 현생 인류와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많은 호모 속 생물 종이 두 발로 걸어 다녔으며, 침팬지와 보노보 역시 직립보행 습성을 지녔다. 이밖에도 많은 인류학자와 동물학자가 동물과 인간 사이 유사점과 차이점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나, 인간만의 특징을 찾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인간과 비(非)인간의 행동을 분석하다
호모 속으로 분류되는 다양한 화석인류로 인해 인간의 고유 해부학적 기준을 정의하기 어려워지는 한편, 인간의 행동학적 특징 역시 대형 유인원의 행동학적 특징 때문에 지칭하기 어렵다. 특히 비교동물 행동학이 발달할수록 동물과 인간 사이 행동학적 특징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침팬지 집단에서는 정치, 도덕, 거짓말, 갈등과 화해 관계가 존재한다. 화해를 위해 서로 애정의 입맞춤을 하기도 하며, 집단 내 평화 유지를 위해 중재자가 나타나 갈등 해소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동물의 성생활은 생식의 목적에만 연관되어있다는 생각과 달리, 보노보의 성생활이 사회적, 관계적 갈등을 조정하는 목적으로도 이루어진다는 점 역시 인간과 유사하다.
 
도구와 언어, 다른 동물에서도 발견돼
한때 인간은 유일하게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동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침팬지 등 영장류를 포함해 다양한 동물이 도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러한 주장은 힘을 잃었다. 예를 들어 뉴칼레도니아 까마귀는 열대식물의 잎으로 땅벌레를 구멍에서 꺼낼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사용한다. 이후 인간은 유일하게 도구를 개조할 수 있는 동물, 또는 유일하게 도구를 발명하고 제작할 수 있는 동물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이 역시 침팬지에게서 발견되는 특징임이 밝혀졌다. 
 
많은 사람이 언어를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특징으로 꼽는다. 파르마 대학 생리학 교수인 마우리치오 젠틸루치는 소리 전달은 시각적 의사소통에 뒤이어 나타난 특징이자, 음성언어의 핵심으로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인간 외에도 많은 동물이 소리로 소통한다. 또한, 젠틸루치의 주장과 달리 소리를 이용한 의사소통이 시각적 의사소통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음성 언어보다 문자 언어의 발달이 더 늦게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모방 vs 의사소통, 침팬지 언어 교육
침팬지는 초기 단계의 언어소통 능력을 갖추고 있다. 침팬지 사이에서 일어나는 기술의 전파나 교육은 이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20세기 중반 전후로 침팬지 등 영장류에게 인간의 언어나 소통 방법을 교육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영장류가 의사소통 방식을 배우는 과정을 관찰함으로써 초기 인류에서 어떤 방식으로 언어와 의사소통 방식이 발달했는지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27년 윈스럽 켈로그와 루엘라 켈로그 부부는 인간 유아와 침팬지를 동일한 환경에서 교육하며 얼마나 많은 단어를 구별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약 1년 후 구아라는 이름을 가진 이 침팬지는 약 100여 개의 단어를 구분할 수 있었다. 이는 2세 유아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실험은 또 다른 실험 대상이었던 캘로그 부부의 아들이 지나치게 구아의 행동을 모방하는 모습을 보여 중단된다.
 
침팬지 비키에 대한 연구처럼 침팬지에게 발성을 교육했던 연구도 있었으나, 구강 구조상 소리 언어를 교육하는 것이 무리임이 밝혀진 이후로는 주로 수화를 이용한 교육이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침팬지의 언어 습득 수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으나, 연구에 참여한 침팬지가 보인 수화가 적극적인 언어라기보다는 트레이너의 행동을 모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수화를 하는 침팬지의 행위를 사고나 의사소통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인간 사회에서는 문화의 전달 일어나
문자 언어는 문화의 빠른 발전과 정확한 전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여겨진다. 문화의 존재와 문화의 전달 역시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 짓는 특징으로 꼽힌다. 유전학자 월터 보드머는 문화는 유전과 달리 세대 내에서 수평적으로, 빠르게 전달되어 생물학적 진화보다 빨리 변화해 인간 사회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진화 심리학자인 댄 스퍼버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정신적 특성이 전파되는 과정을 ‘표상의 전염’이라 표현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문화와 문화 전승 과정은 다른 영장류에도 존재한다. 동물행동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아프리카 침팬지 사이에는 도구 제작 방식, 사회적 관계 유지 방법, 긴장 완화 의식 보유 여부 등 30여 개 요소를 기반으로 한 일곱 개의 문화군집이 있다. 또한, 침팬지는 도구를 사용하며 이를 전승할 줄 알고, 함께 사냥하며 음식을 공유하는 습성을 가졌다. 이와 더불어 침팬지와 보노보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결합과 해체를 반복하는 사회를 이루며 살아간다. 개체가 속해있던 사회에서 떨어져 개별적인 행동을 하고 다른 무리를 찾아가 새로운 사회관계를 엮어가는 것이다.
 

인지능력,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특성
 
인간의 특성으로 손꼽히는 인지능력
많은 학자가 인간을 다른 동물과 다른 존재로 만드는 것으로 높은 인지능력을 꼽는다. 앞서 언급된 특성인 언어나 도구 사용 역시 인지능력의 발달로 파생된 결과라 여겨지기도 한다. 종교, 호기심 등 역시 고도로 발달한 인지능력의 결과물이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특성으로 손꼽힌다.
 
인간의 높은 인지능력은 뇌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확연한 뇌 용적의 증가는 두 차례 있었다. 호모 에르가스테르의 등장과 함께 한 번, 그후로 한동안 변화가 없다가 그로부터 50만 년 후 두 번째로 증가한 것이 그것이다. 그 결과 네안데르탈인은 1500cc 이상, 호모 사피엔스는 1300cc 이상에 달하는 평균 뇌 용적을 지니게 되었다. 학계에서는 이 두 번째 뇌 크기 증가가 죽음이나 종교의식, 시간에 대한 인지 등과 연관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인간은 미래와 현재, 과거를 인지한다
시간에 대한 인지 역시 인간만의 특징으로 여겨진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과거를 떠올릴 수 있으며, 미래를 구상하고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간은 미래를 위해 계획적으로 도구를 제작하지만, 인간 외 영장류가 즉흥적으로 도구를 사용하기보다는 미래를 염두에 두고 도구를 만든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시간 지각을 인간의 특성으로 여기는 학자는 시간을 지각하는 것은 곧 죽음의 필연성을 인지하는 것으로 이어져, 미지의 현상을 설명하고자 하는 종교의 발달을 일으켰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특수성을 결정하는 데 있어 종교를 중요시하는 학자는 종교와 인간 간 대화가 사회 집단을 결집해 생존과 번성을 도왔다고 주장한다. 이 두 능력의 시작이 원시 인류로부터 현대 인류가 출현한 시점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마이클 코벌리스를 비롯한 학자는 과거를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기억인 일화 기억 역시 인간의 특징이라 주장한다. 일화 기억이란 사건에 대한 기억으로, 인간이 미래에 비슷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행할 행동의 범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동물학자는 다른 동물에도 이런 기억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현재까지는 덤불어치를 비롯한 새에서 발견된 WWW 기억이 가장 유사한 예시다. WWW란 새가 어떤 먹이(What)를 어디에(Where), 언제(When) 저장해두었는가를 기억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과연 새가 자신이 어디에 먹이를 저장했는지를 기억하는 것인지, 혹은 그저 어디에 먹이가 있는지를 아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마음이론,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
몇몇 발달심리학자와 비교심리학자는 마음이론을 주장한다. 타인의 마음 상태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인간과 다른 동물의 중요한 차이라는 것이다. 많은 연구를 토대로 고등동물 대부분이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마음 상태를 알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인간은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다른 사람이 가지는 믿음을 이해하고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 외의 동물에게서 마음이론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발견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동물은 4~5세 아동과 비슷한 수준을 갖춘 침팬지다. 하지만 침팬지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6세 아동 이상의 수준에 이른 경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인간의 탐구 본능 역시 다른 동물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과거 세계로 퍼져나간 호모 사피엔스의 이주 현상이나 과학 연구 등은 인간의 호기심이 낳은 결과물이다. 실제로 인간의 뇌에서 탐구 영역은 다른 영장류에 비해 더 크다. 옥스퍼드 국제생물의학센터 소장인 찰스 파스테르나크는 ▲직립보행 ▲손의 발달 ▲음성언어를 가능케 하는 후두 ▲침팬지의 약 3배에 달하는 대뇌피질 뉴런을 가진 뇌를 인간의 높은 호기심을 만들어낸 특징이라 해석한다.
 
한편, 루이스 월퍼트를 비롯한 발달생물학자는 인과적 사고가 인간의 고유 특성이라 주장한다. 상호 작용과 물리적 인간관계에 대한 지식, 그에 대한 믿음이 인간과 다른 영장류의 차이라는 것이다. 이들인 인간이 인과적 믿음을 가짐으로써 세계를 이해하려 시도하고, 환경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고도의 사고능력 역시 인간만의 능력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형태 심리학자인 볼프강 쾰러는 침팬지 연구를 통해 침팬지에게 문제 해결 능력이 있음을 밝혔으며, 침팬지가 추상적인 사고와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은 내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인간을 다른 생물과 구별하려는 발상 자체가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비록 누군가는 이를 의미 없는 질문이라 여기지만,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이 인간을 이해하고 탐구하는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틀림없다. 과학이 더 발전한 미래, 인간은 어떤 존재로 여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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