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열린 9월 정기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한희선 행사준비위원회(이하 행준위) 위원장에 대한 중운위의 사퇴 권고가 의결되었다. 이에 중운위는 내부 논의를 거쳐 지난 21일 제30대 학부 총학생회 <K’loud>(이하 총학) 페이스북 페이지 및 학내 커뮤니티 ARA에 사퇴 권고문을 게시했다.

한 행준위장은 지난 18일 15시경에 열린 9월 정기 중운위에 2시간가량 지각했고, 박항 부총학생회장을 포함한 중운위원은 한 행준위장의 불성실한 중운위 참여 태도를 지적했다. 이에 김건영 총학생회장 겸 중운위 의장은 한 행준위장의 징계 여부에 관한 논의안건을 상정했다. 안건지에 따르면, 한 행준위장은 지난 2월부터 이번 달까지 3월 임시 중운위를 제외하고 모두 지각 혹은 조퇴했다. 한 행준위장은 8월 중운위에는 안건지를 제출하지 않았고 회의조차 참여하지 않았다. 또한 8월 중운위 전후로 중앙집행국의 연락을 받지 않았으며, 이후 김 총학생회장이 요구한 ▲중운위 안건지 제출 ▲연락 두절 및 회의 불참 소명 ▲2016 KAIST-POSTECH 학생대제전(이하 카포전) 계획안 피드백 모두 수행하지 않았다.

8월 중운위 불참 및 연락 두절에 대해 한 행준위장은 개인 사정 및 지난해 카포전 자료 정리를 이유로 들었다. (관련 기사 본지 423호, <행준위장 개인사로 중운위 불참>) 이상욱 산업및시스템공학과(이하 산시공) 학생회장은 “한 행준위장 스스로가 자신의 태도를 고칠 생각을 가져야 한다”라며 “앞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이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권용석 산업디자인학과 학생회장은 “행준위가 학우를 위해 어떤 행보를 보여야 할지 고민했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했다. 김진영 생명화학공학과(이하 생화공) 학생회장 또한 “행준위가 학생 사회에서의 역할을 생각하지 않고 축제 기획에만 집중하는 듯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징계 수위에 대해 박항 부총학생회장은 사퇴 권고를 제안했다. 

한편 이현주 학생문화공간위원회 위원장, 이 산시공 학생회장은 사퇴 권고 외의 방안을 고려하자고 했고, 박주호 기계공학과 학생회장은 규탄안 공고를 제안했다. 윤승현 물리학과 학생회장은 사과문 게시 혹은 전학대회까지 결정을 미루는 것을 제안했지만, 김 총학생회장과 김병수 생명과학과 학생회장, 김 생화공 학생회장은 사퇴 권고안을 지지했다. 한 행준위장의 사퇴 권고는 찬성 13명, 반대 4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되었다.

이에 중운위는 지난 21일 총학 페이스북 페이지 및 ARA에 사퇴 권고안을 게시했다. 권고안에서 중운위는 상설위원장의 책임을 설명하며, 한 행준위장의 행보가 이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운위는 상설위원장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인준을 받으므로 선출직인 과학생회장에 비해 대의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나 상설위의 전문성이 학생 사회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중운위원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한 행준위장은 임기 동안 열린 중운위 회의 10번 중 9번을 지각·조퇴·결석하였고, 특히 8월 중운위에는 참석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7월 중운위에서 중운위원장이 중운위원에게 안건지 제출 기한 준수를 요구했지만, 한 행준위장은 8·9월 중운위에 안건지를 제출하지 않거나 늦게 제출했다. 실제로 중운위는 한 행준위장이 8월 중운위에 안건지를 제출하지 않아 카포전 계획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운위는 이런 행보가 학우 의견 수렴 의지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사퇴 권고안에 대해 한 행준위장은 “사퇴하지 않을 듯하다”라며 “책임을 느끼고 있고 앞으로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전했다. 한 행준위장은 “중운위 당시에는 이제까지의 행보에 대한 책임이 있기에 사퇴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한 행준위장은 “하지만 행준위 단원과 얘기를 나누어 본 결과 사퇴하는 것이 더 큰 불명예이며, 사퇴하지 않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옳다고 결론 내렸다”라고 전했다. 또한 한 행준위장은 “불성실했던 중운위 업무 수행에 대해 추후 사과문을 작성해 게시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사퇴 권고에 대해 김 총학생회장은 “행준위장이 평소 중운위에 소홀했고 중운위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 총학생회장은 “이것이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며 “중운위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끼지 않게 된 배경 또한 논의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사퇴 여부에 대해 “한 행준위장 개인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5일 열린 하반기 제1차 전학대회에서 박 부총학생회장은 “사퇴 권고가 결의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사과문 게시나 사퇴 권고에 대한 입장을 밝힐 생각이 없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행준위장은 “사퇴하지 않을 생각이고, 중운위 업무에 소홀했던 점에 대해 사과문을 작성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 행준위장은 “중운위에 성실하게 참여하고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사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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