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솜에 치료용 단백질 삽입해 세포 내로 약물 전달하는 기술 고안

바이오및뇌공학과 최철희 교수, 최경선 교수 공동 연구팀이 빛을 이용해 치료용 단백질을 세포 내로 이동시킬 수 있는 약물전달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22일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었다.
 
중요성 부상한 약물 전달 시스템 연구
최근 의약 산업 분야에서는 인슐린,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등 생체 물질을 이용한 바이오의약 분야가 전체 의약 산업 분야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해졌다. 하지만 바이오의약 대부분을 차지하는 치료용 단백질은 분자의 크기가 커서 세포막을 투과하기 어려웠다. 이에 세포 내로 치료용 단백질을 이동시키는 약물 전달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 전달 방식은 효율과 안정성 낮아
다양한 약물 전달 시스템 중 나노입자를 사용하는 방식은 나노입자의 독특한 특성으로 인해 전달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주목받는다. 나노입자는 표면적 대 부피 비가 커 약물을 더 많이 전달할 수 있으며, 구조나 크기에 따라 생체 내에서 나타내는 특성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나노입자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인체에 대한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았고, 나노입자에 치료용 단백질을 탑재하기 위해 단백질 정제과정을 거쳐야 했다. 또한, 기존 방식으로 약물을 전달하면 세포 내에서 나노입자와 단백질이 효과적으로 분리되는 데도 한계가 있으며, 면역반응으로 나노입자가 제거될 수도 있어 약물 전달 효율이 높지 않았다.
 
체내에서 생성되는 나노 입자, 엑소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우리 몸의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나노입자인 엑소솜**(exosome)을 약물 전달체로 사용했다. 세포 내 물질을 포함한 엑소솜은 세포로부터 배출돼 다른 세포로 다양한 생체 활성 물질을 전달한다. 약물 전달체로 엑소솜을 이용하면 인체에 대한 안전성이 보장되고 표적 세포를 향한 선택도를 높일 수 있으며, 면역반응에 의한 식세포 작용도 피할 수 있다. 또한, 세포의 종류에 따라 만들어지는 엑소솜의 크기나 특성이 다르다는 점도 약물이 내재된 단백질을 표적 세포로 보내는 과정에서 응용할 수 있다.
 
광수용체 가진 단백질로 약물 탑재해
엑소솜 내부에 치료용 단백질을 탑재하기 위해, 연구팀은 빛을 받으면 결합하는 성질을 가진 두 종류의 단백질을 이용했다. 식물 세포에서 유래한 단백질인 CRY2는 광수용체(photoreceptor)를 가진 단백질로, 파장이 450nm ~ 490nm의 빛을 인지하면 3차 구조가 변해 CIBN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는 구조로 변한다. 연구팀은 엑소솜의 막 표면과 치료용 단백질에 각각 CRY2와 CIBN 단백질을 부착한 후 빛을 쪼여 단백질을 엑소솜 안에 탑재했다. 이 방법은 빛으로 단백질의 탈부착을 조절할 수 있어 가역적이고 안전하며, 치료용 단백질의 탑재 효율이 기존 방법보다 천 배 가까이 높다. 치료용 단백질을 탑재한 엑소솜은 체내로 들어가 표적 세포의 세포막에 융합되며 엑소솜 내 치료용 단백질을 세포 내로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기존에는 치료용 단백질을 약물 전달체 내부로 넣기 위해 물리적, 화학적으로 전달체의 표면 일부를 순간적으로 터뜨리는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과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은 빛을 이용해 편리하게 단백질을 약물 전달체인 엑소솜에 탑재할 수 있다. 최철희 교수는 “효과적인 약물 전달 문제로 인해 지금까지는 바이오의약품으로 주로 세포 외부에서 작용하는 단백질을 이용했다”라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이용하면 세포 내부까지 치료 효능을 가지는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단클론항체*
하나의 항원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 하나의 면역세포로부터 만들어진다.
 
CIBN**
빛을 받으면 CRY2 단백질과 결합하는 단백질인 CIB1을 잘라 만든 단백질(truncated pro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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