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의자, 항상 바쁘게 스쳐 가는 지하철 벽.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대상들이 누구에게는 예술이 된다. 아라모던아트 뮤지엄에서는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미스터 브레인워시를 초청하여 ‘Life is beautiful’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상상력이 가득한 미스터 브레인워시가 펼치는 스트리트 아트(Street Art)의 세계를 만나보자.

즉흥예술을 미술관에 옯겨담다
스트리트 아트는 눈에 보이는 대상에 대한 즉흥적인 생각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미스터 브레워시는 이런 스트리트 아트의 특성을 미술관에 그대로 옮겨 왔다. 전시를 위해 미술관에 처음 도착한 그는, 이미 구성되었던 전시 기획을 취소하고 미술관에서 모든 것을 즉흥적으로 실행하기로 했다. 전시가 시작되기 열흘 전, 그는 지하 1층에 흰색으로 가구들을 꾸며 놓은 ‘하우스’라는 작품을 처음으로 전시해 놓는다. 사흘 전에는 지하 1층에서 흘러간 페인트가 미술관을 채운다는 전시의 컨셉을 위해 실제로 페인트를 흘려보냈고, 전시가 시작된 후에도 미술관 곳곳을 돌아다니며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실제로 지하 3층에 전시된 그의 작업실에서는 첫날 미술관을 찾았던 연예인 싸이의 모습이 그려진 것을 볼 수 있다.

기억의 집착이 만들어낸 작품들
브레인워시는 10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자신의 모든 기억을 담고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런 기억에 대한 그의 집착이 지하 2층, 지하 3층, 지하 4층에 걸쳐 표현된다. 지하 2층에 전시된 카메라 룸에서는 그가 수집한 카메라를 천장에 매달아 놓아 추억과 미디어의 강력함을 표현한다. 지하 3층에는 대형 붐박스와 LP판으로 표현한 마이클 잭슨, 밥 말리, 비틀즈 등의 이전 시대 저명한 가수들의 모습을 전시하여 음악으로 그 시대의 감성과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지하 4층에 전시된 스타워즈를 패러디한 작품들은 현시대와 구시대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예술의 자유로움을 표현하다
지하 4층에 전시된 작품을 보면 명화에 누가 장난을 쳐놓은 듯하다. 모나리자 얼굴에는 POP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고, 피카소의 자화상에는 붓이 그려져 있어야 할 자리에 실제 붓이 튀어나와 있다. 르누아르의 무도회 작품에 빨간 하트 풍선이 그려져 있는가 하면, 풍경 유화에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이 정답게 앉아 있다. 브레인워시는 권위 있는 예술가들의 그림에 자신만의 상상을 그려 넣으면서, 예술은 자유로워야 한다는 생각을 장난스럽게 표현한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다
전시관을 돌아다녀 보면 곳곳에 ‘Life is beautiful’, ‘Never never give up’, ‘Follow your dream’이라는 문구가 빌리 홀리데이, 찰리 채플린 등의 유명 인물들과 함께 그려져 있다. 이들은 브레인워시가 자신의 영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이뤄낸 사람들이다. 브레인워시는 이런 인물들을 글귀와 함께 작품으로 표현해 내면서 삶은 아름다우니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꿈을 따라가라는 메시지를 관람객들에게 주고 있다.

스트리트 아티스트들은 모든 대상을 예술로 본다. 그들의 상상을 덧칠한 일상의 사물들은 새로운 가치를 담고 다시 태어난다. 전시관을 둘러보다 보면 쉬기 위해 앉을 수 있는 의자, 전시관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옷 등에 흩뿌린 듯한 물감이 칠해진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히 작품을 미술관에 걸지 않고 미술관을 통째로 자신의 작품으로 만든 그의 발랄함을 따라가다 보면, 미술관에 대한 딱딱한 편견이 예술로서 승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아라모던아트뮤지엄 제공

장소 | 아라모던아트뮤지엄
기간 | 2016.06.21. ~ 2016.10.30.
요금 | 10,000원 (대학생 8,000원)
시간 | 10:00 - 19:00
문의 | 02)732-1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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