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학부, 생명화학공학과, 물리학과, 기계공학과

[전산학부]
올해 전산학부에서는 신인식 교수팀이 스마트폰 브라우저의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신 교수팀의 연구는 모바일 컴퓨팅 및 네트워킹 분야의 정상급 학회인 <모비컴(MobiCom)>에서 발표되었다.
브라우저는 크게 세 단계를 거쳐 기능을 수행한다. ▲네트워크로부터 정보를 받는 다운로드 ▲받은 정보를 처리하는 프로세스 ▲처리된 정보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가 그 세 단계다. 브라우저는 이 세 과정을 반복하여 웹페이지를 표시한다. 기존 브라우저의 전력 소비는 단계마다 최적화되어있기는 하나, 각 단계를 연결하는 과정이 비효율적이어서 개선이 필요했다.
신 교수팀은 각 단계를 연결하는 과정을 개선하여 브라우저의 전력 소비를 줄였다. 네트워크 속도가 느릴 경우 브라우저가 다운로드 받은 정보의 양이 적다. 신 교수팀은 이러한 상황에서 브라우저가 바로 정보를 처리하지 않고 적당한 양의 정보가 모인 후에 처리하도록 하여 프로세스 효율을 높였다. 또한, 프로세스 과정에서 처리된 정보가 실제 표시되는 화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때는 디스플레이 단계를 생략해 전력 소비를 줄였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기술을 이용한다면 웹페이지 로딩 시간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스마트폰 브라우저의 전력 소비를 12~ 24% 정도로 줄일 수 있다. 기존에는 전력 소비를 줄이면 로딩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므로, 본 연구가 관련 분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명화학공학과]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팀이 미생물로부터 화학물질을 효과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시스템 대사공학의 핵심 전략을 수립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0월 8일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기존에는 주로 석유화학공정을 이용해 사회에 필요한 화학물질을 생산했다. 하지만 석유화학공정은 기후변화를 비롯해 많은 환경문제를 일으켰으며, 석유 매장량이 한정적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에 학계에서는 재생 가능한 바이오매스(renewable biomass)를 이용해 화학물질을 얻는 바이오리파이너리(biorefinery) 공정을 연구하고 있으나 산업화까지 이루어지기는 힘들다. 바이오리파이너리 연구를 산업화하려면 생물학부터 공정생산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나, 이를 체계적으로 수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팀은 지난 수십 년 동안의 관련 대사공학 연구를 분석하여 바이오매스로부터 화학물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시스템 대사공학 전략을 수립하였다. 열 단계로 구성된 이 전략은 ▲프로젝트 디자인 ▲생산 숙주 선정 ▲대사회로 구축 ▲생산 화합물에 대한 숙주의 내성 증진 ▲화합물 생산을 저해하는 조절회로 제거 ▲세포 내 전구체 및 보조인자 농도 최적화 ▲목표 화합물 생산을 위한 대사 흐름 분포 진단 및 최적화 ▲산업 미생물의 배양조건 진단 및 최적화 ▲산업 미생물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수준의 게놈 조작 ▲산업 미생물 배양 스케일업(scale-up) 등을 포함한다.
이 교수팀이 제시한 열 단계의 전략은 바이오리파이너리 공정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이를 산업화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물리학과]
물리학과 윤태영 교수팀이 세포 내에서 NSF가 어떻게 스네어 결합체를 분해해 세포 수송을 지속시키는지 밝혀냈다. 윤 교수팀의 연구는 3월 27일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되었다.
세포 수송이란 세포 안에서 물질이 세포 소기관 사이를 이동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때, 물질은 소포체 안에 갇혀 이동한 후, 소포체의 생체막이 목적지의 생체막과 융합하며 목적지에 도달한다. 스네어(Soluble NSF Attachment protein Receptor) 단백질은 서로 뭉쳐 스네어 결합체를 형성해 이러한 세포 수송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NSF(N-ethylmaleimide Sensitive Factor)는 세포 수송 과정에 이용된 스네어 결합체를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세포 수송 과정에서 NSF의 역할은 잘 알려졌었지만, 실제로 NSF가 어떻게 스네어 결합체를 분해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윤 교수 연구팀은 단분자 생물 물리 기법을 이용해 이를 밝혔다. 단분자 생물 물리 기법은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분자 수준에서 관찰하는 방법이다. 단백질 분자에 형광 염료를 부착한 후 형광 염료에서 방출되는 빛을 이용해 단백질의 움직임을 관찰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NSF의 기능을 명확히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또한, 스네어 단백질은 신경 세포 간 통신과 인슐린 분비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이번 연구는 관련 분야의 연구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계공학과]
기계공학과 오준호 교수팀이 기존 휴보와 재난대응로봇을 개선한 DRC-휴보를 개발했다. DRC-휴보는 지난 6월 5~6일에 열린 <DARPA Robotics Challenge(이하 DRC)> 결선대회에서 최종 우승했다.(관련기사 본지 408호, <우리 학교 휴보, DARPA 로보틱스 챌린지 최종 우승>)
이전의 휴보는 사람처럼 움직이는 등 최대한 사람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로봇이다. 하지만 재난대응로봇은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등 여러 신체적인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하므로, 기존의 휴보는 재난대응로봇으로 적합하지 않았다.
이에 오 교수팀은 기존의 휴보를 제작할 때 활용한 기술을 바탕으로 DRC-휴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DRC-휴보는 높은 계단이나 가파른 경사를 오를 수 있으며, 무거운 짐을 든 채로 이동할 수 있다. 또한, 레이더와 카메라를 탑재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여 스스로 일을 파악하고 수행하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전력 안정화 시스템이나 냉각 시스템 등이 개선되었으며, 필요한 상황에서는 바퀴를 사용해 이동하는 등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개선되었다.
오 교수는 올해 DRC에서 DRC-휴보가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로 우선 기술 간의 균형을 들었다. 재난대응로봇 제작에는 여러 기술이 필요한데, DRC-휴보에 사용된 기술들이 다른 팀에 비해 더 조화를 잘 이루었다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환경에서 DRC-휴보를 시험함으로써 여러 상황에 대비할 수 있었다는 점도 우승 요인으로 꼽았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