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면 형태의 마이크로 구조와 빛의 파장보다 작은 나노 구조를 이용해 빛이 외피층과 반사층 사이에 갇히는 현상 줄여

▲ 여러 경사면들이 비늘처럼 놓여있는 OLED의 구조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반딧불이 발광기관에서 발견된 계층 구조의 역할을 밝히고, 이를 모사해 기존보다 발광효율이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5일 나노 분야의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OLED, 차세대 발광소자로 주목받아
유기발광다이오드(Organic Li-ght-Emitting Diode, 이하 OLED)는 두 전극 사이에 유기 발광층이 삽입된 구조다. OLED의 음극과 양극에서 각각 전자와 정공(hole)이 유기 발광층(organic emission layer) 내로 주입되면, 전자와 정공이 결합할 때 엑시톤(exciton)*이 생긴다. 이 엑시톤은 바닥상태로 돌아가며 빛을 방출한다. OLED 소자는 자체발광 성질이 있으므로 따로 광원이 필요 없어 얇게 제작할 수 있다. 또한, 색을 구현하는 능력이 좋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발광세포층에만 집중된 기존 연구
반딧불이는 대표적인 자연발광체로 자연계에서 효율이 가장 높은 발광기관을 갖고 있다. 반딧불이의 발광기관은 바깥쪽부터 순서대로 외피층, 발광세포층, 반사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운데에 있는 발광세포층은 빛을 생성하며, 그 밑에 있는 반사층은 외피층으로 향하지 않는 빛을 반사한다. 그 결과, 발광세포층에서 발생한 빛은 외피층을 통해 외부로 빠져나간다. 기존에는 발광세포층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으며, 반사층과 외피층이 어떤 광학적 구조를 가졌는지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반사를 줄여주는 경사면 구조 가져
연구팀은 반딧불이 발광기관의 외피층은 여러 경사면이 비늘처럼 이루어진 구조라는 것을 밝혔다. 외피층이 편평한 구조라면, 외피층과의 경계면에서 전반사되는 빛이 많아 외피층과 반사층 사이에 빛 일부가 갇힌다. 하지만 반딧불이의 외피층은 실제로는 경사진 여러 소단위체로 이루어져 있어 전반사가 잘 일어나지 않아 빛이 갇히는 현상을 최대한 줄여준다. 또한, 외피층은 겉면이 울퉁불퉁한 나노 구조인데, 여기서 소단위체 하나가 빛의 파장보다 작아 발광세포층에서 나오는 빛이 외피층에서 다시 반사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는 반딧불이의 발광효율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빛이 좀 더 넓게 퍼지도록 도와준다.
 
반딧불이 모사한 고효율 OLED 제작
연구팀은 반딧불이의 발광기관 구조를 본따 OLED를 개선했다. 빛이 발생하는 부분 아래에 알루미늄판을 쌓아 반딧불이의 반사층과 같은 효과를 내게 한 것이다. 또한, 위에는 반도체 공정과 미세 몰딩 공정(molding process)**을 이용해 반딧불이의 외피층 구조를 모사했다. 기존의 OLED는 빛이 내부에 갇히는 현상 때문에 외부로 나오는 빛이 발생한 빛의 약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OLED 발광효율을 61%까지 향상시켰으며, 기존 OLED 소자보다 광분포도를 넓혀 빛을 비출 수 있는 범위를 늘렸다.
 
연구팀이 개발한 OLED는 발광효율이 높고, 나노 구조의 밀도를 조절하면 광분포 또한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OLED 기반 조명 및 디스플레이 소자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작은 크기와 넓은 광분포도를 요구하는 내시경 조명과 같은 의료 분야에도 활용 가능하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연의 신비를 밝힘과 동시에 OLED의 발광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라며 “다른 곤충을 모사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엑시톤*
전자와 정공이 결합하여 한 중성입자를 형성한 것. 

몰딩 공정**
주형을 만드는 공정. 반딧불이의 외피층을 모사할 때, 이 공정을 사용하면 기존의 반사 방지 코팅 처리 방법보다 저렴하고 쉽게 OLED를 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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