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배크만 -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모든 일곱 살짜리 아이에게는 저만의 슈퍼 히어로가 있다. 책은 손녀의 슈퍼 히어로였던 할머니의 죽음과, 둘 사이의 감동적인 관계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 관심이 없고, 할머니와 소원한 현대인들은 엘사를 통해 가슴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7살 엘사의 슈퍼 히어로는 할머니다. 할머니에게 상상 속 왕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란 엘사는 다른 일곱 살짜리와는 확연히 다르다. 특이하다는 이유로 학교에서도 괴롭힘당하지만, 든든한 할머니가 있어 엘사는 늘 명랑하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엘사는 할머니가 남기고 간 보물찾기를 풀며 할머니의 몰랐던 면모를 알게 된다.

늘 수수께끼 같던 이웃들이 할머니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가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엘사는 할머니와 이웃들 간의 관계를 풀어나갈 실마리가 되는 편지들을 전하면서 모든 이웃을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옆집에 살던 사냥개와 괴물 같은 남자가 할머니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엘사는 그들과 친해진다. 괴물 같은 남자가 영웅이 되며 겪었던 아픔을 보듬는 엘사의 모습은 그 어떤 어른보다 성숙하다.

엘사는 불우한 환경에서도 유쾌한 성격을 잃지 않는다. 케케묵은 가족 간의 갈등을 특유의 명랑함으로 풀어나가는 과정을 함께하며, 독자들은 엘사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책은 일곱 살만이 할 수 있는 귀엽고 재미있는 생각들로 넘친다. 맞춤법을 정확하게 따지고 귀찮게 굴지만 순수하게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엘사를 보면 어쩌면 일곱 살은 세상에 대해 가장 많이 알아가는 나이인지도 모른다.

책의 끝머리에서 엘사는 학교에서 괴롭힘 받는 다른 아이를 용감하게 구하며, 그 아이의 슈퍼 히어로가 된다. 할머니가 남기고 간 유품과 수수께끼들은 엘사에게 할머니의 삶을 선물했다. 그 선물을 통해 엘사는 앞으로 할머니처럼 당차고 주변의 모두를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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