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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책] 두 괴짜 소년의 낭만 여행기
미셸 공드리 - 마이크롭 앤 가솔린
[419호] 2016년 05월 03일 (화) 우윤지 기자 snailhorn@kaist.ac.kr

 

   
 

 

누구나 어린시절에 한번쯤은 친구와 저 멀리 떠나고 싶다는 꿈을 꾸었을 것이다. 낡은 고물로 자동차를 만들어서 전국 일주를 떠난다던가,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일주한다던가 말이다. <마이크롭 앤 가솔린>은 마음에 깊은 잔상을 남기는 특유의 영상미와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한 미셸 공드리 감독의 새 영화다. 감독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제작된 영화는 두 소년의 꿈과 성장을 보여준다.  

키가 또래보다 작아 ‘마이크롭’이라는 별명이 붙은 다니엘에겐 고민거리가 많다. 같은 반 친구 로라를 좋아해서 호기롭게 대시도 해보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눈을 가리는 긴 머리 탓에 여자애로 오해 받는 일도 잦다. 그림에 재능이 있지만, 저마다의 삶으로 바쁜 그의 가족은 재능을 돌봐줄 여유도 없다.

그런 다니엘 곁에는 엔지니어 아버지를 따라다니다 기름 냄새가 몸에 배여 ‘가솔린’이라 불리는 단짝친구 테오가 있다. 발칙한 꼬마 철학자 테오에게도 아픔은 있다. 무심한 어머니에게 관심 받고 싶지만, 아픈 어머니는 형만 찾는다. 고물상을 뒤져 기계를 만드는 테오와 감성적인 다니엘은 그 나이의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고민과 갈등을 서로에게 털어놓는다.

그리고 여름방학, 두 괴짜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완벽한 모험을 준비한다. 고장난 잔디깎이 모터와 낡아빠진 널빤지로 그럴싸한 드림카가 완성된다. 경찰의 검문을 피하기 위해 창문을 달고 화분을 몇 개 얹으니, 움직이는 집이 따로 없다. 높은 언덕길을 올라가기 어려워 번갈아 차를 밀어야 하고, 싸움에 휘말려 차가 불타기도 하지만, 그래도 모험은 흥겹다.

영화 속의 자동차는 실제로 잔디깎이 모터와 널빤지로 만들어졌다. 생기 넘치는 두 어린 배우들은 독특하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펼친다. 어른들이 주저하는 상황에서도, 이들은 주춤거리거나 뒤돌아보지않고 앞을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소년으로 남아있을 수는 없다. 여정이 진행될수록 두 소년은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한다. 한 번도 싸움을 하지 않았던 다니엘은 주먹질을 하고, 테오는 자존심을 굽히고 용서하는 법을 배운다. ‘난 너무 줏대가 없어’라며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던 다니엘이 스스로 긴 머리카락을 밀어 자신의 성별을 분명히 하기도 한다.

이들의 성장은 적응이 아닌 변화다. 여행에서 돌아온 다니엘은 “제가 자란 게 아니라 세상이 작아진 거에요”라고 말한다. 이제 다니엘은 더이상 철부지 ‘마이크롭’이 아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의 학교 생활은 또 다른 변화를 맞지만, 그들 또한 이전과는 다르다. 두 괴짜 소년의 성장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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