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ARA,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 2(이하 카대전)에 대나무숲에서 인격적 모독을 당했다는 글이 게재되었다. 그무렵 각종 학내 커뮤니티에서는 동아리 연합회(이하 동연)과 학부 총학생회(이하 총학) 관계자들이 발표한 해명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는데, 그것이 전 총학회장에 대한 수위 높은 인신공격으로까지 번졌다는 것이다. 전 총학회장 김강인 학우는 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의사를 밝혔으며, 현재 대나무숲 운영진에 전달하기 위한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다.

상대방을 한 명의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위 사례처럼 이를 실천하기를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듯하다. 이번 본지에서 다룬 한 교수의 인권 침해 사례도 마찬가지다. 카대전에 제보된 또다른 글에 따르면, 한 교수가 수업 중에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았으며, 화장실로 이동하거나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학생들을 비판하려 행위를 따라하는 등 학생들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연이어 보였다. 해당 교수는 해명을 요구받자 사과보다 먼저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자신의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들을 가만 두고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욕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익명성이 그러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에게 그에 대한 보복을 하려 분을 삭힌다. 그들이 보기엔 자신의 행위는 어느 정도 합당한 근거가 있다고, 당연한 태도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그러한 상식선을 벗어난 행위는 제 3자에겐 사건의 본질을 한참 벗어난 미성숙한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잘못을 지적하되 논점에서 벗어난 비난은 자제하고,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또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그리고 갈등이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 지켜야 할 기본 사항이지 않은가.

적절한 비판과 잘못에 대한 합리적인 지적은 분명 그 대상에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데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이는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꼴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각자의 ‘당연’한 태도에 한 번쯤은 의문을 품기를 바라며, 이러한 일련의 사건이 사라진 캠퍼스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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