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빠른 년 생을 둘러싼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보았다. 그 글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리 긴 글이 아니라서 자세한 앞뒤 상황은 알 수 없었지만, 대략 빠른 97년생인데 재수를 한 사람에게 원래 한 학년 아래였던 일반 97년생이 반말을 한 게 그 이야기의 중심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한 의견은 나이가 같은데 반말을 하면 뭐 어떠냐, 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반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쁜 게 당연하다는 견해로 나뉘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전자의 의견을 당연하다고 여겨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사실 그 이유는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지만, 왠지 그러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물론 후자의 의견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어리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자신에게 반말한다는 게 쉽게 생각하자면 내게 존댓말을 사용하는 후배들이 어느 순간 ‘어? 너 나랑 별로 나이 차이도 안 나네!’ 하면서 반말을 하는 것과 같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존댓말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하는 이유는, 미리 그 사람을 나보다 어리다고 생각했고, 상대와 나의 그런 관계에 익숙해져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초면이라 가정한다면, 상대와 나의 관계가 자신에게 정확히 인지되기도 전일 것이다. 기존에 한 학년이 높았다고 하더라도 빠른 년 생이라는 나이 체계가 만연한 학교라는 특별한 구조 안에서 만나지 않았다면 나이가 같으니 당연히 반말할 수도 있을 텐데, 학교 안에서라도 반말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학교가 군대와 같이 절대적인 상하관계가 필요한 조직도 아니고, 반말을 한 사람이 상대에게 모욕감을 주기 위해 존댓말을 쓰지 않은 것도 아닐 테니 말이다.

또한, 애초에 존댓말을 사용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물론 내가 알지 못하는 심오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서로에 대한 예를 표하는 것이다. 하지만 반말을 사용한다고 그 예를 완전히 저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3살 차이가 나더라도 서로를 반말로 대하는 일도 있고, 심지어 외국 같은 경우는 존대의 개념 자체가 불분명하지 않은가. 물론 이런 식의 논리는 어느 부분에서건 반박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필자의 부족한 언어능력으로는 그런 사실까지 고려한 표현을 찾기는 어렵다.

존댓말에 관한 문제뿐 아니라 많은 문제가 개인의 주관적인 가치관에 의한 충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보았던 글의 경우, 그런 생각의 차이가 행동으로 나온 것일 뿐인데 그걸 보고 싹수도 없다는 등, 그 사람의 인격을 평가하거나 폄하하는 행동을 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갈등 중인 관계가 있다면,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차라리 술이라도 한잔 하면서 터놓고 얘기하고 서로의 견해를 이해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