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간에 모인 빛은 연구,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어… 2차원적으로 빛을 모으던 기존 안테나의 한계 극복

물리학과 김명기 교수, 이용희 교수 공동 연구팀이 3차원 형태의 플라즈몬 안테나를 개발했다. 플라즈몬 안테나는 빛을 모으는 장치로, 3차원 플라즈몬 안테나는 기존 형태의 한계를 넘어 빛을 수 nm까지 모을 수 있다. 관련 논문은 지난 6월 10일 <나노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되었다.

여러 이점을 가지는 세밀한 빛
빛을 좁은 공간에 가두면 여러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작게 모인 빛을 이용하면 세밀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빛을 작은 공간에 가둘수록 높은 해상도의 사진을 얻을 수 있으며, 정밀한 반도체 공정이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빛이 모이면 그 세기가 증가한다는 장점도 있다. 세기가 높은 빛은 기초과학 연구, 의료, 통신,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유용하다.

플라즈모닉 현상을 이용해 빛을 모아
이처럼 작은 공간에 모인 빛은 많은 이점을 가진다. 하지만 빛은 파동의 성질을 가지므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파장보다 작은 공간에 가둘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 플라즈모닉 현상이다. 플라즈모닉 현상(surface plasmon resonance)은 금속 표면의 전자와 전자기파가 상호작용하여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를 이용하면 빛을 파장보다 작은 공간에 모을 수 있다. 플라즈모닉 현상을 이용해 빛을 모으는 장치를 플라즈몬 안테나(plasmon antenna)라고 한다.

2차원적으로 빛 모으는 기존 안테나
플라즈몬 안테나는 금속에 모래시계 모양의 구멍이 뚫려있는 구조로, 플라즈모닉 현상을 이용하여 금속의 간격이 좁은 구멍의 중심부에 빛을 모을 수 있다. 이때 빛이 모이는 수십 nm 정도의 면적을 안테나의 갭(gap)이라고 하며, 갭이 좁을수록 작은 공간에 빛을 모을 수 있다.
지금까지 플라즈몬 안테나 연구는 안테나의 갭을 좁히는 것에만 집중해왔다. 따라서 평면적으로는 빛이 아주 작은 공간 안에 모여있지만, 3차원 공간상에서는 안테나에 사용되는 금속의 두께만큼 빛이 퍼져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빛의 밀도를 최대한으로 높이기 위해 3차원 공간에 빛을 가두는 방법을 연구했다.

 

▲ 3차원 플라즈몬 안테나의 구조 | 김명기 교수 제공

3차원 구조 가지는 안테나 개발해
연구팀은 최초로 3차원 형태의 플라즈몬 안테나를 구현했다. 구멍의 높이와 상관없이 일정하던 기존 안테나의 갭, 즉 모래시계의 허리 부분을 구멍의 높이에 따라 줄어들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구조를 만들면 빛이 갭이 가장 좁은 부분에 모이기 때문에 3차원 공간상에 빛을 가둘 수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기술은 평면상의 제작만이 가능해 3차원 구조 안테나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집속 이온빔 근접 식각 기술*’로 해결했다. 집속 이온빔 근접 식각 기술을 사용하면 수 nm 크기의 3차원 구조의 안테나를 제작할 수 있다.
3차원 형태의 플라즈몬 안테나는 갭이 4nm 이하로, 빛을 3차원 공간 4x10x10nm3 안에 모을 수 있다. 이렇게 모인 빛의 세기는 기존의 2차원 안테나로 모은 빛의 약 27,000배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의 2차원 플라즈몬 안테나의 한계를 넘어 수 nm 크기의 공간에 빛을 모을 수 있게 되었다. 김 교수는 “3차원 플라즈몬 안테나는 반도체 공정, 정보저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에 부딪혔던 한계를 뛰어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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