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자전거 ‘모바’ 만든 바이써클 팀

지난 7월 15일부터 2주간 ‘모바’라는 이름의 자전거 30대가 우리 학교 캠퍼스에 등장했다. 모바는 ‘모두의 바이크’의 줄임말로, 웹사이트를 통해 교내 어디서나 자전거를 대여 및 반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런 서비스를 고안한 사람은 우리 학교의 이성호(수리과학과 12), 이병욱(전기및전자공학부 13), 이해일(전기및전자공학부 12) 외 5명으로 구성된 스타트업 바이써클(bicircle) 팀이다. 바이써클팀은 모바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지난 6월부터 9주간 진행된 정주영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타기도 했다. 이들을 만나 모바를 만들기까지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았다

모바를 만들게 된 계기는

대전시 공용 자전거인 타슈가 불편해서 만들었습니다. 현재 대전시에서 제공하는 공용 자전거인 타슈는 자전거를 대여 및 반납하는 정거장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정거장이 필요 없는 공용 자전거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물론 팀 모두가 처음부터 모바와 같은 서비스를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닙니다. 창업에 관심이 있었던 이성호 학우가 대표를 맡아 팀을 꾸리고,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할지 생각하던 중 타슈보다 편한 공용 자전거라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처음에 생각했던 서비스와 모바는 조금 다릅니다. 저희가 2주간 제공했던 모바는 일반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웹에서 비밀번호를 확인하여 수동적으로 잠금을 해제해야 합니다. 또한, 비밀번호를 계속 바꿔야 해서 매일 새벽에 일일이 자전거를 찾아 헤매야 했습니다. 원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GPS를 이용해 자전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자전거에 자동잠금장치를 설치하여 앱으로 대여 및 반납하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에는 저희가 가진 비용과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정식 서비스를제공하기에 앞서 이것이 정말로 가치있는 서비스인지 확신을 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최종 목표를 위한 일종의 시범 서비스인 모바가 탄생했습니다.

모바를 만들면서 힘들었던 점은

자전거 조립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서비스에 필요한 자전거 30대를 완성품으로 사지 않아 교육지원동에서 일일이 조립했습니다. 다른 인력이 없었기 때문에 자전거 부품을 옮기고 조립하는 데만 이틀 밤을 꼬박 새워야 했습니다.

모바를 만들기까지 재밌는 에피소드는

모바를 만들기 전 공용 자전거 아이디어로 방학 동안 서울에서 열린 정주영창업경진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처음에는 방학 중에 시범 서비스를 할 계획이 없었으나, 대회 중 멘토링 해주시는 분의 권유로 학교에서 모바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서울에 있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대전에 머물 곳이 없어 일주일간 학교 건물 소파에서 잠을 자고, 빨래하는 등 힘들게 살았습니다. 두 명은 서울에서 대회를 진행하고 두 명은 대전에서 모바를 시행하기로 했는데, 자전거 조립이 생각보다 오래걸려 오밤중에 두 명이 대전으로 내려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두 명은 계속 대회를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밤새 자전거를 조립하고 새벽에 다시 서울에 올라갔습니다.

비용이 꽤 들었을텐데, 어떻게 마련했나

대전문화산업진흥원에서 예비 창업자에게 자금을 지원해주는 스마트벤처 창업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여기 선정돼서 받은 지원금으로 모바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교내에버려진 자전거를 활용하기 위해 학교시설팀과 논의도 해보았으나, 무산되었습니다. 그래서 새 자전거를 사더라도 비용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자전거를 일일이 조립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바를 서비스했던 사람으로서 많은 분들께서 이용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이렇게 많은 사용자가 생길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많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희가 낸 통계에 따르면 서비스가제공된 2주간 약 700명의 사용자가 총 2,400여 회 모바를 사용했습니다. 29번 사용한 사람도 있어 저희가 직접 만나 인터뷰하고 선물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서비스 특성상 자전거가 도난 되기 쉽기 때문에 처음에는 10대 정도 버린다는 생각으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모바를 진행한 2주 동안 고장이나 도난 된 자전거가 없어서 감동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학교 사람들은 정말 마음씨가 좋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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