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KAIST 학생봉사단(이하 학생봉사단)은 우리 학우들에게 봉사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학내 봉사 문화를 진흥시키기 위해 출범한 단체다. 다채로운 봉사를 기획했던 학생봉사단이 이번 여름방학에는 약 한 달에 달하는 기간 동안 에티오피아에서 IT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에티오피아 IT 교육 봉사’ 기획을 총괄한 박한솔 학생봉사단 단장을 만나 보았다


에티오피아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아디스아바바 공과대학(AAiT)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엑셀, 파워포인트, 포토샵 등을 수업했습니다.

네 명이 한 팀을 이루어 50여 명의 학생을 가르쳤으며, 한 명이 수업을 진행하고 세 명은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도와주는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3시간의 수업 이후, 이해가 부족한 학생 혹은 더 심화 내용을 배우고 싶은 학생을 대상으로 ‘Helpdesk session’을 진행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Korean culture class’를 매주 수요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에티오피아 현지 분위기는

봉사지가 에티오피아의 수도여서인지 흔히 떠올리는 발전이 전혀 안 된 아프리카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높은 건물을 짓고 있는 모습이 마치 우리나라의 옛 도시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길을 지나다니면 모르는 사람들도 웃으며 손을 흔들 정도로 대부분 사람이 친절하고 순수합니다.

또한, 고도가 2,400m 정도로 높은 지역이라 가을 날씨 정도로 선선하고, 하루에 비가 한두 시간 정도 내려 생활하기 쾌적한 기후였습니다.


봉사 수혜자의 반응은 어땠나

에티오피아에서는 학생들이 수업을 들은 만큼 대학이 돈을 줍니다. 공부했으니 돈을 받는 문화라고 합니다.

저희가 준비한 IT 강의는 돈이 지급되는 강의가 아니라고 공지한 후 학생 모집을 했음에도, 총 300명으로 한정된 강의에 600명이 넘는 학생이 지원할 만큼 호응이 좋았습니다. 마지막 날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답변이 대다수였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에티오피아는 정전이 잦습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짧게는 30분 안팎에서 길게는 이틀 이상 지속됩니다. 컴퓨터 사용이 필수인 IT 교육에 정전되면 수업을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이틀 동안 정전이 지속된 적이 있었는데, 첫날은 모두가 당황하고 대비가 잘 되어있지 않아 대강당에서 발전기를 돌려 한국영화를 상영하는 일정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발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그것마저 취소되었고, 그 날 오후 모두 모여 정전 대비책을 강구했습니다.

노트북을 이용하여 그룹지도를 하는 방법, 펜으로 써서 코딩하는 수업 등 팀별 수업 내용에 맞는 대비책을 준비하였습니다. 다음 날도 정전이었고, 저희는 준비한 대로 수업을 진행하려 했지만, 에티오피아는 정전되면 수업이 취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학생을 비롯하여 스태프가 오지 않아 그 날 역시 수업 진행이 어려웠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활동으로 변화한 생각이 있는지

한 달이란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에티오피아에서 생활하면서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폐차 직전의 차들이 뿜어내는 매연 연기로 가득한 거리, 약을 만들 제반이 없어 대부분 약은 수입된 것이고 비싼 가격에 약을 구하지 못해 죽는 사람이 많은 현실 등을 보고 들으며 에티오피아에 정말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내가 지금 그리고 나중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는

정말 보람차고 많은 것을 배우고 왔습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처럼 많은 생각을 한 적이 처음이라고 하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웠는지 전달이 될까요? 우리가 도움을 주며 느끼는 보람과 행복에 더불어 생각의 깊이나 인격적으로 성숙할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도 해외봉사를 꼭 가보시길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가을, 겨울 학기에 진행되는 학생봉사단의 여러 국내 봉사, 겨울에 파견되는 캄보디아 해외봉사에도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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