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우리 학교의 수많은 실험실들, 그 안에서는 어떤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을까. 어떤 과에서 무슨 연구를 하는지는 학과를 선택하거나 학부 졸업 후 지원할 연구실을 고르는 데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2009년 한 해동안 많은 사람들이 수고와 노력으로 만들어낸 빛나는 연구성과들을 소개한다

물리학과

인구분포를 통해 편의시설의 위치를 파악하다
한창 경기가 좋을 때 스타벅스 커피 전문점은 매일 세계 각지에 평균 4.5개, 편의점 체인업체인 세븐일레븐은 하루에 6개의 점포를 새로 열었다. 새로운 지점을 세울 최적의 위치는 어디일까? 이를 결정하는 것은 유동인구, 교통량, 주변 상권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다. 이러한 점포, 학교, 병원, 경찰서 등의 시설 위치와 인구분포 사이에 존재하는 단순한 축척 법칙 원리를 우리 학교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 연구팀이 미시적 경제 원리를 이용한 행위자 기반 모형으로 밝혀냈다.

한 지역에 있는 은행, 병원과 같은 편의시설의 수는 그 지역의 인구에 비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모든 시설은 모두 같은 법칙에 따라 분포할까? 연구팀은 한국과 미국 각지의 시설밀도와 인구밀도를 비교해 보았을 때, 시설의 종류에 따라 시설밀도의 인구밀도에 대한 축척지수가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축척지수를 기준으로 시설의 성격을 이윤추구시설과 공공시설 둘로 나눌 수 있다. 은행, 주차장, 개인병원, 대형병원, 대학, 시장 등이 이윤추구시설에 해당하고 학교, 사회복지기관, 경찰서, 행정기관, 소방서, 보건소 등이 공공시설에 해당한다.

이윤추구시설과 공공시설은 고려하는 점 달라
이윤추구시설은 위치를 정할 때 이윤에 직결되는 방문 고객 수를 중시하지만, 공공시설은 사회적 기회비용인 방문객들의 총 이동거리 역시 고려하기 때문에 축척지수가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학교는 학생들의 통학거리를 고려해 세워진다. 경찰서의 위치를 정할 때는 사건 현장까지 출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영향을 미친다. 반면 은행이나 개인병원의 위치 선정에는 고객이 얼마나 멀리에서 왔는가보다는 얼마나 많은 고객이 방문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이윤추구시설과 공공시설 각각의 중요한 요소들을 수학적인 최적화 함수로 표현하고, 정적 상태를 가정했을 때, 이윤추구시설과 공공시설의 축척지수가 각각 1과 ⅔로 주어짐을 유도할 수 있다. 정 교수 연구팀은 이 수학적 모형을 기반으로 실제로 새로운 기관이 지어지고 비효율적인 기관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진화적인 미시적 경제 모형을 제안했다. 이를 행위자 기반 모형의 방법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이론적 예측 결과에 잘 맞는 지수 1, ⅔를 얻을 수 있었다.

수리과학과

코호몰로지 이론을 찾아 나서다
우리 학교 수리과학과 박진현 교수와 인도 타타 기초 연구소의 크리슈나 교수의 논문은 수학의 한 분야인 대수기하학 중 대수다양체의 범용 코호몰로지를 찾는 모티브 코호몰로지와 대수 사이클에 관한 논문이다. 박 교수는 비축소 구조의 모티브 코호몰로지 이론을 찾기 위해 고등 덧셈 쵸 이론이라는 대수 사이클 모델을 만들었는데, 이에 대한 도움정리를 증명하기 위해 어떤 가정이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규명하고 매끈한 사영 다양체에 대해서 증명을 완결했다.

박 교수는 "이 논문에 공을 많이 들였다. 학술지에 투고할 때 71페이지에 달하는 긴 논문이었는데, 교정하고 새로 쓰는 작업만도 5달이 걸렸다. 그래도 논문이 완벽한 상태로 투고되는 것을 보고 참 뿌듯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직 국내에는 모티브 코호몰로지와 대수 사이클 연구자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많은 필즈상 수상자가 이 분야의 문제들을 일부 해결하거나 관련된 문제를 풀어 유명해진 분야이다. 박 교수는 “쉽지 않은 힘든 분야지만 그만큼 보람있는 연구 분야로, 앞으로 한국인 수학자들 중에서도 이 분야의 전문가가 많이 배출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화학과

제올라이트는 친환경적인 에너지 생산에 사용되는 촉매
메탄올을 고부가가치의 휘발유로 바꿔 주고 폐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꿈의 촉매가 있을까? 만약 있다면 그 답은 제올라이트에서 찾을 수 있다. 제올라이트는 실리콘 원자와 알루미늄 원자가 산소 원자에 의해 결합을 이루면서 형성된 광물로서, 규칙적인 3차원 구조의 나노 구멍을 갖는  물질이다. 이러한 제올라이트는 메탄올을 휘발유로 전환할 수 있어, 차세대 대체 에너지 생산에 활용될 수 있다. 여러 과학자와 석유화학 회사들은 이러한 제올라이트의 촉매로서의 수명과 효율을 높이는 연구에 몰두해왔고, 최근 화학과 유룡 교수팀은 이 제올라이트의 촉매 수명을 기존 물질보다 5배 이상 길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메탄올-휘발유 전환반응에서 촉매 수명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결정 안팎으로의 분자 확산이다. 일반적으로 상용화된 제올라이트는 결정의 크기가 1μm 이상으로, 이 정도 크기의 결정에서는 분자들이 원활한 확산이 일어나기 어려워 반응 과정에서 코크라는 물질을 형성해 제올라이트의 촉매 활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2nm 두께의 극미세 나노판상형 제올라이트를 합성하다
우리 학교 화학과 유룡 교수팀이 새롭게 개발한 나노판상형 제올라이트 물질은 특수 설계한 유기 계면활성제를 제올라이트 구조 유도체로 활용해 얻어진 이론상 최소 두께의 합성 제올라이트 물질이다. 이렇게 얻어진 나노판상형 제올라이트는 2nm 두께의 제올라이트 나노판상과 그 사이에 존재하는 2~50nm 정도의 큰 기공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메탄올-휘발유 전환 공정에 촉매로 활용하면 반응물이 큰 기공을 통해 매우 빠르게 두께의 제올라이트 골격 내부로 확산하고, 생산된 휘발유가 빠르게 배출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과학적, 산업적인 진보를 인정받아 금년도 9월 10일 자 네이처지에 발표되었으며, 같은 학술지의 ‘뉴스와 논평'과 주요논문의 저자 인터뷰에 하이라이트로 선정되어 특별 소개되었다. 또한, 네이처 케미스트리지, 미국화학회지, 영국 왕립화학회지 등에 특별 기사로 소개되었다.

전산학과

3차원 자료의 발전과 정밀화된 3차원 모델링
3차원 자료의 캡처 기술 및 다양한 모델링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3차원 자료가 많은 분야에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정밀도가 높은 모델을 요구하는 분야에서는 상당한 데이터 크기를 갖는 3차원 모델이 쓰이고 있다. 한가지 예로 아래에 제시된 삼차원 유조선 모델은 8천만 개 이상의 삼각형으로 구성되어 있고 원본 데이터의 양만 4GB가 넘는다. 이러한 대용량 모델은 시각화 등 다양한 연산을 수행하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 또한, 많은 양의 메모리 공간을 요구하게 되어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PC에서는 사용이 어렵다.

일반 PC에서 신속하게 처리되는 기술을 개발
우리 학교 전산학과 윤성의 교수 연구실에서는 일반 PC에서 이러한 대용량 모델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특히 올해에는 두 가지 기술을 중점으로 개발했다. 첫째는 대용량 모델을 압축해 그 크기를 줄이는 한편, 실시간에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 접근을 신속히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의 기술이 압축만을 지원하고 다양한 데이터 접근을 지원하지 않은 것에 비해 상당한 발전을 이룬 것이다. 이 성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그래픽스 분야 최고학회인 ACM SIGGRAPH에서 열린 ACM 학술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둘째로 최근의 하드웨어가 다양한 멀티 코어를 제공하는 형태로 다양하게 발전 중인데,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병렬 충돌 탐지 기술을 개발해 기존 기술보다 10배 이상 빠른 성능을 가능하게 했다. 이 또한 퍼시픽 그래픽스지에 논문을 발표해 최고 논문상을 수상했다.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원자력발전, 지속적이고 친환경적 발전을 목표로
1960년대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자력발전은 값은 싸지만 해로운 물질을 발생시키는 발전으로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와 인류의 삶의 터전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 환경, 물, 그리고 지속 가능한 개발 등의 문제가 세계 각국에서 중요시 된 지금, 오히려 원자력 발전은 친환경적 발전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학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팀은 이러한 원자력발전의 지속적인 운전을 위해 우라늄 자원 활용률을 증대시키고 고준위 폐기물량과 처분공간을 줄일 수 있는 소듐냉각고속로 설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연구기관들에서 진행중인 형태의 고속로 연구내용과 같은 방향 외에도, 보다 도전적인 설계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또한 미래 에너지 저장수단의 하나가 될 수소에너지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수소 생산은 물을 그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물로부터 수소를 얻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정 교수팀에서는 원자력을 이용한 고효율의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분해법과 고온의 열을 사용하는 열화학적 반응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공정을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구하고 있으며 고효율, 친환경적인 원자력수소생산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설및환경공학과

교량 상태를 확인하는 모니터링 시스템
교량 같은 대형 구조물 건설은 막대한 자본과 노동력, 수 년에 이르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교량은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상태를 검사해 주어야만 나중에 커다란 사고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이처럼 교량의 안전성과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교량 건전도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최근 들어서는 IT기술, 신소재 기술, 로봇공학 기술 등 여러 분야의 첨단 기술을 융합해 보다 우수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다.

정형조 교수, 스마트 무선센서를 이용한 시스템 개발
우리 학교 건설및환경공학과 정형조 교수팀은 스마트 무선센서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개발된 시스템을 우리나라의 장대 교량인 진도대교에 실제로 설치해 시스템의 장기적인 성능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미국, 일본의 대학과 공동으로 수행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네트워크 사업의 지원으로 우리 학교가 주관하고 있는 이 국제공동연구에는 서울대학교,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 일본 동경대학이 참여한다.

진도대교에는 지난 6월 초에 총 70개의 스마트 무선센서가 상판, 주탑, 케이블에 설치되어 가속도, 습도, 조도 등을 계측하고 있다. 8월 말에는 풍속계와 고감도가속도계 설치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수행했다. 측정 데이터를 이용해 교량의 특성을 파악한 결과 값이 매우 정확함을 확인했다. 현재까지 5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건전도 모니터링 시스템이 잘 운용되고 있으며, 보다 효과적으로 교량의 안전성을 검사하기 위한 다양한 후속, 심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정 교수는 “이 연구의 성공적인 수행을 통해 우리 학교가 장대 교량에 대한 스마트 건전도 모니터링 시스템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계공학전공

적외선 파장을 이용해 플라즈몬의 지속 시간을 늘리다
표면 플라즈몬(이하 플라즈몬)은 금속과 절연체가 만나는 접합 면에서 전자들의 집단적인 진동으로서 가시광선이나 적외선에 의하여 생성될 수 있다. 플라즈몬은 마치 입자처럼 행동하는데, 이를 생성하는 빛의 회절 한계보다 작게 만들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최근 칩 위에 집적시킬 수 있는 매우 작은 나노광학소자로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전자밀도 진동이 금속에서 흡수되어 급격히 사라진다는 단점 때문에 응용에 여러 제한이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 학교 기계공학전공 민범기 교수는 은으로 도금된 실리카 마이크로 광공진기 안에 적외선 파장의 빛이 플라즈몬의 형태로 오랫동안 갇혀 있다는 것을 보였다. 이를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동안 플라즈몬을 유지시킬 수 있다. 또한, 공진 파장에 따라 일반적인 절연체 내의 광파도 플라즈몬과 공존하는 것을 보였다. 플라즈몬의 파동과 광파를 광섬유를 이용해 분리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연구의 주요 성과이다. 민 교수는 “이 기술이나 원리가 앞으로 플라즈몬을 이용한 마이크로 나노레이저의 제작이나 양자광학 또는 나노광학소자의 제작에 적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기및전자공학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의 중심이 되다
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과 최경철 교수 연구실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투명 디스플레이와 같은 정보 디스플레이 소자와 표면 플라즈몬(이하 플라즈몬)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소자의 효율 향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최 교수 연구실을 중심으로 한 우리 학교 차세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융합센터(CAFDC)가 이공학분야 선도연구센터로 선정되어 광자 발광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기존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소자를 응용한 투명 디스플레이 개발에 관한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은 나노입자를 이용한  OLED의 발광 효율을 개선
나노 크기의 은 입자에서 발생하는 플라즈몬을 유기발광 다이오드(이하 OLED)에서 발생하는 빛과 결합시킴으로써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로 주목받고 있는 OLED의 발광 효율을 기존보다 75% 이상 개선한 신공정 원천기술을 우리 학교 나노종합팹센터와 공동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응용물리분야의 권위지인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지 4월호, 세계적 광학 저널인 옵틱스 익스프레스지 6월호에 발표되었다.

항공우주공학전공

모방형 날개짓 비행체 개발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도입하다
우리 학교 항공우주공학전공 한재흥 연구실은 새나 곤충, 박쥐와 같이 날갯짓 운동을 통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비행이 가능한 생체 모방형 날갯짓 비행체를 개발하는 일련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날갯짓 비행체는 매우 좁은 공간에서도 높은 기동성을 가지며, 낮은 비행속도에서 프로펠러보다 공기역학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최근 초소형 무인 비행체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날갯짓 비행체를 설계해 개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복잡한 물리 현상에 대한 모델링을 수행해, 그들의 상호 연계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유연한 날개 구조 및 날갯짓 운동학적 변수를 선정해주어야 한다. 한 교수 연구실에서는 세계 최초로 날갯짓 비행체의 유연한 날개 운동에 의해 발생되는 비정상 공기역학, 날개의 유연체 구조 동역학, 이들의 유체-구조 연계를 고려한 날갯짓 비행체의 비행 동역학적 특성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또한, 실제 날갯짓 비행체의 비행을 고속카메라로 촬영해, 영상 분석을 통해 비행 동역학적 특성을 살펴보고, 이를 연구실에서 개발한 통합 시뮬레이션 결과와 비교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한 교수는 이러한 노력이 자연계의 비행체와 같이 지능을 갖고 자동으로 비행해 감시,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날갯짓 비행체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생명과학과

김은준 교수, 시냅스 형성 원리를 밝혀
우리 학교 생명과학과 김은준 교수는 시냅스 형성 원리의 일부를 밝혔다. 시냅스란 두 신경세포가 만나는 지점으로서 신경물질의 전달이 일어나는 장소이다. 시냅스는 크게 전시냅스와 후시냅스로 나뉜다. 전시냅스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되고, 후시냅스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의 수용체가 신경전달물질에 반응해 전기 신호를 전달한다. 신경계에는 무수히 많은 종류의 신경세포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특정한 종류의 신경세포끼리 선택적으로 시냅스를 만들고 반응한다. 즉, 시냅스 형성은 특이적으로 일어난다. 이는 전시냅스 표면과 후시냅스 표면에 있는 세포접착단백질이 서로 특이적으로 상호작용함으로써 가능하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세포접착단백질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별로 알려진 것이 없었다. 올해 네이처뉴로사이언스지에 발표된 김 교수의 연구는 전시냅스의 LAR이라는 세포접착단백질이 후시냅스의 NGL-3이라는 세포접착단백질과 특이적으로 상호작용해 시냅스를 형성함을 보였다. 이 메커니즘은 뇌신경 회로의 형성 및 다양한 뇌질환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산업디자인학과

미디어랩, 이머징 테크놀로지 세션에 참가
우리 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이우훈 교수의 디자인미디어연구실(이하 미디어랩)은 올해 SIGGRAPH 콘퍼런스 이머징 테크놀로지 세션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가했다. 매년 이머징 테크놀로지에는 기술과 예술적인 영감이 접목된 혁신적인 상호작용하는 기술들이 데모의 형태로 소개된다. 올해 미디어랩에서는 크리스털 조이트로프와 디지털 데칼이라는 두 개의 작품을 전시했다.

3차원 공간으로 나타내는 애니메이션
크리스털 조이트로프는 일종의 3차원 애니메이션 디스플레이 장치다. 이 작품은 원형 탁자의 모양인데, 탁자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그만 크리스털 조각들이 3차원 공간을 날아다니는 입체적인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다. 3차원 조이트로프는 수많은 3차원 애니메이션 객체를 공간상의 특정 위치에 고정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지지대가 필요하고 제작이 어렵다. 크리스털 조이트로프는 레이저 내부조각 기술을 이용해 크리스털 디스크 안에 3차원 애니메이션 오브젝트를 직접 새겨넣음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정교하게 새겨진 입자를 포함하는 디스크가 회전할 때 주변의 발광 다이오드가 80Hz 정도로 점멸하며 선명한 3차원 애니메이션을 생성한다.

모니터 위에 그림을 문질러 이미지를 만들다
두 번째 작품은 우리 학교 전산학과 이기혁 교수 연구실과 협력해 완성한 디지털 데칼이다. 그래픽 이미지가 인쇄된 종이를 타블렛 모니터 위에 올려놓고 특수한 스타일러스로 문지르면 종이 위의 이미지가 곧바로 모니터 속에 빨려 들어가듯 복사된다. 디지털 데칼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판박이 스티커의 원리를 적용한 새로운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데칼은 타블렛 컴퓨팅 환경에서 스캐너를 대신해 그래픽 이미지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데에도 간편하게 사용될 수 있다.

생명화학공학과

초소형 인조곤충 눈 제조 방법을 개발해
우리 학교 생명화학공학과 양승만 교수팀은 콜로이드 입자의 자기조립 현상을 이용해 실제 곤충 눈의 수십 분의 일 크기의 초소형 인조겹눈구조를 실용적으로 제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지름이 수백nm인 균일한 고분자 구슬을 물속에 분산시키고서, 크기가 수십μm의 기름방울을 주입하고 물과 기름, 곤충 낱눈의 역할을 하는 고분자구슬렌즈 사이의 표면화학적 균형을 유지하면 고분자구슬이 물과 기름방울 사이의 경계면으로 이동한다. 그 후 혼합물을 기판 위에 뿌리면 기름방울이 반구의 돔 모양으로 변형된다. 이때 고분자구슬렌즈는 저절로 기름방울 표면 위에 촘촘히 육방밀집구조로 배열하게 된다. 이때 자외선을 기름방울에 쪼여서 기름을 고형화시킴으로써 초소형 인조곤충 눈 패턴을 제조할 수 있다.

수백개의 렌즈,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
수백 개의 고분자렌즈가 장착된 돔 구조의 초소형 인조곤충 눈 구조는 미세한 점광원으로부터의 형광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로 이용될 수 있다. 예컨대, 검출하고자 하는 바이오 물질이 형광 염료나 나노입자를 함유하는 경우 바이오 물질이 고분자렌즈에 결합하게 되면 형광신호가 효율적으로 인조 곤충 눈 구조의 중심부로 전달되게 된다. 이는 근접장에서의 효과적인 빛 커플링 현상에 의한 것으로 기존의 곤충 눈의 집광 원리와는 차이가 있다.
또한, 곤충 눈과 같은 돔 구조의 렌즈배열은 매우 넓은 영역에서부터 형광신호를 검출할 수 있게 한다. 이는 마치 곤충의 겹눈이 넓은 시야각을 갖도록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따라서 개발된 초소형 곤충 눈 구조는 환경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으므로 신약개발을 비롯해 극미량의 물질을 인식할 수 있는 초고감도 감지소자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이 연구의 주요 결과는 국제적 저명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지 10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했으며 특별히 주목해야 할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특히, 네이처 포토닉스지는 10월호에서 양 교수팀 연구의 중요성과 응용성에 주목해 ‘뉴스와 논평'에 하이라이트로 선정, 비중 있게 게재했다.

바이오및뇌공학과

레이저를 이용해 영상 촬영뿐 아니라 생체기능 조절도
우리 학교 바이오및뇌공학과 최철희 교수팀은 주로 생체 영상을 찍는 용도로만 사용되던 바이오광학기법, 특히 펨토초레이저를 이용해 생체기능을 조절하는 새로운 연구를 수행 중이다. 현재까지 대부분 알려진 레이저의 생체효과는 발열반응을 이용한 세포조직의 제거나 저출력 레이저를 이용한 비특이적인 생체기능 조절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으나 최 교수팀은 펨토초레이저에 특이적인 광화학반응을 통해 다양한 세포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혔다. 현재는 우리 몸에서 불수의적으로 조절되는 민무늬근세포의 수축을 조절함으로써 대뇌 혈관이나 방광을 조절할 수 있고,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국소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데 이용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이러한 펨토초레이저를 이용한 생체기능 조절 기술은 단순히 연구실 차원의 실험뿐 아니라 실제 임상에서 적용될 수 있는 신개념의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생체영상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영상 기술
또한, 최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근적외선 광학영상기법인 동적 형광영상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기존 생체 광학영상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상적용이 가능한 말초 혈류 진단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이러한 방법은 일차적으로는 당뇨병이나 동맥경화증과 같은 만성 질환에서 나타나는 혈관 합병증의 조기 진단과 치료 효과 판정 등에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앞으로 조직 혈관 장애와 관련된 많은 질병의 진단에 유용하게 사용되리라 기대된다. 이 관련 기술은 ㈜뷰웍스와 공동으로 임상적용이 가능한 하지혈류 측정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현재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의 인가를 위한 임상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과 보건산업진원원장상을 수여했다.

※ 학과 사정으로 원고를 보내지 못한 학과는 누락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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