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확산으로 광중합 형태 조절해 막대, 디스크, 원뿔 모양 등 여러 가지 3차원 구조 만들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가능

우리 학교 생명화학공학과 김신현 교수팀이 3차원 형상을 만들 수 있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13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미세한 칩을 만드는 포토리소그래피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란 감광성 고분자(Photo Resister, 이하 PR)와 자외선을 이용해 미세한 형상을 만드는 기술이다. 포토리소그래피 기술은 미세한 칩을 만들 수 있어 반도체공정 등 다양한 공정의 기초가 된다. 우선 PR을 고체 기판 위에 얇게 바른다. 그 후 투명한 부분과 불투명한 부분을 가진 포토마스크를 기판 위에 놓고 자외선을 쬐어준다. 자외선은 포토마스크의 투명한 부분만 통과할 수 있어 포토마스크의 투명한 영역 아래쪽에 있는 PR에서만 광중합이 일어난다. 다음으로 유기 용매를 이용해 광중합이 일어나지 않은 부분을 씻어내면 특정 패턴을 만들 수 있다.

기존 방법은 3차원 구조 만들지 못해
하지만 지금까지 사용된 포토리소그래피 기술은 고체 기판 위에 2차원적인 형상밖에 만들 수 없었다. 빛의 직진하는 성질 때문이다. 자외선이 기판에 수직 방향으로 내리쬐므로 기판 위에 만들어지는 형상도 기판에 수직인 모양이 된다. 이에 김 교수팀은 산소를 이용해 3차원 형상을 만드는 법을 개발했다.

PR의 중합 현상을 방해하는 산소
지금까지 산소는 포토리소그래피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여겨졌다. 산소가 광중합*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PR이 자외선을 쬐면 PR 안에 있던 광 개시제(Photo Initiator)가 라디칼을 만든다. 광중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이 라디칼이 고분자의 단량체와 결합해야 한다. 하지만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 라디칼은 산소와 우선 반응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에서는 산소 확산계수가 낮은 물질을 사용해 반응 부위로 산소가 잘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기존 방식은 구조가 위쪽으로 자라나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 포토리소그래피를 진행하는 경우, 자외선을 쬔 부분에서 생성된 라디칼이 주변의 산소와 반응한다. 따라서 자외선을 쬔 부분의 산소 농도가 낮아져 산소가 확산된다. 일반적인 공정에서는 확산이 일어나지 않도록 산소 확산속도가 느린 물질을 이용해 산소 농도 기울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경우 기판 아래쪽에서 자외선을 쪼여주면 빛을 세게 받는 아래쪽부터 구조가 형성돼 위쪽으로 자라난다.

성장하는 구조를 바꾸는 산소 확산
김 교수팀은 산소 확산속도가 충분히 빠른 상황에서 포토리소그래피를 진행하면 광중합으로 만들어지는 구조의 성장 모습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선 산소가 양옆 방향에서만 확산해 들어오는 경우 광중합 구조는 중앙에서부터 얇은 막대 모양으로 생성돼 양 옆으로 자란다. 산소 확산이 일어나며 상대적으로 산소농도가 낮은 중앙 영역에서부터 광중합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산소 확산 조절해 다양한 구조 만들어
이후 김 교수팀은 양옆과 더불어 위쪽에서도 산소가 확산될 때 포토리소그래피로 인해 형성되는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연구했다. 이 경우 구조의 모양이 뿔 형태로 자라난다. 기판과 수직적인 구조만 만들 수 있었던 기존과 달리 경사를 지닌 구조를 기판 위에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포토마스크의 투명한 부분이 어떤 모양이냐에 따라 삼각뿔, 원뿔 등 다양한 형태를 만들 수 있다. 김 교수팀은 이와 같은 세 가지 성장 방식을 조합해 다양한 3차원 형태의 포토리소그래피 구조를 만들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포토리소그래피로 여러 형상을 만들 수 있게 해 포토리소그래피를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김 교수는 “아직 우리가 원하는 모양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기존의 포토리소그래피가 2차원에 국한돼 있었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3차원 형상을 만드는 가능성을 연 것이다”라고 의의를 밝혔다.

 

광중합*
빛에 의해 단량체가 고분자를 만드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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