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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자, 파동의 눈으로 자연의 모습을 담아내다
[406호] 2015년 05월 19일 (화) 권민성 기자 bnt2080@kaist.ac.kr

오는 2017년에 ICNS(International Conference on Neutron Scattering)가 대전에서 열린다. ICNS는 4년마다 열리는 중성자 산란 연구 분야의 세계 최대 학회로, 우리나라가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우리가 세계적인 수준의 중성자 과학 연구 시설과 성과를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성자 과학은 중성자로 물질의 내부 구조와 그 속에서 일어나는 운동을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물질과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는 학문이다. 또한, 2010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하나로 냉중성자 연구 시설이 가동된 이후 우리나라에서 중성자 과학을 연구하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중성자 과학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자의 비밀, 중성자를 발견하다
중성자는 1932년 제임스 체드윅이 발견한 전하가 없는 핵자(Nucleon)다. 그 후 중성자의 특성을 이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1994년 버트럼 브록하우스와 클리퍼드 슐은 중성자 산란을 이용해 물질의 구조와 움직임을 조사하는 방법론을 정립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는 현재 물질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우수한 성능을 발휘해 다양한 분야에서 중성자를 활용하고 있다.
앞 문단에서 언급했듯이 중성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을 띤다. 이는 중성자가 다른 입자 또는 물질이 만드는 전기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중성자는 물질 깊숙이 투과해 물질 내부를 관찰할 수 있다. 한편 중성자는 스핀이라는 물리적 성질 때문에 자성을 가져 자성 물질과 상호 작용한다. 우리는 이 두 특성 덕분에 중성자를 이용해 물질 연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갖는 중성자
우리가 중성자로 물질을 관찰할 수 있는 이유는 중성자가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기 때문이다. 중성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과 부딪혀 회절하며, 이 과정에서 이중 슬릿 실험과 유사한 원리로 중성자가 만드는 간섭무늬(Interference Pattern)가 생긴다. 이중 슬릿 실험에서 슬릿을 통과하는 파동의 파장, 두 슬릿 간의 거리, 각 슬릿의 너비를 조절하면 간섭무늬가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즉, 중성자의 파장과 중성자 빔이 물질을 통과하며 만든 간섭무늬를 조사하면 그 물질의 내부 구조를 관측할 수 있다. 이는 X선을 이용한 방법과 원리가 거의 같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슐은 이를 이용해 물질의 원자 배열 및 스핀을 관측하는 기술을 정립했다. 우선 해야 할 것은 원하는 파장을 가진 중성자를 생산하는 일이다. 중성자는 X선처럼 그 파장에 따라 관측할 수 있는 구조의 크기가 달라져서 연구 주제에 따라 중성자의 파장을 조절해야 한다. 이때 중성자의 파장은 그 에너지에 반비례하므로, 중성자의 에너지를 조절해 우리가 원하는 파장을 갖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원자 정도 크기인 정도의 물질을 측정할 때는 비교적 에너지가 큰 열중성자(Thermal Neutron), 수 nm 범위 내 물질을 측정할 때는 에너지가 작은 냉중성자(Cold Neutron)를 사용한다.

에너지 변화로 물질 관측할 수 있어
또 다른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브록하우스는 중성자 산란을 이용해 미시 세계에서 일어나는 물질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방법을 정립했다. 이는 중성자가 물질과 충돌해 발생하는 에너지 및 운동 방향 변화를 측정해 이뤄진다. 중성자가 물질과 충돌한 뒤 운동 방향과 에너지가 변했다면 물질과 상호 작용했기 때문이다. 즉, 중성자는 물질과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속력, 방향, 에너지의 크기가 변한다. 따라서 중성자를 물질과 충돌시킨 뒤 산란된 중성자를 측정하면 물질 안의 입자 또는 입자의 스핀이 어떤 운동을 하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 이 방법 역시 연구 분야에 따라 입자가 갖는 에너지가 다르므로, 중성자가 갖는 에너지를 조절해 연구에 사용해야 한다.

중성자를 다루기 위한 대형 시설
앞서 살펴보았듯이, 중성자를 잘 다루어 활용하면 유용한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중성자를 다루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우선 중성자는 양성자와 함께 원자핵을 구성하는 입자이므로, 중성자를 사용하려면 원자 속에서 꺼내야 한다. 이때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핵 분열(Nuclear Fission)과 핵 파쇄(Nuclear Spallation)로 나뉜다. 핵 분열은 원자핵이 중성자를 흡수하게 해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어 두 개 이상의 핵으로 분열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며, 핵 파쇄는 양성자를 원자와 빠른 속력으로 충돌하게 해 원자핵을 분해하는 방법이다. 두 방법 모두 높은 효율로 중성자를 얻을 수 있어 대부분의 중성자 연구 시설에서 활용하고 있다.
다음 과정은 중성자의 에너지를 조절하는 것이다. 핵 분열과 핵 파쇄 모두 처음에는 열중성자보다 큰 에너지를 가진 중성자를 생산하므로, 이를 열중성자로 만들어 연구에 사용하려면 물 등의 감속재 및 냉각재와 충돌시켜 에너지를 빼앗아야 한다. 냉중성자를 만들려면 물로 감속해 만든 열중성자를 액체 수소로 다시 감속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성자를 생산한 원자로에 관을 연결해 중성자가 빠져나올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면 중성자 빔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시설을 비롯한 중성자 연구 시설을 지으려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필요해 몇몇 국가만이 국가 연구소에 대형 중성자 연구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하나로 연구용 원자로는 그중 하나다. 이러한 시설은 중성자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선을 막기 위한 안전 기준을 따라 제작되고 운영된다.

높은 중성자속으로 연구 효율 올려
현재도 중성자 연구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우수한 중성자 연구 시설의 기준 중 하나는 중성자속(Neutron Flux)이다. 중성자속은 단위 시간 동안 단위 면적을 통과한 중성자의 개수다. 이때 중성자를 생산하는 시설의 중성자속이 높으면 몇 가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첫 번째는 크기가 작은 물질도 관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질과 반응하는 중성자 빔의 면적이 좁더라도 충분히 많은 중성자의 간섭무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측정의 정밀도가 증가한다.
두 번째는 측정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성자는 파동이므로, 선속이 낮은 중성자 빔으로도 간섭무늬를 관찰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정확한 간섭무늬를 얻으려면 많은 실험을 통해 평균값을 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중성자속이 낮은 시설을 사용하면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난제 해결하기 위해 활용되는 중성자
이처럼 과학자들은 중성자로 물질 속 원자들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물질의 성질을 이해해야 하는 대부분 분야에서 활용되었다. 그 예로 중성자를 사용한 기술은 생체 분자 분석, 탄소나노튜브 등 나노 물질 연구, 고강도 신소재 개발 등에 사용되었으며, 최근에는 연료 전지 소재 개발, 수소 저장 물질 연구 등에서도 활발히 쓰이고 있다.
그중 하나인 수소 저장 물질 연구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최근 수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퍼지고 있다. 하지만 수소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데 적합한 물질을 찾지 못해 관련 연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물질의 성질을 연구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필요하다. X선은 수소를 잘 감지하지 못해 관련 연구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하지만, 중성자는 수소와 충돌함으로써 수소의 존재를 정확히 알 수 있어 현재 해당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성자는 미시 세계를 관찰하기 위한 도구다. 우리는 이를 이용해 물질의 구조와 그 기능이 서로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해하려 한다. 이것이 성공하면 물질의 구조를 변형해 우리가 원하는 기능을 가진 물질을 만들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중성자를 활용해 연구하고 있다. 우리 학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최성민 교수는 “최근 에너지 저장, 물질의 경량화, 생명 현상의 이해 등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어 중성자 과학이 해당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라며 중성자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NIST
NIST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다. NCNR은 중성자를 이용한 연구를 담당하는 NIST의 기관이다.
NCNR에서 운영하는 시설은 대부분 냉중성자를 이용한다. 이들은 중성자의 전반사를 통해 원자로에서 냉중성자를 추출해 사용한다.
열중성자를 이용한 시설들은 원자로에서 열중성자를 직접 추출해 사용한다. 이 시설들은 물성 조사보다는 방사선 계측, 중성자의 성질 연구 등에 쓰인다.

ILL
ILL은 프랑스에 있는 중성자 연구 시설로, 세계 각국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국제적인 연구 기관이다. 처음에는 프랑스, 독일, 영국이 주도해 제작했으며, 후에 12개의 나라와 제휴를 맺었다.
ILL에서는 주로 응집물질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핵화학, 재료 물리학 등 기초 과학 연구가 많이 진행된다. ILL은 각국의 과학자들에게 40여 개의 시설을 이용한 중성자 시설을 제공한다.

JAEA
JAEA는 일본원자력연구소 JAERI와 핵연료사이클개발기구 JNC가 병합되어 설립된 원자력 연구 기관이다. JAEA의 소속 기관인 QuBS는 X선, α선, β선, γ선, 중성자 등 방사선을 다루는 기관이다.
QuBS가 보유한 중성자 연구 시설에는 핵 융합을 이용하는 연구로 JRR-3와 핵 파쇄를 이용하는 J-PARC 등이 있다. QuBS는 이러한 시설을 환경 및 에너지 연구, 물성 연구, 의료 관련 연구, 방사선 기술 발전 등에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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