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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함께한 인류, 빛이 전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405호] 2015년 05월 06일 (수) 제원호 교수 whjhe@snu.ac.kr

 

   
▲ ⓒ 김하경 기자

인류가 빛에 관심을 가진 것은 꽤 오래전부터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수많은 실험을 거쳐 빛을 연구했으며, 이는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다주었다. 이에 세계인들은 빛과 함께한 우리의 역사를 기념하며 2015년을 ‘빛의 해’로 선포했다. 친숙하면서도 아직은 베일에 싸여있는, 빛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2015년, 유엔이 지정한 빛의 해
올해는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이하 유네스코)가 제안하고 2013년 12월 제68차 국제연합(United Nations, 이하 유엔) 총회에서 결의한 ‘세계 빛과 빛 기술의 해’다. 2015년은 물체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빛이 물체에 반사된 결과라고 처음 주장한 아랍인 학자 알하이삼의 ‘광학의 서’ 출판 1,000주년, 과학적인 빛의 법칙을 정립한 맥스웰의 전자기파 이론 발표 150주년, 우주론의 근간인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 발표 100주년, 광섬유 연구 50주년, 그리고 레이저 발명 50여 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다. 이에 따라 유엔은 빛을 이용한 광기술이 인류의 삶 및 사회 발전에 중요한 이바지를 한다는 점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올해의 과학기술분야로 광학을 선정한 것이다.

올해 유네스코는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1월 19일부터 일주일 동안 ‘세계 빛의 해’를 공식 선포하는 성대한 행사를 열었고, 국내에서도 지난 3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빛의 해 선포식 및 기념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또한,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와 학술 대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빛은 인류와 공존해
빛에 대한 이해는 물리학의 발전과 그 맥락을 함께 했다. 빛에 대한 이해는 뉴턴의 입자설(1672년), 하위헌스의 파동설(1690년), 아인슈타인의 광자설(1905년) 등을 거쳐 20세기 초 양자역학의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duality)으로 확립되었다. 한편 시간과 공간이 물질(중력)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빛의 개념을 이용한 생각실험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시간과 공간의 상대적 개념을 처음으로 정립한 특수상대성이론(1905년)도 움직이는 관찰자에게 빛이 어떻게 관측되는가를 생각하면서 탄생했다.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빛
일반적으로 빛은 광속(초당 약 30만km)으로 움직이는 모든 전자기파를 일컫는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장파장의 라디오파, 마이크로파, 테라파, 적외선과 단파장의 자외선, 엑스선, 감마선도 모두 다양한 모습의 빛이다. 빛은 자연과학, 공학, 의학 등 전반적인 과학기술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엑스선은 공항에서 짐 검색에 사용되는데, 이 같은 단파장의 빛은 미시세계 현상들의 관찰할 수 있게 해 어떤 과정을 통해 생명이 유지되는지, 어떻게 병원균을 정복할 수 있는지 등의 근본적인 과학적 질문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실제로, 오늘날 우주를 이해하는 단서도 대부분 별빛으로부터 얻고 있다.

빛은 자연계 어디에나 존재하며 일상생활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다. 해지는 저녁 노을, 무지개, 푸른 바다, 식물과 동물이 지니는 아름다운 다양한 색깔 등이 그것이다. 무지개는 햇빛이 공기 중의 빗방울에 의해 굴절하여 나타난 것이고, 저녁 노을은 대기 중의 먼지 입자들이 햇빛을 반사하여 보이는 현상이다. 이른 아침 해 뜰 때보다는 해 지는 저녁에 입자들의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저녁 노을이 더 화려하고 장엄하게 보인다. 녹색을 띤 식물은 햇빛이 지닌 빛에너지를 화학적 에너지로 변환시켜 생명을 유지하는 동시에 인간에게 필요한 산소와 탄수화물을 공급하는 광합성 작용을 한다.

인류는 빛에서 다양한 혜택을 얻어
햇빛과 같은 자연광과 달리 매우 정밀한 특성을 갖는 인공적인 레이저빛도 있다. 발명된 지 50여 년이 지난 레이저는 수많은 현대인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될 만큼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편의점에서 물건의 가격을 스캔하거나 비디오 플레이어를 작동하는 등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레이저의 도움으로 이루어질 정도다. 실제로 레이저 기술은 레이저 포인터, 레이저 금속 절단기, 레이저 의료 진단 및 시술, 현미경 등에 쓰이고, 나아가 광통신, GPS, 항해기술, 정보 저장, 암 진단, 가공 및 제조 기술, 환경 및 오염 측정, 클린 에너지, 농업, 건축, 군사, 안보, 오락, 건강, 자연보호 등에 모두 필수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빛은 예술과 문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회와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건축물 조명, LED, 밤하늘이나 무대를 수놓는 레이저 쇼, 사진 및 동영상, 예술작품 보존 및 재현 등이 빛이 활용된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빛은 인간의 사회생활 및 산업 전반에서 사용되며, 이를 응용한 미래산업의 분야 또한 무궁무진하여 앞으로 기술문명의 발전 및 삶의 질 향상에 더욱 지대한 이바지를 할 것이다.

빛이 가지는 절대성
이와 같이 빛은 우리에게 친숙하고 매일의 삶의 영역에서 쉽게 접하는 등 ‘물질적’인 특성을 갖지만, 빛은 여전히 일반상식으로 이해하거나 경험하기 어려운 매우 신비한 ‘비물질적’인 특성들을 지니고 있다. 늘 우리 주위에 변함없이 함께 하는 동반자로서의 빛이, 바쁘게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말 없이 들려주는 인생의 의미도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하다. 모든 다른 물질과 달리 빛만이 가지는 특별한 성질들 중에 우선 빛은 ‘절대성’을 지니고 있다. 빛은 우주만물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이 때문에 빛의 속도는 모든 물질이 갖는 속도의 절대적인 한계값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개인적이고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가치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인간에게 빛은 절대적인 존재와 가치를 보여준다.

빛은 유일한 존재로서 교훈을 전해
나아가 빛의 속도는 유일하게 상대속도의 개념이 적용되지 않고 모든 관찰자에게 동일한 값으로 측정되며 그 값은 항상 일정해 변하지 않는다는 ‘유일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특수상대성 이론의 근간이 되며 우주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갖게 해준 개념이다. 다양성이 지배적인 현대 사회 속에서 유일성의 존재는 사회를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상호보완적인 매개체가 아닌가 한다. 다양한 민족들이 모여 하나의 국가를 이룬 미국에서 사용되는 동전에는 ‘E pluribus unum’이라는 라틴어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Out of many, one’이라는 뜻으로 미국 사회를 묶어주고 있는 정신일 것이다.

초월적 존재인 빛이 지니는 영원성
그리고 빛은 시간적인 ‘영원성’을 내재하고 있다. 이 지구상에서 시간은 늘 변하고 상대적이며,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흐르지만, 빛에게 시간은 정지해 있다. 빛에게 과거, 현재, 미래는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순간, 즉 ‘영원한 현재’로 모아지는 것이다. 예컨데, 1987년에 발견된 초신성은 지구에서 17만 광년 떨어져 있는데, 이는 이 별을 출발한 별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데까지 지구 시간으로 17만 년이 걸렸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빛과 함께 여행하는 가상의 우주선 안에서는 별을 출발해서 지구에 도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0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단지 짧은 시간이라는 길이의 문제뿐만 아니라, 빛 안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정지되고 시간이란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빛은 시간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빛은 지구 상의 시간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물질적’인 존재이면서, 동시에 시간을 벗어난, 시간 밖의 ‘비물질적’ 즉, 초월적인 존재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듯 땅만 상대하고 살아가는, 그래서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운명인 것처럼 생각하는 현대인에게 빛은 더 높은 차원의 영역이 있음을 묵묵히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빛은 오늘도 변함없이 우리 현대인에게 따스함과 생명을 비추면서도 그의 내재한 절대성, 유일성, 영원성에 대해서도 매일 속삭이는 메신저와 같다.

   

▲ NASA에서 빛의 해를 기념하며 배포한 사진

/ NASA/CXC 제공

빛의 해를 기념하는
5월의 국내 행사

Advanced Lasers
and Their Applications
(5월 6일 ~ 5월 9일)
레이저 기술과 활용에 관한 워크숍이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KAL 호텔에서 열린다

Metrology
- Measurements and Light
(5월 20일)
세계 측정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대전광역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개최된다

The 5th Asia Pacific
Optical Sensors Conference
(5월 20일 ~ 5월 22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SPIE, OSA, IEEE Photonics Society의 지원을 받은 회담이 열린다

Workshop
on Optical Technologies
(5월 20일 ~ 5월 22일)
청주대학교 대천수련원에서 광학 기술을 주제로 한 워크숍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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