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폴리스 20년 수의계약, 공정한 계약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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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폴리스 20년 수의계약, 공정한 계약이었나
  • 김동관 기자
  • 승인 2015.05.05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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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폴리스는 학교 구성원의 안전과 학교의 질서 유지에 목적을 두고 있다. 학교가 직접 캠퍼스폴리스를 고용하고 관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용역 업체에 캠퍼스폴리스 관리를 위탁한다. 그런데 캠퍼스폴리스가 발족한 1996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우리 학교는 캠퍼스폴리스 용역을 수의계약을 통해 ‘(주)대덕개발’이라는 단 한 개의 업체에 맡겼다. 본지는 캠퍼스폴리스 용역이 입찰경쟁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배경과 법리적 정당성을 살펴보았다.


수의계약이란 무엇인가

우리 학교 용역 계약은 원칙적으로 일반경쟁계약 방식을 따른다. 계약담당자가 입찰을 공고하고 자격을 갖춘 모든 업체가 경쟁해 학교에 가장 유리한 업체를 낙찰한다. 이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을 기초로 한 ‘계약업무요령’을 따른 것이다. 이를 통해 계약의 투명성, 신뢰성,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계약업무요령상 총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일반경쟁계약이 아닌 다른 형태의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그중 하나가 수의계약이다.

수의계약은 경쟁을 통하지 않고 계약담당자가 일방적으로 업체를 선택해 계약하는 방식이다. 수의계약이 이루어질 시 계약담당자가 업체와 결탁해 부정을 저지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따라서 우리 학교는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사유를 계약업무요령에서 정하고 있다.


캠퍼스폴리스 용역의 수의계약 근거

학교 당국은 캠퍼스폴리스 수의계약의 근거로 국가계약법 제26조제1항의 제1호 및 제2호 그리고 계약업무요령 제33조제2호가목 및 제10호를 들었다. 캠퍼스폴리스의 업무가 일반 경비업무의 그것을 초월해 특정 업체와의 계약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총장이 수의계약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학교의 용역 계약을 맡은 구매팀은 “KAIST는 1996년에 국내 최초로 캠퍼스폴리스 제도를 도입했다”라며 “캠퍼스폴리스 제도는 국내 타 연구기관이나 대학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을 수 없는 고유제도다”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 학교가 연구중심대학인 점 ▲재학생이 전부 기숙사에 거주한다는 점 ▲24시간 운영된다는 점을 들어 캠퍼스폴리스의 용역은 우리 학교를 잘 알고 있는 업체가 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주)대덕개발은 우리 학교에서 경비와 사감으로 근무하던 직원이 퇴직한 후 설립한 회사다. 

▲ ⓒ 신진솔 기자


캠퍼스폴리스의 특수성 모호

캠퍼스폴리스 용역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한 것에 대한 학교의 답변은 캠퍼스폴리스 업무에 현재 용역을 맡은 (주)대덕개발의 특수한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주)대덕개발만이 캠퍼스폴리스 용역을 맡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캠퍼스폴리스의 업무는 ▲캠퍼스 안녕 및 질서 유지 ▲방재센터 감시업무 및 소방업무 보조 ▲캠퍼스 건물 내외부 방범 및 방화 순찰 ▲교통안전 지도단속 ▲응급환자 후송 및 구급활동 등이다. 이는 일반적인 경비업무와 문언상으로 유사하다. 또한 (주)대덕개발 누리집에서 사업영역을 캠퍼스폴리스와 일반경비 용역을 나누어 설명하고 있지만 캠퍼스폴리스의 업무를 교내에서 일어나는 일반 경비 업무 정도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다른 경비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만약 다른 경비용역업체가 캠퍼스폴리스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부족함이 증명되지 않았다면, 학교는 (주)대덕개발과 수의계약을 함으로써 이들의 경쟁을 배제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구매팀은 캠퍼스폴리스의 업무부담, 근무 위험도,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경비업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캠퍼스폴리스는 투철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각종 상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숙달된 능력이 요구된다”라며 캠퍼스폴리스 업무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 ⓒ 신진솔 기자


역대 임원진에 퇴직 직원 포진
처장급 퇴직 직원 사내이사 등록

우리 학교는 1993년까지 경비와 사감을 직영으로 운영했지만, 1993년 기관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직영에서 용역 업체를 통한 운영으로 바꾸었다. (주)대덕개발은 경비와 사감으로 근무하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직한 직원이 설립한 회사다.

따라서 (주)대덕개발의 이사 및 감사진에 우리 학교 퇴직 직원이 포진해있다. 2005년까지 (주)대덕개발의 이사 및 감사진 중 우리 학교에 근무했던 직원은 총 3명이다. 또한 현재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고 모 씨는 1999년 행정처장, 2005년에 행정처 자문역(행정처장급)을 역임한 후 퇴직했다. 행정처는 용역을 포함한 계약을 담당하고 있는 구매팀의 상위 부서다.

캠퍼스폴리스 용역의 연간 계약금액은 2억에서 3억 사이에서 결정된다. 퇴직한 직원이 임원으로 있는 업체와 1996년부터 20년 동안 수의계약을 한 것이다.


한편, 강성모 총장은 취임 후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입찰경쟁계약을 장려하고 있다. 구매팀은 본지 취재 시작 이후 이러한 학교 정책 기조에 맞게 2017년부터 캠퍼스폴리스도 경비나 사감과 마찬가지로 입찰경쟁계약을 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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