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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져 나오는 석유 자원, 세계 경제에 변화 가져올까
유가 하락의 주 원인은 과잉 공급, 불확실 요소 많아 변동 예측하기 힘들어
[403호] 2015년 03월 17일 (화) 권민성 기자 bnt2080@kaist.ac.kr
   
 

1960년대 중반, 석유는 산업혁명을 이끈 석탄을 제치고 인류의 주된 에너지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그 후 세계는 제1, 2차 석유 파동 등 여러 사건을 겪고 석유의 영향력을 확인했으며, 유가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그러던 중, 작년 하반기부터 유가가 급격히 하락해 관심이 쏠렸다. 유가가 왜 떨어졌는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많은 이에게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유가 하락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에너지의 왕, 석유
석유는 20세기에 이르러 엄청난 환영을 받았다. 1913년 석유화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로 1950년대에 플라스틱이 일반 가정에 보급되었으며, 자동차 생산이나 에너지 공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석유를 요구했다. 1948년 인류가 하루에 소비한 석유는 930만 배럴 정도였으나 1973년에는 5,600만 배럴(약 90억 L)까지 치솟았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공급, 수요가 잘못되면 충격 발생해
하지만 당시에는 석유가 부족하지는 않았다. 전 세계 산유국에서 석유를 과잉 생산했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가 집중적으로 매장되어 있는 중동 국가들은 엄청난 양의 석유를 추출했으며, 그 결과 사우디아라비아산 경질유의 가격은 1950년 배럴당 2달러에서 1970년 1.21달러까지 떨어졌다.
20세기 후반에는 산유국에서 공급이 줄어 발생한 제1, 2차 석유 파동 때문에 1980년 말에는 사우디아라비아산 경질유 가격이 배럴당 42달러까지 상승했다. 당시 석유를 계속해 사용하던 선진국은 물가가 상승하고 경기가 후퇴하는 등 위기를 겪었으며, 석유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큰 타격을 받았다. 그 후 2008년 금융 위기가 닥쳤을 때는 세계 경제가 불안정해 석유 수요가 급격히 줄어 유가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유가
(※두바이유 가격 기준)
작년 상반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했다. 유가가 급격히 하락한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다. 작년 12월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까지 떨어졌으며, 1월 45달러 근처에 도달했다. 현재 3월 12일 유가는 약 56달러로, 이전보다 유가가 조금은 회복된 상태다.
이번 유가 하락세는 2008년 금융 위기 때보다 더 심하다는 평가가 많다. 작년 유가 하락률은 50% 정도로 2008년 유가 하락률인 77%보다 낮지만, 당시 세계 경제가 매우 불안정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번 사태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공급자, 수요자 측 문제와 그 외 다양한 요인이 동시에 일어나 벌어진 사태라고 판단했다.

 

   
 

유가 하락 가져온 석유 과잉 공급
: 안정된 중동

최근 유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석유 공급의 증가다. 작년 상반기에는 중동 국가나 남수단 등 산유국의 정세가 불안정해 석유를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했다. 실제로 작년 6월 ISIS(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가 이라크 내전을 일으킨 후에는 유가가 배럴당 115달러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가 비교적 진정되어 원유 생산이 회복되었고, 여러 나라가 이라크 내전에 개입해 원유 공급이 보다 원활해졌다.

유가 하락 가져온 석유 과잉 공급
: 셰일 오일

게다가 북미 지역에서는 석유의 대체재인 셰일 오일을 계속해 생산하고 있다. 셰일 오일은 생성된 뒤 셰일 암석층에 갇혀 있는 원유다. 원유가 지표면에 가까운 곳에 고여있으면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 추출하는 기존 방법으로 얻을 수 있다. 이와 달리 셰일 오일은 한 곳에 고여있지 않고 암석층에 흩어져 있어 수직 시추뿐만 아니라 수평 시추도 병행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셰일 오일은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하고 있어 유가가 높을 때 원유의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셰일 오일이 전체 원유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지만, 높은 가격의 석유를 대체할 자원을 공급해 유가를 낮췄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과한 공급 외에도 요인은 다양해
최근 불안정한 세계 경제도 유가 하락에 한몫했다. 전 세계 선진국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중국이나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의 성장세도 둔화되어 작년 하반기 석유 수요 증가세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이는 자연스럽게 석유 거래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 외에도 달러의 가치가 높아져서 유가가 하락한 측면도 있다. 석유의 거래 수단은 달러이므로,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면 유가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경제에 좋은 영향 미치는 유가 하락
이번에 발생한 유가 하락은 많은 나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 구입에 소비할 자금을 절약할 수 있어 실질적인 가계 소득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오세신 부연구위원은 “석유 가격은 낮아질수록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된다. 단기적으로는 경제가 타격을 입은 것처럼 보이더라도, 시간이 흘러 그에 적응되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많은 산유국은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러시아, 중동 국가, 베네수엘라 등 석유 수출이 국가 수입의 큰 비율을 차지하는 국가들은 재정 수입이 감소하고 경제가 악화되어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 크다.
특히 대표적인 석유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이번 사태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의 수요자 측보다 공급자 측이 유가 변동에 미친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유가가 공급자 측 요인 때문에 하락한 경우, 즉 석유 공급이 증가해 유가가 떨어진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증가하고 물가상승률이 하락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유가가 수요자 측 요인 때문에 하락한 경우, 즉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어 석유 수요가 감소해 유가가 떨어진 경우 우리나라도 그에 영향을 받아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IMF(International Monetary Fu -nd)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주된 원인은 원유 생산량 증가이므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경제 전망이 조금 더 밝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하기 힘든 유가 변동
하지만 앞으로 원유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는 미지수다. 이란 핵 협상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되면 이란이 핵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서방 국가들이 이란산 석유 판매 제재를 완화해 석유 공급이 크게 늘어난다. 반대로 협상이 부결되면 석유 공급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감소할 수 있어, 이란 핵 협상은 앞으로 유가의 추세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현재 이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협상의 결말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어 유가가 어떻게 변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유가 하락이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일반 가정에 미치는 영향은 간접적이다. 원유의 가격이 하락해 얻는 이득은 일차적으로 기업이 얻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이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등 생산 비용이 감소해 얻은 비용을 다른 경제 주체에게 분배하면 가계나 정부가 이익을 취할 수 있다. 가계의 구매력이 높으면 내수 경기가 활성화되므로, 이번 유가 하락에서 얻은 이익을 기업이 상당 부분 분배하면 경제 활성화에 좀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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