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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에서 쉽게 분해되는 물질로 세포 보호하는 유기 박막 합성
효모를 실험해 인공 막이 쉽게 분해되며, 이를 활용해 세포 증식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 의학 및 생명공학계에서 주목받아
[402호] 2015년 03월 03일 (화) 권민성 기자 bnt2080@kaist.ac.kr

우리 학교 화학과 최인성 교수, 이영훈 교수 공동 연구팀은 원할 때 분해할 수 있는 인공 세포막을 개발했다. 최근 의학에서 치료제를 막으로 둘러싸거나 생명공학에서 세포를 보호하는 등 세포를 막으로 감싸는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때까지 제작된 인공 세포막은 잘 분해되지 않아 활용하기 힘들었다. 이번 논문은 작년 11월 10일 <앙케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의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 유기 박막을 만들고 분해하는 과정/최인성 교수 공동 연구팀 제공

부서지지 않았던 기존의 인공 세포막
인공 세포막을 만들려는 연구는 2000년대 초반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초기에 제작한 인공 세포막은 정전기적 인력으로 세포 표면에 부착되었다. 세포 표면은 일반적으로 (-) 전하를 띠므로, (+) 전하를 띠는 폴리머(polymer)를 제작한 뒤 세포 표면에 폴리머를 쌓아 막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만든 기존의 인공 세포막은 잘 분해되지 않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적이었다.

활용하기 어렵고 제작 시간이 길어
인공 세포막이 잘 분해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당시 제작된 인공 막이 부서지지 않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초기 연구에서는 세포를 유기물로 만든 박막(thin film)으로 감싼 뒤 그 위에 무기물을 쌓아 막을 만들고, 그 안에 있는 세포를 죽여 인공 세포막을 만드는 방식을 사용했다. 따라서 그때는 막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으며, 연구자들은 쉽게 분해되지 않는 막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세포막이 쉽게 분해되지 않으면 치료제를 원하는 부위에서 활성화할 수 없고, 개량하고자 하는 세포의 막을 없애기 힘들어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막으로 둘러싸인 세포가 죽지 않으면서 쉽게 분해할 수 있는 인공 막을 요구했다.
기존의 인공 박막은 제작 시간이 길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일단 폴리머가 (+) 전하를 띠면 세포 표면에 순식간에 달라붙을 수 있지만, (+) 전하를 띠는 폴리머를 만드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산성에서 빨리 분해되는 TA-Fe(Ⅲ)
최 교수 공동 연구팀은 타닌산(tannic acid, TA)과 철 이온(Fe³⁺)으로 박막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타닌산은 하이드록시기(-OH)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 수소 결합을 쉽게 할 수 있으며, 철 이온과 만나면 배위 결합(coordination bond)을 해 새로운 화합물을 만든다. 따라서 타닌산과 철 이온을 세포 표면에서 반응시키면 세포에 박막을 입힐 수 있다. 또한, 타닌산과 철 이온 간의 결합은 약한 산성에서 빠르게 끊어지는 특징이 있어 이렇게 만든 박막을 쉽게 제거할 수도 있다. 게다가 두 물질의 결합도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제작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효모 이용한 실험으로 효과를 증명해
최 교수 공동 연구팀은 타닌산과 철 이온으로 만든 박막은 언제든 분해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세포 증식을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밝혔다. 먼저 최 교수 공동 연구팀은 박막을 씌운 효모 세포에 산성 용액을 처리한 뒤 도말법을 사용했다. 도말법은 세균 콜로니를 검출할 때 쓰는 방법으로, 평평한 판에 있는 배지에 세균을 배양해 콜로니를 얻을 수 있다. 이때 세균이 배지에서 콜로니를 형성하려면 배지에 닿아야 하므로, 효모 세포의 박막을 제거해야 효모 콜로니를 얻을 수 있다. 실험 결과 산성이 높아질수록 콜로니가 많이 검출되었으며, 이는 pH를 조절해 쉽게 박막을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세포 증식을 제어할 수 있는지 측정하는 실험에 사용된 지표는 미생물의 증식 속도다. 미생물은 증식할 때 어떤 시점에서 속도가 최댓값에 도달한다. 실험 결과, 타닌산과 철 이온으로 만든 박막이 두꺼울수록 이 시점이 늦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코팅이 두꺼울수록 미생물이 증식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뜻하므로, 우리가 세포의 증식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자외선이나 은 나노 입자 등 세포가 처할 수 있는 여러 위험을 막을 수 있어 가치가 높다. 논문 제1저자 박지훈 학우는 “이 기술로 치료제나 개량 세포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었으며, 체내에서 일어나는 면역 반응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할 수 있어 의학적 가치가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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