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권 보장 힘써, 제도 개선은 부족

학부총학생회 선거 파행을 딛고 지난 2월 23일 발족한 제23회 학부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두근두근 두드림(이하 두드림)의 임기가 끝나가고 있다. 지난 일 년 동안 두드림이 내세운 정책이 얼마나 실현되었고, 학내외 각종 사안에는 어떻게 대처했는지 평가하고 141명의 학우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학우 자치권 보장 위해 노력
올해 두드림이 가장 초점을 맞춘 문제는 학우의 자치권 보장이다. 두드림에서는 학생활동지침 전면 삭제, 학우 규제 위주의 제도 기조 전환, 학생 대표의 학ㆍ처장 회의 참석 등을 요구하며 학교 측과 여러 번에 걸쳐 면담했다. 비대위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1인 시위도 진행했다. 지난 국정감사 때는 우리 학교의 감사를 담당하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의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담은 투서를 보내기도 했다.
학생활동지침의 삭제 혹은 개정과 관련해서 학교 측과 두드림은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서로 수정안을 제시하기를 반복했지만 양측의 견해 차이를 좁힐 수 없었다. 그러나 성과는 있다. 학생처장과 학생대표가 한 달에 한 번씩 회의를 하기로 협의한 것이다. 김선재 위원장은 “우리의 세 가지 요구 사항을 모두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앞으로 학생자치권과 관련해 더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학비 문제, 협의 많았으나 성과 없어
두드림이 핵심적인 사업으로 선정한 학비 관련 문제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학비 관련 문제는 재수강비, 계절학기 수강료, 기성회비, 기숙사비, 09학번 학우의 학자금 문제를 모두 포함한다.
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두드림은 여러 차례 학교와 면담했지만, 학교 측과의 견해 차이를 결국 좁히지 못했다. 한재현 부위원장은 “선거 파행 탓에 비상대책위원회가 늦게 출범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부족했다. 또한, 학부총학생회가 아닌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치이기 때문에 학교 측과의 협상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제도 개선, 더 많은 협의 필요
수강 대기번호 제도, I/E 제도 등에 관해서는 교무처에 가을학기에 면담을 통해 의견을 전달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상태이다. 그러나 아직 현실화의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김 위원장은 “협의를 일찍 시작했다면 빨리 시행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부족한 점을 진단했다.

KAIST ICC 총학생회와 통합 선거 진행
구 ICU와의 학생사회 통합 관련 사업도 중점적으로 진행한 사업 중 하나이다. 내년부터는 통합된 학생단체가 우리 학교를 대표할 수 있도록 의견을 조율했다. 그 결과 지난달 6일 두드림과 KAIST ICC 총학생회는 ‘KAIST 학생사회 통합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김 위원장은 “두 단체 사이의 견해 차이가 작지 않았지만, 서로 간의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면서 기존의 회칙을 최대한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협약서의 주된 내용은 양교 학생사회의 점진적인 통합을 지향하며, 통합된 학생대표를 선출하고 인수인계와 전체학생대표자회의 구성에 관한 내용을 공개적으로 협의한다는 것이다.
두드림과 KAIST ICC 총학생회는 공동으로 선거관리위원회를 조직해 2010 학부총학생회 선거를 치렀고 그 결과 단일 후보로 출마한 PLUS+ 선거운동본부가 당선되었다.

회계의 투명성 확보 위해 노력
회계 관련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 두드림은 학교 회계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예산 집행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기성회비 회계는 자체적으로 분석했고 일반 예산 회계는 국정감사를 담당했던 권영길 의원실에 분석을 의뢰했다.
학생자치단체의 회계도 개선했다. 지난해까지는 자치단체의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의 여부가 투명하지 않았고, 예산으로 책정되지 않은 항목에서 예산이 집행되거나 학생회비를 분실하는 등 사무 회계에 문제가 많았다. 이런 점을 개선해서 학생단체의 예산안을 학우들에게 공고하고 영수증 관리, 비품 관리 등을 철저하게 하도록 하는 세칙을 학생회칙에 포함했다.

상시적 간담회와 야외총학생회 실시
두드림은 학우에게 두드림의 활동을 알리고, 학우가 비상대책위원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학과나 동아리 등의 소모임과 직접 만나 학우의 의견을 듣는 상시적 간담회가 총 42회, 야외총학생회도 3회 진행되었다. 하지만, 야외총학생회의 학우 참여율은 낮았다. 주간보고와 일일보고는 총학 홈페이지와 웹아라를 통해 꾸준히 이루어졌다.

학비 관련 정책에 호응도 높아
한편, 학우 14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두드림의 활동이 일부 학우의 의견과 일치했다는 답변이 50%로 가장 많았다. 대다수 학우의 의견과 일치했다는 의견이 36%로 뒤를 이었다.
두드림의 활동이 학교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묻는 질문에는 68%의 학우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30%의 학우가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고, 나쁜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학우는 2%에 불과했다.
가장 잘 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41%의 학우가 등록금 인하 사업을 꼽았다. 재수강비 전면삭감 제기를 선택한 학우가 35%로 뒤따랐다. 두 정책 모두 학비 관련 정책이다. 이 질문은 복수응답을 허용했다.

실현 과정에서 아쉬운 점 많아
김 위원장은 “총학생회의 역할은 학우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본다. 두드림은 학우의 요구 사항은 잘 파악했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기대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학우의 복지와 관련한 사안에서는 학교 측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지만, 학우의 권리를 되찾는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 하지만, 학교의 입장이 강경하고 학우의 참여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라며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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