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선거 무산, 학생자치의 의미 되짚어 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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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 선거 무산, 학생자치의 의미 되짚어 보아야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4.11.2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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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대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 회장단 선거(이하 총선거)가 후보 등록한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가 없어 무산되었다.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는 총선거를 시행한다는 공고를 올렸지만 지난 5일부터 9일까지였던 예비 후보 등록 기간 동안 총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선본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중앙선관위는 지난 10일 총선거가 무산되었다고 공고했다. 이로써 우리 학교는 최소한 내년 3월까지는 총학 없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후보 등록한 선본이 없어 제29대 총학 구성에 실패한 만큼, 내년 3월이라고 재선거를 거쳐 비대위 체제를 끝내고 총학을 구성할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총학은 학생 자치의 근간이다. 학생 자치는 학생과 관련된 정책의 결정과 집행을 학생 스스로 하겠다는 것으로 민주적 학사 운영의 기초이면서 민주주의의 학습 과정이기도 하다. 그처럼 중요한 학생 자치 기구인 총학을 우리 학교에서는 후보 선본이 없어 구성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 학교는 지난 2008년 총학 없이 비대위 체제로 운영된 적이 있지만, 그때는 총학생회장 자격 문제 때문에 총학 구성을 못했을 뿐, 후보 자체가 없지는 않았다. 등록한 후보가 없어 총선거를 치르지 못한 것은 외환 위기 직후인 1998년, 1999년, 2001년 등 3차례다. 결코 길다고 볼 수 없는 30여 년 동안 우리 학교 총학 총선거가 무려 5차례나 총선거를 치르지 못했고, 그 중 4차례가 후보 부재 때문이었다는 것은 부끄러운 기록이라고 할 만하다.
 
우리 학교는 학생 자치권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총학은 단지 학부생의 대표할 뿐만 아니라 우리 학교의 다양한 공식 위원회에 학생 대표로 참석하고 있다. 이렇듯 학생들이 폭넓은 자치권을 인정받게 된 것은 학교의 거버넌스가 그런 방향을 지향해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총학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학교와 협의해 자치권을 확대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학생 자치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학생 자치의 구심점인 학부 총학생회장에는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학교 학우들의 자치와 참여에 대한 이기심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나는 하기 싫지만, 누군가 나와 우리를 위해 봉사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코 바람직한 가치관이라고 볼 수 없다.

총학은 정치 기구가 아니라 자치 기구이다. 우리 학교가 이공계 특성화 대학이기 때문에 총학 활동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변명도 핑계도 될 수 없다. 우리 학교는 단지 과학자와 기술자를 양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리더가 될 인재를 양성할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런 학교에서 학생 자치 기구 대표 한 명양성하지 못했다는 것은 학내 구성원 모두가 깊이 반성해야 할 문제다. 비록 이번 총선거는 실패했지만, 넉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학생 자치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내년 3월에 열릴 재선거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준비된 선본들이 정책을 놓고 열띤 경합을 벌리는 진정한 ‘민주주의 축제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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