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성 제거 방식 병행하고 인코딩 단위 크기 키워 국내 대학 최초로 국제 표준 인정받아 상당 금액의 특허료 확보해

작년 1월 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과 김문철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영상 압축 기술이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 지정한 차세대 고효율 영상 압축 기술(HEVC) 표준으로 등록되었다. 오늘날 인터넷상의 동영상 송수신 횟수가 증가하고 있어 저장 공간을 절약하고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영상 압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김 교수 연구팀의 압축 기술은 지난 9월 29일 MPEG-LA에서 표준 특허로 선정되어 이목이 쏠렸다.

동영상을 표현하는 화소

동영상을 재생하면 영상 기기는 기기에 저장된 여러 장면을 빠르게 보여준다. 이때 각 장면을 프레임(frame)이라고 부른다. 화소(pixel)는 프레임을 구성하는 작은 사각형으로, 동영상의 각 장면을 저장하려면 화소에 대한 정보를 저장해야 한다. 모든 화소는 색을 띠므로, 화소의 정보는 빛의 3원색인 빨강, 파랑, 초록이 섞인 비율로 기록한다. 하지만 이렇게 모든 화소의 정보를 저장하면 동영상의 용량이 너무 커져서 송수신하기 힘들다. 따라서 동영상을 압축해서 용량을 줄이는 기술이 필요하다.

원활한 영상 재생 위한 표준을 제정해

동영상을 압축하는 것을 인코딩(encoding), 재생하는 것을 디코딩(decoding)이라고 말한다. 국제 표준화 기구 ISO/IEC와 ITU-T에서는 디코딩 기기의 표준을 정해 이를 따르도록 한다. 이때 인코딩하는 쪽은 인코딩한 결과물이 표준화된 디코딩 기기에서 재생될 수 있게 영상을 압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영상을 재생할 수 없는 디코딩 기기 때문에 동영상을 상용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영상을 상용화하려면 ISO/IEC와 ITU-T의 표준을 충족하도록 영상을 인코딩해야 한다.

중복성을 제거하는 영상 압축 기술

2012년까지는 H.264/AVC가 국제 표준이었지만, 작년 1월에 HEVC가 이를 대체했다. 두 방식 모두 용량을 줄이는 원리는 비슷하다. 그중 하나는 프레임에서 중복되는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다. 동영상을 재생하다 보면 이전 화면과 비슷한 장면이 이어질 수 있고, 같은 화면 안에서 색이 비슷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이때 전자는 시간적 중복성, 후자는 공간적 중복성이 있다고 말한다. 프레임이 중복성을 갖고 있으면 중복성이 있는 부분의 정보가 다른 부분과 같다고 기록한다. 그러면 중복된 정보가 생략되어 동영상의 용량을 줄일 수 있다. 한편 프레임의 모든 화소를 인코딩하면 동영상의 용량이 매우 커져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인코딩하는 기본 단위를 여러 개의 화소로 정한다. H.264/ AVC에서는 크기가 16×16(가로 화소 16개, 세로 화소 16개)인 MB(Macroblock)를, HEVC에서는 크기가 32×32 또는 64×64인 CTU(Coding Tree Unit)를 인코딩 단위로 정했다.

 

중복성 제거 방식과 인코딩 단위 개선해

H.264/AVC는 2003년에 지정된 국제 표준으로, DMB같이 720p(1280×720) 정도로 크기가 작은 동영상 압축에 최적화되어 있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1,080p(1920×1080), 4K UHD(4096×2160) 등 해상도가 높은 영상이 등장해 새로운 국제 표준이 필요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2가지 부분에서 국제 표준을 개선했다. 첫 번째로 인코딩 단위의 면적을 넓혔다. 크기가 720p 정도인 예전 동영상은 인코딩 단위의 크기를 16×16으로 정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화면이 큰 영상은 화면이 작은 영상에 비해 같은 장면이더라도 곡선이 좀 더 완만하거나 주변의 색이 비슷한 등 인접한 화소끼리 중복될 때가 많다. 따라서 32×32, 64×64 정도로 크기가 큰 면적을 인코딩하는 것이 중복되는 정보를 줄일 수 있다.

두 번째로, 김 교수 연구팀은 한 인코딩 단위 안에서 시간적 중복성과 공간적 중복성을 줄이는 방식을 모두 사용했다. H.264/AVC에서는 한 MB 안에서 시간적 중복성과 공간적 중복성을 동시에 제거하지 않았다. 화면이 작아서 두 방법을 병행해 사용하지 않아도 압축 효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교수 연구팀은 화면이 커지면 한 인코딩 단위 안에서도 시간적 중복성과 공간적 중복성을 동시에 제거하는 것이 더 효율이 높다는 것을 밝혔다.

HEVC는 H.265/AVC와 화질이 비슷하며 압축 효율이 2배 정도 우수하다. 또한, 국제적인 표준 특허로 등록되어 특허료를 받는 것도 큰 의미를 가진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재일 원우는 “단순한 아이디에서 출발해 얻은 결과지만, 소비자의 기호와 영상 기기의 발전을 따라가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다”라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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